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가는 자동차 소리, 카페에서부터 풍겨오는 커피 향과 맛, 스마트폰의 촉감과 그 안에서 볼 수 있는 다양한 색감. 사람들은 일상생활을 하며 시각, 청각, 후각, 촉각, 미각에 대해 수없이 많은 정보를 습득하며 살아간다. 물론 그 모든 정보를 다 인식하거나 저장하지는 못한다. 외부에서 유입된 정보와 두뇌로 전달되는 정보로 일대일로 대응되지 않으며 처리되지 못한 정보는 즉시 사라진다. 하지만 사람이 느낄 수 있는 이러한 감각은 소비자들이 제품을 구매하는 의사결정 과정에 있어 많은 영향을 끼친다. 코카콜라의 경우 1915년 ‘어둠 속에서 손으로 만져보고도 코카콜라임을 확신할 수 있는 병의 디자인’을 목표로 제품의 외향을 만들었고 100년이 지난 지금도 소비자들에게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 이렇듯 제품의 구매 의사결정 과정에 있어 오감은 빼놓을 수 없는 요소로 여겨지고 있다.

(시각 마케팅을 실시한 설중매 / 사진제공 = 롯데주류)

시각과 청각을 이용한 오감마케팅 중 가장 보편적이며 기본적인 방법이다. 사람들은 각각의 색에 대해 공통으로 느끼는 점이 있다. 빨간색은 열정, 초록색은 안정, 아기가 엄마의 품에서 잠자고 있는 사진은 편안한 느낌을 준다. 이처럼 각 기업은 마케팅에 있어서 시각적인 요소를 많이 사용한다. 가장 직관적이고 전달하기 쉽기 때문이다. ‘프리미엄 술’ 시장의 개척자였던 설중매는 매실의 시각적인 요소와 고급적인 병의 디자인으로 사람들에게 좀 더 몸에 좋은 고급술이라는 이미지를 전달하였다. 기존의 술에는 첨가된 내용물의 모습을 찾아볼 수 없었지만, 설중매는 술 안에 실제 매실이 들어있을뿐더러 병 밖으로도 보였기 때문에 소비자들의 흥미와 구매 욕구를 더 자극했다. 또한 맥도날드의 상징인 주황색의 난색계통은 식욕을 자극하여 사람들의 구매 빈도를 더 높여준다고 한다. 제품뿐만 아니라 서비스를 제공하는 금융권에서도 시각 마케팅이 사용된다. 수협, 신협, IBK 등 은행의 마크가 파란색인 것을 쉽게 찾아볼 수 있을 것이다. 은행들이 주로 파란색의 색상을 쓰는 이유는 안정감과 신용을 주기 때문이라고 한다.

(효과적으로 청각을 활용한 마케팅을 수행중인 할리 데이비슨 / 사진제공 = 할리데이비슨 공식 유튜브)

과거에는 이처럼 시각과 청각을 이용한 오감마케팅이 주를 이었다. 하지만 최근 오감 브랜드는 그 활용 범주가 촉각, 후각, 미각으로 좀 더 치우치는 추세를 나타내고 있다. 과거에 많은 기업은 다양한 감각을 활용하지 않고 시각이나 청각 위주의 마케팅 활동을 수행하였다. 가장 큰 이유는 이러한 커뮤니케이션 활동이 TV나 라디오 등 대중 매체 중심이었기 때문이다. 또한, 마케팅에서 일어나는 여러 혁신이 제품의 디자인이나 성능에 치우침에 따라 상대적으로 촉각과 미각, 후각을 활용할 유인을 얻지 못함도 있다. 하지만 최근에는 여러 산업 분야에서 다양한 모습으로 후각과 촉감, 미각이 사용되고 있다.청각은 해당 제품의 크기나 사람들의 행동 속도를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청각을 이용한 마케팅을 사용하는 기업은 세계적인 오토바이 브랜드인 HARLEY-DAVIDSON(할리 데이비슨)이다. 할리 데이비슨은 ‘소리 상징주의(Sound Symbolism)’를 활용한 마케팅을 가장 성공적으로 수행한 기업 중 하나이다. 소리 상징주의란 단어의 소리가 그 물건의 크기, 소비자가 갖게 되는 가정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나타낸다. 즉 소리가 크고 셀 경우 그 브랜드는 크고 강할 것으로 생각하는 것이다. 할리 데이비슨의 특징은 높은 운전대도 있지만, 굉장히 큰 소리가 더욱더 잘 알려져 있다. 멀리서도 누구나 들리는 이 소리를 듣고 사람들은 해당 브랜드의 제품임을 인지하게 되고, 곧 그것이 그 브랜드의 제품의 특성으로 자리 잡게 되는 것이다.

(독특한 꽃 향기로 소비자들의 기억에 남는 싱가포르 항공 / 사진제공 = 싱가포르 항공 페이스북)

후각 마케팅에 있어 가장 두각을 나타내는 산업 분야는 항공사이다. ‘American Airlines’(이하 아메리칸 에어라인)은 2016년 스타벅스와 콜라보를 하였다. 아메리칸 에어라인은 고객들이 탑승할 때 기내에서 커피를 내려 커피 향이 기내에 퍼지게 하였다. 그 이유는 커피 향이 가지는 효능 때문이다. 커피 향은 사람들에게 심리적인 안정감과 포근함을 주는 기능이 있다고 한다. 사람들은 보통 자동차 사고보다 항공 사고의 발생 빈도가 낮음에도 불구하고 비행기에 대해 불안감을 느끼곤 한다. 이에 아메리칸 에어라인은 커피 향을 기내에 퍼지게 해 안전하고 포근한 집의 느낌을 주고자 한 것이다. ‘SINGAPORE AIRLINES’(이하 싱가포르 에어라인)도 후각을 이용한 마케팅을 시행하였다. 싱가포르 에어라인은 싱가포르 지역에서 재배되는 독특한 향을 지난 꽃향기를 기내에 뿌린다고 한다. 그 향으로 인해 사람들이 좀 더 항공사를 잘 기억하고 긍정적 이미지를 느끼게 하는 것이다.

(시각 마케팅과 후각 마케팅을 혼용하여 쓰는 대표적인 사례인 족발 가게)

이 외에도 일상에서 빵집에서 나는 빵 냄새, 족발 가게 문 옆에 밖에서 볼 수 있는 족발 자르는 모습 등 오감을 활용한 마케팅 기법은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또한, 오감마케팅은 하나의 감각만 자극하는 것이 아닌, 복합적인 감각을 자극하는 방식으로도 많이 사용되고 있다. 이는 기술의 발달로 인해 더욱 가속화되고 있으며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는 방식으로도 이루어지고 있다. 과연 앞으로 기업이 우리의 오감을 이용한 마케팅을 어떤 방식으로 수행할지, 그 범위야 분야는 어디까지 확장될지 지켜봐도 좋을 듯하다.

저작권자 © 소비자평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