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Engin Akyurt, Pixabay

 

채식주의자(비건, vegan)를 겨냥한 산업은 하루하루 성장하고 있다.

과거 비건(vegan)은 유난스러운 식습관 혹은 병을 앓고 있어서 어쩔 수 없이 먹는 대체 식단으로 생각하고 소수의 취향으로 여기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 비건 문화가 최근 들어 빠르게 대중화되고 있는 것이다.

코로나 19로 인해 건강을 챙기는 사람이 증가하며 환경의 중요성을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사람이 늘어났다. 또한 MZ세대를 중심으로 환경을 필수로 생각해야 한다는 ‘필환경’과 가치소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비건’ 문화가 점차 확대되고 있다.

비건 산업의 성장은 수치로도 알 수 있다. 국제채식인연맹(IVU)에 따르면 2018년 기준 전 세계 채식 인구는 1억 8,000만 명에 이른다. 사단법인 한국채식비건협회에 따르면 2008년 15만 명에 불과했던 한국의 채식 인구도 지난해 기준 150만 명 안팎까지 약 10배 증가했다. 이는 생선이나 유제품 등 특정 동물성 섭취는 허용하는 채식주의자들까지 모두 합친 규모이다. 10년 전에 비하면 10배 증가했지만 미국, 유럽 등의 국가보다는 아직 적은 비중이다.

이런 변화에 따라 새로운 비즈니스 신조어도 나왔다. 비건 습관을 단순히 먹거리 습관뿐만 아니라 라이프 스타일 전반에 확대하는 소비자에 대한 마케팅 활동을 강화하는 ‘비거노믹스(비건+이코노믹스)’ 전략을 기업들은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다.

 

◇ 한국의 대체육 시장

비거노믹스에서 대체육은 단연 사람들의 이목을 끄는 주제이다. 글로벌 기업들은 저마다의 연구를 통해 대체육을 선보이고 있다. 미국은 주요 패스트푸드점에서 대체육을 기반으로 한 메뉴를 출시하기도 했다.

한국의 대체육 시장은 이제 막 시작하는 단계이다. 한국에서 식물성 대체육을 제조하고 유통하는 업체는 롯데푸드, 롯데마트, 동원F&B, CU 등이 있고 아직 제조와 유통은 진행하고 있지 않지만 시판을 목적으로 연구·개발 단계에 있는 기업은 CJ제일제당, 풀무원, SPC삼립 등이 있다.

롯데푸드는 ‘엔네이처 제로미트 너겟’과 ‘엔네이처 제로미트 가스’를 온라인몰과 대형마트에 유통시키며 1년간 누적 판매량 약 6만 개를 달성했다. 롯데지알에스의 롯데리아는 한국 버거 프랜차이즈 최초로 대체육 버거 ‘미라클 버거’를 출시하기도 했다.

SPC삼립은 미국 푸드테크 기업 ‘이트저스트 (Eat JUST)’제품 한국 독점 생산·판매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SPC프레시푸드팩토리, 이트저스트의 ‘저스트 에그’, ‘저스트 마요’ 등을 제조해 독점 유통할 계획이다.

 

◇ 비건 라면

풀무원 정면, 출처=풂무원

 

풀무원은 지난해 8월 기존 라면 브랜드인 ‘생면식감’을 ‘자연은 맛있다’로 리뉴얼해 ‘자연은 맛있다 정·백·홍’ 3종을 새롭게 선보였다.

그 중 ‘정면’은 식물성 원료로만 만든 제품이다. 이는 채식을 지향하는 소비자뿐만 아니라 다양한 소비자의 입맛을 충족시켰다는 평을 얻으며 올해 1월 누적 판매량 200만 봉지를 넘기기도 하였다.

또한 작년 11월 국내 라면 제품 중 처음으로 한국비건인증원의 비건 인증을 획득했다. 비건 인증은 동물 유래 원재료를 사용하지 않고 교차 오염되지 않도록 관리하며, 동물실험을 하지 않은 제품에만 주어진다.

맛있는라면 비건, 출처=삼양식품

 

이에 맞서 삼양식품은 ‘맛있는라면 비건’을 올해 출시했다. 이 라면도 한국비건인증원으로부터 비건 인증도 획득한 제품이다. 풀무원 정면에 이어 라면 중 두 번째로 획득한 것이다.

이처럼 국내 채식 인구가 점차 늘어나며 다양한 분야에서 ‘비건’을 잡기 위한 경쟁이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저작권자 © 소비자평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