환경을 생각한 식품업계의 변화
새로운 인생을 맞이한 부산물들
식품업계와 함께하는 투명 페트병 분리배출

최근 식품업계는 ‘친환경’과 ‘필(必)환경’ 트렌드에 힘입어 제품의 생산부터 마무리까지 전 과정에 친환경 가치를 담고 있다. 환경·사회·지배구조에 주목하며 지속 가능한 발전을 생각하는 ESG(Environmental, Social and Governance) 경영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환경에 주목한 행보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환경 보호에 대한 경각심이 반영되며 더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환경 보호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이를 추구하는 소비자, 즉 ‘그린슈머’도 빠르게 증가하며 기업들은 적극적으로 ‘그린 마케팅’을 펼치기 시작했다.
이에 식품업계는 제품 구매 후 불가피하게 발생하는 쓰레기양을 줄이기 위해 제품 출시부터 빨대나 라벨을 없애거나 제품 생산 후 남겨진 부산물을 재조명하는 등 다양한 형태로 제품을 개발하기에 나섰다.

 

▶ 플라스틱 사용 조심해야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음식 배달 서비스 이용이 늘며 배달용 일회용기 배출량도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온라인 주문으로 이뤄지는 음식 서비스 거래액은 지난해 총 17조 4000억 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78.6% 증가했다. 문제는 음식 배달이 늘면서 배달용 일회용기의 사용량도 폭발적으로 증가했다는 것이다. 특히, 배달용 일회용기의 경우 재활용 과정이 복잡해 쓰레기 처리 문제가 우려된다. 환경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기준 국내 일일 플라스틱 배출량은 전년 대비 약 15% 이상 증가한 853t에 달했다. 
플라스틱 배출량이 갑자기 큰 폭으로 늘어나게 되면 쓰레기 대란으로 이어질 수 있다. 실제로 지난 2018년 중국이 플라스틱 폐기물 수입을 금지하자 국내 폐플라스틱이 갑작스럽게 증가하면서 재활용 업체들이 폐기물 수거를 포기하는 쓰레기 대란이 발생한 바 있다.

 

▶ 환경을 생각하는 발걸음 ‘그린슈머’

그린슈머는 환경 문제에 대한 관심이 높고 생활 속에서 환경보호를 실천하려는 소비자로 식품, 의류, 생활용품 등을 구매할 때 제품의 친환경성 여부를 중요한 기준으로 삼는다. 코로나19 이후 그린슈머는 더욱 진화하는 모습을 보였다. 환경을 고려하지 않는 기업의 제품이 있다면 소셜 네트워크를 통해 정보를 공유하며 적극적인 불매운동을 펼치기도 했다. 그린슈머의 증가로 많은 기업이 친환경 제품을 적극적으로 개발하고 환경 오염 방지 시스템 등을 도입하면서 다양하고 활발한 그린 마케팅을 펼치게 됐다.

 

▶ ‘2막’의 인생을 시작하는 부산물

최근 식품업계는 제품을 만들 때 발생하는 부산물을 활용한 색다른 변신에 주목했다. 제품 생산 이후 버려지는 원료의 부산물을 활용해 먹거리, 포장재 등을 선보이며 ‘새활용’을 실천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지원하는 건 물론 다양한 업체와의 협력하며 경계를 허물고 있다.

맥주박을 새활용해 생산한 에너지바 / 출처: 오비맥주
맥주박을 새활용해 생산한 에너지바 / 출처: 오비맥주

오비맥주는 맥주 생산 시 발생하는 맥주박으로 에너지바 ‘리너지바’를 제작했다. 푸드 스타트업 리하베스트와 식품 개발 및 사업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맺으며 ‘푸드 업사이클’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푸드 업사이클은 식품 제조과정에 발생하는 부산물을 활용한 제품을 의미한다. 리너지바는 양조 시 발생하는 카스 부산물을 공장에서 당일 수거한 뒤 살균-건조-분쇄의 과정을 거쳐 탄생한 원료로 만들어진다. 완제품은 크라우드 펀딩 와디즈(Wadiz)에 공개해 펀딩 6332%에 달성하며 큰 호응을 얻었다.
 

카카오 열매의 부산물을 가공해 제작한 친환경 종이 포장지 / 출처: 롯데제과
카카오 열매의 부산물을 가공해 제작한 친환경 종이 포장지 / 출처: 롯데제과

롯데제과는 한솔제지와 협력하여 초콜릿 카카오 열매의 부산물로 친환경 종이를 만들었다. 7개월간의 연구 끝에 개발한 신 포장재 ‘카카오 판지’는 초콜릿 원료로 사용된 후 버려지는 카카오 열매의 부산물을 분말 형태로 가공하여 재생펄프와 혼합해 제작했다. 판지는 롯데제과의 봄 시즌 기획 제품 2종(가나 핑크베리, 크런키 핑크베리)의 묶음상품에 적용됐으며 추후 다양한 제품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 투명 페트병과 함께 나타난 ‘無라벨’

기업의 전 제품을 유색 페트병에서 투명한 색으로 변경했다 / 출처: 일화
기업의 전 제품을 유색 페트병에서 투명한 색으로 변경했다 / 출처: 일화

일부 기업들이 지난해 말부터 시행된 ‘투명 페트병 분리배출’ 시행으로 기존 유색 페트병을 투명한 색으로 변경했다. 초정탄산수, 천연사이다 등을 제조하는 ‘일화’는 유색 페트병으로 출시되던 자사 음료 전 제품을 모두 투명 페트형으로 변경하고 라벨 분리가 용이한 에코 탭(Eco-Tap) 라벨을 적용해 소비자들이 간편하게 플라스틱을 분리 배출할 수 있도록 했다. 변경된 투명 페트병의 경우 옷이나 신발, 침구류 등을 만들 수 있는 재생섬유 생산이 가능해 자원활용 가치가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식품업계는 '無라벨'을 도입하고 있다 / 출처: (왼쪽부터) 농심 '백산수', 롯데칠성음료 '아이시스 에코', 코카콜라 '씨그램 라벨프리'
식품업계는 '無라벨'을 도입하고 있다 / 출처: (왼쪽부터) 농심 '백산수', 롯데칠성음료 '아이시스 에코', 코카콜라 '씨그램 라벨프리'

소비자들이 간편하게 분리배출을 할 수 있도록 라벨을 뗀 친환경 제품도 잇따라 출시되고 있다. 국내 최초 무라벨 생수인 롯데칠성음료의 ‘아이시스 에코’는 지난해 약 1,010만 개를 판매했다. 묶음 포장용 제품은 라벨을 완전히 제거하고 낱개 판매용 제품은 병마개에 라벨을 부착된 형태로 운영한다. 포장재 폐기물 판매량 총 6.8t을 줄였으며, 이를 가로로 이어 붙이면 총 3,020km에 달했다.

​​​​​코카콜라는 국내 탄산음료 최초로 라벨을 없앤 ‘씨그램 라벨프리’를 선보였다. 투명 페트병 용기에 라벨을 부착하지 않고 제품명과 로고를 패키지에 양각 형태로 구현했다. 라벨 제거의 번거로움을 없애고 분리배출의 편의성을 높였으며 분리배출한 투명 페트병이 선별되는 과정에서 재활용 효율성도 높였다. 씨그램 전체 페트병 제품 플라스틱 경량화를 통해 연간 약 445t 플라스틱의 절감을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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