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변신으로 주목받는 ‘푸드리퍼브’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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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가오는 10월 16일은 ‘세계 식량의 날(World Food Day)’이다. 1945년 10월 16일 국제연합 식량농업기구(FAO)가 창설된 것을 기념하여 1979년 제정되었다. 이날은 기아와 영양실조, 빈곤 등에 경각심을 가지고 식량 문제에 대한 관심을 환기시키고자 세계적인 행사를 개최한다. UN 전문기구의 하나인 FAO(유엔식량농업기구)는 세계 여러 나라의 식료품과 농산물의 생산 및 분배를 개선하고 토지 및 품종 개량 기술을 지도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기구이다.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위기가 전 세계의 실천 과제인 지금, 식품을 생산하고 소비하는 시스템의 지속가능성은 더욱 중요해진다. 10월 16일 세계 식량의 날 또한 잊지 않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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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20%가 식량 공급 산업일 정도로 우리의 일상 대부분을 차지하는 식량은 환경에 큰 영향을 준다. 음식 제조, 운송, 저장에는 많은 자원이 소비된다. 음식을 소비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과 시설도 중요하지만, 낭비로 인한 경제적, 환경적 비효율성도 나타나는 것이다. 전 세계에서 매년 버려지는 음식물 쓰레기는 9억 3천100만 톤, 여기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는 전체 배출량의 8에서 10%나 된다.

지금의 생산 체계로는 탄소중립은 물론 현재 80억 명에서 2050년 100억 명으로 늘어날 세계 인구의 식량 수요를 감당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정된 식량자원을 놓고 벌이는 갈등이 거세지며 세계적인 식량 안정성은 위태로워지는 것이다. 인구가 증가하면 식량 수요는 급증하며 더 많은 토지와 물을 필요로 한다. 이러한 생산 과정에서 자연 생태계를 파괴하게 되고 지속가능한 농업과 생태계의 균형을 위협하는 상황이 만들어진다. 식량 위기는 식료품 가격이 급등하는 푸드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유엔식량농업기구(UNFAO)에 따르면, 맛과 영양에는 문제가 없지만 상품가치가 떨어진다는 이유로 버려지는 식품이 13억 톤에 달한다. 이는 전 세계 음식물 소비량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엄청난 양이다. 더 큰 문제는 연간 6000억 원의 처리 비용이 발생하며 그 과정에서 엄청난 양의 온실가스가 배출된다. 이러한 소비행태에 대응하고자 ‘푸드 리퍼브’가 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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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드 리퍼브란 음식(Food)+제품 공급(Refurbished)의 합성어로 소비자 기준에 못 미치는 외관을 가진 식품이거나 유통기한이 지나 상품의 가치가 떨어지는 농산물을 활용하여 다시 훌륭한 상품으로 재탄생 시키는 것을 뜻한다. 2014년, 프랑스의 한 슈퍼마켓이 "못생긴 당근? 수프에 들어가면 상관없잖아?"라는 문구와 함께 못난이 농산물을 할인 판매하기 시작해 ‘푸드 리퍼브’라는 개념이 주목받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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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의 입장에서는 가성비 높은 제품을 구매하며 친환경 활동에 동참할 수 있고, 제조사나 유통사 입장에서는 재고 보관과 폐기 비용을 줄일 수 있다. 마트 또한 유통기한이 얼마 남지 않은 제품을 할인 판매하며 상품 가치를 잃어버릴 제품에 새 생명을 불어넣어 여러 관점에서 이득인 것이다. 울퉁불퉁 겉모양 때문에 버려졌던 못난이 농산물이 화려하게 부활하면서 버려지는 음식 쓰레기는 전 지구적 낭비이자 지구 환경 오염의 원인으로 인식되며 새로운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미국에서는 시중보다 30% 이상 저렴한 가격으로 농작물을 판매해 배송까지 해주는 못생긴 농작물 배송 서비스가 인기를 끌었다. 농가 약 250곳에서 공급받은 신선한 농작물을 22개 도시에 배송했다. 월마트, 크로커 등 대형 유통 업체 또한 일반 채소보다 30~50%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하기도 한다.

영국의 사회적 단체가 운영하는 레스토랑 ‘더 리얼 정크 푸드 프로젝트(The Real Junk Food Project)’에서는 2013년부터 슈퍼마켓, 식당 등에서 버려지는 식자재로 새로운 음식을 만들어 판매한다. 가격정책은 소비자에게 맡겨 음식을 먹은 소비자가 가치를 느낀 만큼 음식값을 지불하는 형식으로 운영하고 있다. 현재 7개 국가에서 120개 이상의 매장을 운영 중이며 오픈 이후 지금까지 무려 5000톤의 음식 쓰레기를 줄이는 성과를 나타냈다.

이처럼 전 세계가 지속가능한 식량을 위해 노력하고 있어, 생산과정과 유통과정에서 환경오염 물질이 발생하지 않거나 적게 나오는 식품을 소비하는 방안의 중요성을 우리 모두가 깨달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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