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SNS에는 수박 키보드, 용암 먹방 등 기상천외한 영상들이 자주 목격된다. SNS를 중심으로 퍼져나간 이 콘텐츠는 AI ASMR이다. 여러 AI ASMR 영상 중 하나인 Lava mukbang AiSMR은 10월 기준 조회수 518만 회를 기록하며 폭발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AI ASMR이 새로운 미디어 콘텐츠의 트렌드로 자리잡은 것이다.

 ASMR은 자율감각 쾌락반응의 영어인 Autonomous Sensory Meridian Response의 줄임말이다. 뇌에 심리적 안정감과 쾌감을 전달하기 위해 사용되는 소리를 뜻하는 단어이다.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에서 시청할 수 있는 AI ASMR 영상은 구글의 영상 생성 AI 도구 Voe 3로 만들어진 영상이다.

 AI 기술의 발전이 이미지 제작을 넘어 음성과 영상 생성으로 이어지며 유리 과일을 자르고, 용암을 먹고, 구름으로 만든 키보드를 누르는 등 현실에서 구현되기 어려운 영상들이 AI를 이용해 제작할 수 있는 것이다. 영상 콘텐츠 시장에 AI 기술이 등장하며 시장의 패러다임이 빠르게 전환되고 있다. 구글의 동영상 생성 AI 도구 Voe 3를 비롯해 최근 개발되는 많은 AI 영상 생성 기술은 어려운 기술적 지식 없이도 누구나 손쉽게 영상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는 형태로 개발되고 있다. 이 흐름은 AI ASMR을 비롯한 다양한 AI 콘텐츠가 빠르게 확산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AI 기술의 발전 이전에는 현실에서 경험하기 어려운 경험을 제공하는 가상현실 기술인 VR 기술이 있었다. 그러나 VR 기술의 경우 전용 VR 기기나 환경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접근적 한계가 있었다. AI ASMR 콘텐츠는 VR 기술과는 다르게 스마트론, 아이패드 등 전자기기만 있으면 시간과 장소의 제약 없이 즐길 수 있다. 이 장점 덕분에 AI ASMR은 가상 체험 욕구를 제약 없이 충족시키며 콘텐츠의 수요를 빠르게 확대해 나가고 있다.

 AI ASMR을 홍보에 활용한 사례가 있다. 전라남도 해남군은 해남군에서 진행하는 고향사랑기부제 홍보에 AI ASMR을 사용했다. 해남군 고향사랑기부제의 답례품인 단호박, 반건조 생선, 곱창 김, 쌀, 누룽지, 막걸리, 고추장 등으로 AI 키보드 ASMR 영상을 만들었다. 이 영상은 10월 현재 60.6만 조회수를 돌파했다.

 AI 홍보 영상이 좋은 반응을 얻자 해남군은 고향사랑기부제의 답례품으로 "얼린 물건 달군 칼로 썰기" AI 영상을 추가로 제작했다. 해당 영상은 농림축산식품부와 무주군청이 박수를 보내는 등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다. 해남군은 AI ASMR 콘텐츠를 활용해 고향사랑기부제를 홍보해 지난해보다 57% 증가한 기부 실적을 보여주었다. 해남군은 앞으로도 여러 기술과 트렌드를 반영해 지역 행사 홍보를 하겠다고 밝혔다.

 AI ASMR 콘텐츠가 큰 주목을 받으며 기존의 ASMR 콘텐츠 제작자들은 역으로 AI ASMR 영상을 따라 하기도 했다. 124만 ASMR 유튜버 하쁠리는 "유리과일 AI? 난 진짜야" 라는 제목으로 설탕을 이용해 유리 과일 AI ASMR 영상을 실제로 구현했다. 해당 영상은 10월 기준 38만 회의 조회수와 함께 좋은 반응을 얻었다. 이처럼 AI ASMR은 AI 기술의 활성화뿐만 아니라 현실과 가상을 넘나드는 새로운 트렌드로 확장되고 있다. 향후 AI 콘텐츠가 창작과 소비문화를 이끌어갈 가능성을 보여준다.

 AI ASMR은 용암 먹방, 구름 키보드 등 현실에서 경험할 수 없는 자극과 몰입감을 선사하며 이목을 끌었다. 비현실적인 영상을 구현하는 AI는 실제로 불가능한 장면을 보여주며 창작의 범위도 넓히고 있다. 높은 접근성 덕분에 영상 창작자뿐만 아니라 일반 사용자들도 큰 노력 없이 AI 콘텐츠를 만들고 소비할 수 있게 되었다.

 AI 기술의 발전에 따라 항상 저작권과 콘텐츠 신뢰성에 관한 우려가 증가하고 있다. AI 기술로 만들어진 이미지나 영상은 AI ASMR와 같이 긍정적인 경험을 제공하기도 하지만, 윤리에 어긋나는 결과물을 만들어낼 수도 있다. AI 제작물에 관한 법률 제정이 필요한 시점이다. AI 콘텐츠의 빠른 발전에 따라 AI 콘텐츠에 대한 윤리적 기준이 세워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