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화 편리함과 불편함 사이

롯데리아 L7 홍대점 / '롯데리아'
롯데리아 L7 홍대점 / '롯데리아'

작년 2021년 12월 홍대에 무인 햄버거 매장인 롯데리아 L7 홍대점이 오픈했다. 직원과의 대면 없이 모든 주문이 키오스크를 통해 이루어진다. 드링크류, 소스 메뉴 또한 셀프존을 통해 이용할 수 있다. 롯데리아의 이러한 새로운 시도는 펜데믹 시기와 MZ세대를 고려한 편리하고, 적합한 서비스라 평가받고 있다.

최근 몇 년간 코로나 19 확산으로 인해 비대면 거래가 급격히 증가하였다. 바이러스 확산 방지를 위해 배달, 포장 주문을 장려하게 되었으며, 매장에서도 키오스크를 통한 주문을 더 많이 활용하게 되었다. 또한 바쁜 매장 내 회전율을 위한 방안이 되기도 하며, 인건비에 대한 부담을 줄여 주기도 한다. 고객의 입장에서도 비대면 거래로 간편하게 이용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롯데리아와 같은 무인 매장이 증가하는 까닭도 위와 같다. 카페, 음식점, 편의점 등 다양한 업계가 무인화 시스템에 도전 중이며, 점차 일상에 확대되고 있다.

하지만 키오스크 등 비대면 거래로 인한 어려움의 문제도 꾸준히 뒤따르고 있다. 전자기기에 익숙하지 않은 노년층이나 시각장애인, 키가 작은 어린이 등 편리함을 목적으로 만들어진 시스템에 오히려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이 생겨난 것이다. 펜데믹 속 비대면 시스템은 키오스크만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다. 코로나 정보를 얻는 데 있어 불이익이 생기고, 그로 인해 치료의 범위에서 벗어나기도 한다. 디지털 사회로써 성장하는 현재, 한 곳에서는 디지털 소외 현상이 나타나게 된 것이다.

키오스크를 이용하는 박막례 할머니 / '박막례할머니' 유튜브
키오스크를 이용하는 박막례 할머니 / '박막례할머니' 유튜브

개성 넘치는 할머니의 일상을 담은 유튜브 ‘박막례할머니’ 채널에서는 ‘막례는 가고 싶어도 못 가는 식당’이라는 제목으로 박막례 할머니의 키오스크 이용 과정을 담은 영상을 업로드 했다. 주문 이전 현금으로 결제가 불가능하다는 점을 들은 박막례 할머니는 돈이 있어도 먹지 못할 것 같다며 자신 없는 모습을 보였다. 키오스크 이용 이외에도 비대면 매표소로 인해 고향에 내려가지 못한 어르신의 이야기를 하는 모습이 디지털 격차의 심각성을 상기시켰다. 키오스크를 통한 주문 과정에서도 작은 글자와 영어가 포함된 어려운 상품명에 결국 원하는 상품을 구매하지 못하고 영상이 마무리됐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키오스크 이용 경험이 있는 고령 소비자 245명을 대상으로 키오스크 이용 중 불편한 점을 조사한 결과 ‘복잡한 단계’(51.4%, 126명)를 가장 많이 꼽았고, ‘다음 단계 버튼을 찾기 어려움’(51.0%, 120명), ‘그림· 글씨가 잘 안 보임’(44.1%, 108명) 등으로 나타났다.

디지털화가 급속히 진행되는 만큼 노년층과의 디지털 격차 또한 점점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고령 소비자를 위한 비대면 거래 교육의 필요성을 인지함이 중요하다. 현재 키오스크, 전자기기 등 노년층을 위한 디지털 교육 서비스가 많이 진행되고 있다. 원활한 교육 진행을 위해 모두 관심을 가져야 하며, 따뜻한 배려가 더욱 중요할 시기라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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