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독 경제의 도래와 네이버, 카카오의 시장 진출

구독 경제란 일정한 사용료를 내면 정해진 기간 동안 상품이나 서비스를 제공받아 사용하는 경제활동을 의미한다. 기존에는 신문이나 잡지 또는 우유나 요구르트를 구독하는 것이 가장 대표적이었지만 오늘날에는 인터넷과 유통이 발달함에 따라 넷플릭스와 같은 스트리밍 서비스를 통한 TV나 드라마, 영화 등의 온라인 컨텐츠부터 화장품, 생수, 휴지 등의 생필품과 개인 맞춤형 속옷까지 구독할 수 있다. 심지어는 고급 자동차 산업까지도 기존의 렌터카 시스템을 진화시킨 구독 서비스가 등장하여 월 정액을 지급하면 차량의 기종을 바꿔가며 원하는 자동차를 타고 다닐 수 있게 되었다. 이렇듯, 구독 경제의 업종이 점차 다양해지면서 이제는 사실상 우리 일상생활의 모든 소비를 구독을 통해 경험할 수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시대가 온 것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구독 경제는 어떻게 이렇게 급속도로 발전할 수 있었을까? 가장 첫 번째 이유는 구독 경제는 소비자의 선택의 고민 부담을 줄여주기 때문이다. 우리는 물건을 구매할 때 그 물건이 필요한 이유부터 선호하는 색깔, 지불 가능한 가격대 등 다양한 요소들을 기준으로 여러 제품들을 끊임 없이 비교하며 분석한 뒤 최종적으로 구매할 제품을 선택한다. 이는 무한 경쟁의 자본주의 시장에서 소비자가 가지는 특권 임은 분명하지만, 반대로 그만큼 소비자에게는 큰 부담이기도 하다.

여러 화장품을 사용해보고 비교와 분석을 거친 뒤 자신만의 피부 타입에 맞는 특정한 화장품을 선택하고 나면 그 뒤로는 계속 그 화장품 만을 사용하는 것처럼 한 번 정해지고 난 뒤에는 대부분 같은 제품을 계속 사용하게 되는데 화장품이 떨어질 때마다 잊지 않고 매번 새로 주문하는 것은 여간 번거로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구독 경제는 한 번 구독하고 나면 해당 제품이 떨어질 만 하면 다시금 정기적으로 알아서 제품을 보내준다는 점에서 소비자의 부담을 현저히 덜어준다. 게다가, 제품을 그때 그때 하나씩 정가를 지불하고 사는 것보다 장기 구독을 통해 같은 제품을 계속 사용하는 것이 가격이 더 저렴하기 때문에 구독 서비스는 비용 절감의 측면에서도 효율적이기까지 하다.

 

구독 경제의 두 번째 장점은 이용자의 집까지 원하는 상품을 배달해 준다는 점이다.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인해 외출이 자제되고, 재택근무가 보편화된 현재의 생활 환경에 가장 최적화 되어있는 것이다. 코로나-19로 인해 소비자들은 더 이상 직접 매장에 방문해서 여러 물건들을 둘러보고, 사용해 보며 비교하며 물건을 구매할 수 없다. 하지만 구독 서비스는 매장에 직접 방문할 필요도 없이 물건 선택부터 수령과 사용 후 재주문까지의 모든 과정을 온라인에서 비대면으로 진행할 수 있게 해준다. 또한 일회성 결제가 아니라 정기 구독이기 때문에 처음에만 한 번 결제 수단을 지정해 놓으면 자동적, 지속적으로 상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해준다. 핸드폰으로 한 번만 터치 하면 앞으로도 계속 필요한 물건이 다 떨어지기도 전에 알아서 문 앞에 놓여 있는 것이다. 따라서 소비자들은 이렇게 편리한 구독 서비스를 자연히 더 선호할 수 밖에 없다.

 

주요 지역별 구독 서비스 기업과 일반 기업의 매출액 증가율 / Inter Biz

 

실제로, 2020년 한해 동안 코로나-19의 충격으로 인해 소비자들이 외출을 자제하면서 세계의 주요 지역별로 S&P 500의 일반 기업들은 매출액이 -10% 정도로 감소하는 큰 피해를 입었지만 구독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은 오히려 12%나 매출액이 상승하였다. 유럽, 중동, 아프리카 지역에서는 일반 기업의 매출액은 -10% 정도 감소했지만 구독 서비스 기업은 매출액이 8% 더 상승하였다. 아시아와 태평양 지역에서는 이러한 차이가 더 크게 나타났다.

 

코로나-19라는 특수한 상황이 아니더라도 구독 경제의 성장성과 전망은 매우 밝다.  크레디트 스위스 (Credit Suisse)는 전세계의 구독 경제 시장 규모가 2000년 2,150억 달러에서 2015년 4200억 달러 규모로 매우 가파롭게 성장했으며, 2020년에 약 5,300억 규모로 더욱 더 크게 성장할 것이라 전망했다. 국내의 경우도 마찬가지로 KT 경제 경영 연구소는 국내 구독 경제의 시장 규모가 지난 2018년 31조 9000억원 규모에서 2020년 40조 1000억원까지 확대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는 25% 정도의 수치로 가히 엄청난 성장률이다.

 

이러한 구독 경제의 성장 흐름과 밝은 시장 전망에 따라, 국내에서 여러 기업들이 구독 서비스 시장에 속속들이 진출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예는 네이버와 카카오이다.

네이버 플러스 멤버십 / 네이버

 

먼저 네이버는 유료 멤버십인 네이버 플러스 멤버십 서비스를 시작하였다. 월 정액 4900원을 지불하면 네이버 쇼핑을 통해 결제할 때마다 결제금 중 최대 5%를 네이버 페이 포인트로 적립해주는 서비스이다. 식재료 등의 생필품 장보기나 강아지 고양이를 위한 반려동물 용품처럼 카테고리 별로 자주 구매하는 항목은 이달의 쇼핑 품목으로 선정하여 3%를 더 적립해준다. 네이버 충전 포인트와 네이버 통장을 멤버십과 같이 사용시 각각 1.5%와 0.5%씩을 추가 적립해주기도 한다. 또한 이달의 콘텐츠 골라보기를 통해 네이버 웹툰 시리즈 미리보기용 쿠키 49개 또는 네이버 시리즈온 영화 1편 무료, 네이버 콘텐츠 체험팩 중 하나를 선택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카카오톡 채널 상품구독형 주요 화면 / 카카오

 

카카오는 지난달 상품 구독 서비스를 출시하였다. 렌탈과 정기 배송과 같은 상품 구독을 카카오톡 채널을 통해 할 수 있는 서비스를 시작한 것이다. 현재 제공하고 있는 위니아에이드의 김치냉장고 ‘딤채’의 구독 신청을 시작으로 한샘, 위닉스, 바디프렌드 등이 자사의 제품을 카카오톡을 통해 렌탈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또한 올해 안에 공기청정기, 안마 의자, 매트리스 등의 구독 서비스를 도입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지난 해 11월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여민수 카카오톡 대표는 “보통 13단계 정도를 거쳐야 하는 정수기 렌털 과정을 축소하고 신용정보 조회, 서류 작성 등도 비대면으로 간편하게 처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렇게 새로운 트렌드로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는 구독 경제 시장에서 경쟁을 예견한 네이버와 카카오의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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