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주류업계의 기업이 뉴트로 마케팅으로 승승장구 중이지만 다음 단계도 고려해봐야

주류업계 시장에서의 뉴트로 열풍이 심상치 않다. 

작년 4월, 하이트진로는 뉴트로 컨셉으로 1970~1980년대에 출시된 하늘색 소주병 디자인을 복원하여 신제품 ‘진로이즈백’을 출시하였다. 이 제품은 출시 직후부터 선풍적인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중장년층에게는 예전에 느꼈던 향수를 제공하고, 신세대들에게는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재미를 선사하며 인기를 끈 것이다. 

돌아온 '진로이즈백' / 하이트진로 홈페이지

‘진로이즈백’은 출시 72일 만에 1,100만 병 판매 돌파를 시작으로 출시 7개월 만에 1억 병 판매, 출시 13개월 만인 지난 5월 기준 3억 병 판매를 기록했다.

오비맥주 또한 1952년 탄생해, 한 시대를 풍미했던 대표 맥주 브랜드 ‘OB’를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한 ‘OB라거’ 뉴트로 제품을 한정 출시했다. 오비맥주는 ‘오비-라거’, ‘라가-비야’, ‘東洋의 양조회사’ 등 옛 감성을 자극하는 문구를 삽입했다. 이뿐만 아니라 귀여운 ‘랄라베어’ 캐릭터와 매력적인 복고풍 서체 디자인의 패키지도 추가하였다.

돌아온 '오비라거' / 오비맥주 홈페이지

소비자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랄라베어가 맥주 잔을 들고 엉덩이춤을 추는 모습과 복고 감성을 제대로 살린 패키지 디자인에 과거 오비맥주를 기억하는 중장년층뿐만 아니라 밀레니얼 Z세대라고 불리는 2030 소비자도 열광한 것이다. 

원래는 한정판으로 출시된 제품이 인기를 끌자, 오비맥주는 지난해 11월 오비라거를 일반 음식점용 병맥주로도 출시했다. 이에 그치지 않고 오비맥주는 앞으로 판매채널을 더욱 넓혀 갈 계획이다.

진로와 오비라거의 성공을 시작으로, 주류업계에서는 뉴트로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특히 ‘진로이즈백’이 영남지역에서도 큰 인기를 끌자, 영남권 소주 기업인 대선주조와 무학, 금복주는 이에 맞서기 위해 뉴트로 컨셉의 신제품을 내놓고 있다. 

주류업계 뉴트로 열풍의 원조, 대선소주 / 대선주조 공식 페이스북

사실 대선주조는 주류 업계에서 뉴트로 열풍을 이끈 주역이었다. 대선주조는 1970년대 많은 사랑을 받았던 ’대선소주’에 뉴트로 감성을 덧입혀 이를 2017년 1월 재출시했다. 50년 전 인기를 끌었던 브랜드를 활용해 한정판이 아닌 정규 상품으로 출시한 것은 주류 업계에서 드문 사례인 만큼 출시 초반부터 소비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처럼 주류시장에서 향수를 자극하는 뉴트로 마케팅이 효과적인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큰 장점은 레트로(복고) 감성이 보편적인 욕구를 자극하기 때문에 다양한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타겟팅할 수 있다는 점이다. 중장년층 소비자들에게는 옛 추억을 살려내는 데서 오는 반가움을, 2030세대에게는 이전에 경험해보지 못한 재미와 신선함을 주기 때문이다.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 또한 뉴트로 마케팅의 성공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되고 있다. 사회평론가인 건국대학교 구병두 교수는 “현대인들은 나날이 발전해가는 기술 혁신 대비 소통 부재, 개인주의 경향 심화, 경기 악화 등으로 인해 외롭고 불안한 심리를 띄기 쉬운 상황에 놓여 있다.”며 “이에 많은 소비자가 과거 추억을 떠올리며 심리적인 위로를 받고 있다. 바로 이점이 복고 마케팅과 접목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전세대의 사랑을 받고 있는 진로이즈백 / 하이트진로 CF 캡처

이처럼 주류업계에서는 다양한 기업이 뉴트로 마케팅 전략을 통해 승승장구 중이지만, 앞으로의 마케팅 전략에도 큰 고민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어제 유행했던 것이 오늘은 식어버릴 정도로 급변하는 시대에 접어든 지금, 유행을 선도하면서 소비의 중심축으로 떠오른 밀레니얼 Z세대에게 초점을 맞춰야 할 것이다. 

특히 주류업계의 레트로 감성 제품들은 밀레니얼 Z세대가 직접 경험하지 못한 시대의 상품이기 때문에, 밀레니얼 Z세대가 이에 큰 흥미를 느끼지 못하거나 금방 싫증이 날 위험이 있다. 따라서 주류업계는 뉴트로 마케팅뿐만 아니라 밀레니얼 Z세대의 관심과 흥미를 오랫동안 지속시킬 수 있는 마케팅 전략을 펼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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