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공간에서 소비자의 오감을 만족시키다

오늘날 소비자들은 기업이 제품을 공급하면 그를 그대로 받아들이고 구매하지 않는다. 자신의 소비에 감정과 기분을 추가하여 자신의 둘러싼 장소에 따라 물건을 구매하기도 하며 구매를 주저하기도 한다. 이와 더불어, ‘마케팅의 아버지’라 불리는 마케팅의 대가 ‘필립 코틀러’는 소비자의 최종 구매 결정에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요인은 쇼핑 공간에서의 경험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일반적으로 소비자들은 자신이 어떤 제품을 구매할지 미리 결정하고 매장에 방문할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실제로 소비자가 물건 구매를 결정하는 진실의 순간은 그 현장의 감정과 기분에 좌우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점을 활용하여 공간을 마케팅의 소재로 삼은 전략을 ‘스페이스 마케팅’이라고 한다.

◆ ‘스페이스 마케팅’이란?

스페이스 마케팅의 실례로, 우리의 주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스타벅스’가 있다. 스타벅스는 단지 음료만을 판매하는 곳을 넘어서 안락한 의자와 편안한 분위기 음악, 지인들과 앉아 대화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한다. 스타벅스의 이러한 공간과 같이, ‘스페이스 마케팅’은 공간에 대한 인식이 바뀌면서 새롭게 각광 받고 있는 마케팅으로, 질 높은 제품을 공급하는 것만으로는 소비자를 모으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에 판매 공간의 효용성에 주목하여 제품 외에 소비자들이 좋아할 만한 요소를 판매 공간에 녹여냄으로써 브랜드에 대한 호감을 높이고 자연스럽게 판매를 유도하는 마케팅 전략이다. 또 다른 이는 ‘스페이스 마케팅’을 감각과 감성, 인지, 행동, 관계 등의 전제를 배경으로 즐거움이나 체험, 홍보와 다채로운 문화 및 예술 콘텐츠, 신기술 제공으로 고객 만족의 포괄적인 경영 일환의 활동으로 정의 내리기도 한다. 즉 스페이스 마케팅은 공간, 장소가 갖는 특별한 힘을 이용하는 전략으로, 각 장소에 따라 소비자를 유혹하고 그들의 마음을 사로잡고자 하는 것이다.

◆ ‘스페이스 마케팅’ 전략을 시행하고 있는 기업들

스페이스 마케팅의 힘을 경험한 기업들은 오프라인 공간을 활용하여 새로운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그들은 고객들에게 특별한 공간을 선보임으로써 색다른 경험을 제공하고 그에 힘입어 소비자들은 자신의 SNS에 이러한 공간들을 게시하며 홍보 효과가 더해지고 있다.

ㆍ시몬스 테라스

출처=시몬스 침대
출처=시몬스 침대

시몬스 침대는 브랜드를 효과적으로 홍보할 수 있는 방안을 고안하던 중, 고객들의 경험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공간을 구성한 ‘시몬스 테라스’를 구상했다. 2018년 9월 문을 연 ‘시몬스 테라스’라는 이름의 복합 문화 공간은 2021년 기준 누적 방문자 수 30만 명을 넘어서며 이천의 명소로 불린다. 침대를 진열하고 판매하는 쇼룸도 있지만, 많은 이들의 발길이 이어지는 장소는 다양한 전시 공간이다. 시몬스의 기술력을 직접 눈으로 보고 체험할 수 있는 ‘매트리스 랩’과 기계가 침대의 스프링 각도를 테스트하는 것을 직접 볼 수 있는 ‘롤링’은 고객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또한 이곳을 방문한 소비자들이 자신의 SNS에 사진을 올리면서 저절로 입소문을 타기 시작하여 현재 ‘시몬스 테라스’ 인스타그램 해시태그 수는 9만 개를 넘어섰다.

ㆍ오뚜기 ‘롤리폴리 꼬또’

출처=롤리폴리 꼬또 공식 인스타그램
출처=롤리폴리 꼬또 공식 인스타그램

한국의 대표 식품전문 기업 중 하나인 ‘오뚜기’는 2020년 복합문화공간 ‘롤리폴리 꼬또’를 오픈했다. 롤리폴리 꼬또는 오뚜기의 다양한 굿즈를 비롯해 카페 및 음식점 등이 입정한 브랜드 스토어이다. 이곳은 우리가 알던 오뚜기와는 다르다. 노란 포장지에 빨간 소년이 그려진 이미지를 찾아볼 수 없고 빨간색 벽돌로 가득한 세련함을 보이고 있다. 오뚜기는 이와 같은 매장을 열어 브랜드가 가진 약점을 극복하고자 했다. ‘전통과 역사’의 이미지 변신을 위해, 오뚜기는 롤리폴리 꼬또라는 특별한 공간을 만들어 MZ세대의 소비자들에게 오뚜기에 대한 새로운 느낌을 전달하고자 한 것이다. 이는 즐거운 의외성이 느껴지는 시도였다고 평가받고 있으며 덕분에 많은 화제를 이끌었다.

ㆍ젠틀몬스터, 공간 마케팅의 대가

출처=젠틀몬스터
출처=젠틀몬스터

젠틀몬스터는 가로수길과 홍대의 플래그십스토어와 다양한 장소에서의 팝업스토어를 통해 주방과 대중목욕탕 등 실험적인 컨셉의 스페이스 마케팅을 실험했고, 그 결과는 항상 성공적이었다. 그리하여 젠틀몬스터는 현재 한국에서 공간 마케팅을 가장 잘하는 브랜드라고 할 수 있다. 젠틀몬스터는 보통의 안경점이 아니라 ‘젠틀몬스터’만의 브랜드를 경험할 수 있는 초현실 예술 공간을 마련하여 소비자들의 관심을 유도하고 있다.

스페이스 마케팅의 전략적 성공 요소는 다음과 같다. 고객들로부터 선택 받을 수 있는 차별화된 공간, 스토리텔링 이야기 구조를 가진 공간, 소비자의 오감을 자극하는 공간. 소비자들은 공간을 통해 브랜드를 경험한다. 기업은 자신의 브랜드와 이미지를 표현하는 공간을 마련하고 소비자는 기업이 기획한 공간을 통해 이미지를 경험하고 체험할 수 있다. 잘 만든 오프라인 매장은 단순히 제품을 판매할 수 있는 점포가 아니다. 오프라인 매장을 통해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어야 경쟁력 있는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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