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우리나라는 해외여행객 3천만 시대를 맞았다. 특히 요즘에는 단체 관광이나 숙박시설이 잘 갖추어진 전형적인 여행지 관광 이외에도 오지 탐험이나, 배낭여행 등 여행 유형이나 지역도 다양해졌다. 더 편리하고 합리적인 가격의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 전 세계 관광객들이 널리 사용하고 있는 앱이 바로 숙박 앱 '에어비앤비'와 교통 앱 '우버'이다.

 에어앤비와 우버는 공유경제를 활용해 판매자와 소비자 간의 공생관계를 추구하며 두 앱 모두 숙박 분야와 교통 분야에서 공유경제를 활용한 '최초의 기업'이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있다. 

 허나, 최초라 해서 언제까지 그 기업이 우위를 점할 수는 없는 법. 철옹성 같던 우버가 올해 3월  동남아시아 비즈니스를 경쟁업체 그랩에게 매각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는 우버가 중국에 이어 아시아에서 두번째로 퇴장하는 것이다.

 그랩은 '동남아시아의 우버'라고 불리며 무섭게 성장한 스타트업이다. 그랩의 CEO 앤서니 탄은 택시 시스템에 불만을 토로하는 친구의 말을 듣고 그랩 사업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처음 사업을 시작할 때, 상황은 좋지 않았다. 동남아시아에는 보이지 않는 규제가 많았고 결정적인 문제는 말레이시아의 낮은 모바일 보급률이었다. 말레이시아의 택시 기사들은 저소득층이라 스마트폰을 구비할 여유가 없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앤서니 탄은 온라인 서비스뿐만 아니라 오프라인 서비스에도 적극적인 태도를 취했으며 발로 뛰어서 직접 택시 기사들을 모집했다. 이러한 노력으로 동남아시아 전체로 사업 범위를 확장할 수 있었지만 원조 차량 공유 서비스인 우버와의 경쟁은 피할 수 없었다. 우버와의 경쟁에서 승리한 그랩은 '현지화' 전략을 동남아 시장에서의 승리 요인으로 꼽았다.

 상대적으로 미국과 중국 시장에 집중하며 동남아시아에는 무심했던 우버와 달리 그랩은 동남아 시장에 맞춤화한 서비스 개발을 선보였다. 그랩 서비스 범위를 기존의 '그랩택시', 차량공유 서비스인 '그랩카'에서 카풀 서비스인 '그랩히치', 오토바이 공유 '그랩바이크'등으로 확장했다. 동남아에서는 오토바이가 차를 능가하는 개인교통수단이었기 때문에 동남아 사용자들에게 크게 각광받았다.

 이외에도 동남아 지역의 신용카드 보급률이 낮은 점을 고려한 현금 결제 방식 서비스의 현지화와 자체 배달을 할 수 없는 현지 전자상거래 업체와 협력해 '그랩익스프레스'라는 배달 서비스도 출시했다. 또한 그랩의 특이한 점이 운전자의 불만을 최소화하기 위해 수수료를 크게 낮췄다는 점이다. 그랩 택시의 수수료는 업계 최저 수준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를 통해 운전자들이 부담 없이 그랩을 설치해 참여할 수 있도록 장려하고 있다.

 그랩의 추후 행보는 무엇일까? 지난 10일 홍콩에서 개막한 스타트업 콘퍼런스 '라이즈(RISE) 2018'에서 그랩의 공동 창업자 COO 탄후이링은 '그랩 플랫폼'이라는 개방형 서비스를 구축한다고 발표했다. 다른 기업에 API를 개방해 교통, 물류, 결제, 인증, 메시징, 매핑 등 다양한 기술을 융합해 더 이상 그랩은 교통회사가 아닌 동남아의 '슈퍼 앱(super app)'이 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올해 도요타와 삼성, 현대차, SK가 그랩에 투자하며 그랩은 무한한 가능성의 키워드로 떠오르며 전 세계의 기대를 한 몸에 받게 되었지만 경쟁이 사라져 가격 인상 등 여러 문제를 낳을 것이라는 우려 또한 계속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