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옥천에만 머물면 상품이 늦게 오는 원인은 무엇일까요?

우리나라 중심에 위치해있는 충청북도 옥천 * 사진출처 : 네이버 지도

한 번쯤 살면서 누구나 인터넷에서 주문한 상품이 2~3일이 지나도 오지 않는 경우를 겪은 적이 있을 것이다. 주문된 물동량이 너무 많아 배송이 밀리는 경우나 기후가 악천후이거나 이유는 여러 가지 일 것이다. 그 많은 이유 중에서 유독 주문한 상품이 “충청북도 옥천군”에 머물러 오지 않는 경우가 있다. 

네이버 검색창에 “옥천Hub”라는 단어를 검색하게 되면 이상하게도 <버뮤다 옥천>, <버뮤다 삼각지대>, <간선상차>, <간선하차>라는 단어가 눈에 들어온다. 이 단어들이 혹시 이번 사건의 연관이 있는 것은 아닐까? 이 사건을 파헤치기 앞서 먼저 우리는 버뮤다 삼각지대에 대해 알 필요가 있다. 이해하기 힘든 내용으로 잘 알려져 있는 버뮤다 삼각지대, 버뮤다제도를 점으로 하고 플로리다와 푸에르토리코를 잇는 선을 밑변으로 하는 삼각형의 해역을 말한다. 이 해역을 지나는 비행기와 배는 파편도 발견되지 않을뿐더러 사람까지 발견되지도 않는다. 그래서 전 세계적으로 이 해역은 절대 지나가지 말라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로 화제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택배에 있어서 “충청북도 옥천군”에 위치한 옥천 물류센터, 터미널에 상품이 운송되어지면 몇 일간은 간선상차, 간선하차가 반복될 정도로 소식이 끊어진다. 인터넷 상에서는 이것을 <옥천 버뮤다>라고 부른다. 버뮤다 삼각지대의 사고처럼 “소식이 끊어진다.”는 점에 비유하여 옥천에만 머물러 있으면 “상품의 소식이 끊어진다.”라고 네티즌들 사이로 소문이 난 것이다. 실제로 옥천Hub 머물러 있으면 상품 소식이 간선상차, 간선하차로 몇 페이지가 도배 될 정도라 말할 정도이며 어떤 때는 “적게는 3일 많게는 일주일이 더 걸렸다.” 라는 소식을 접할 수 있다.

도대체 왜 충청북도 옥천군에 머물러 있으면 상품이 늦게오는 이유는 무엇일까?

자전거 바퀴에 해답이 있다? * 사진출처 : 픽사베이

이 질문에 답은 있다. 바로, 허브 앤 포스크(Hub & Spoke)라는 운송시스템을 이용했기 때문이다. 허브 앤 스포크에서 허브는 바퀴의 축, 스포크는 바퀴의 살을 의미한다. 1970년대 당시 파격적이었던 페덱스(Fedex) 신세대 물류기업이 생기면서 창업자 프레드릭스미스의 대학시절, 자전거 바퀴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이것을 물류 네트워크 시스템에 적용을 하였다.

다시 말한다면 각 지점에서 발생되는 물동량들을 중심이 되는 한 거점(허브)에 집중시킨 후 각각의 지점(스포크)으로 다시 분류하여 이동시키는 시스템이라고 말할 수 있다. 마치, 스파이더맨이 거미줄을 쏘는 것처럼 단선적 운송의 성격이 담겨있다. 적은 노선수로도 많은 지점에 연결이 가능하기 때문에 적은 비용으로 많은 연결망을 구축시킬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각 영업소당 보내는 트럭이 1~2대내에서 화물을 보낼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거점으로 불리는 택배의 물류센터가 모든 화물을 감당할 능력이 되지 않은 규모라면 제 기능을 하지 못하기 때문에 수송에 있어 악영향을 끼치게 된다. 만약, 이러한 상황일 경우에 물류센터와 지점 사이에 또 하나의 물류센터를 지어 수송의 악영향을 막을 수 있다.

충청북도 옥천은 우리나라 지도에서 중심에 위치해 있다. 교통 접근성이 좋고, 많은 물류센터가 이 지역에 집중되어 있기 때문에 전국의 상품이 옥천으로 몰려들게 되고, 분류해서 다시 해당 지역으로 옮기게 된다. 당연히 매우 지연될 수 밖에 없는 환경에 놓인 것과 다름이 없다.

고속도로에서 허브앤스포크가 이용되고 있다. * 사진출처 : 픽사베이

놀랍게도 이 시스템이 고속도로, 항공에서 이용되고 있다.

실제로 우리나라에서는 2011년부터 고속도로 휴게소를 환승 허브로 하는 고속버스 환승 운행을 도입하여 운영 중에 있다. 고속버스가 자주 다니지 않은 중소도시 주민들을 위해 노선이 교차하는 고속도로 휴게소에 환승 허브를 설치하여 주민 편의를 도모하고 있다. 버스운영에 적용한 것이 지간선체계이다. 이 기능은 허브기능을 하는 환승센터를 중심으로 버스 노선을 간선과 지선으로 이원화해서 운영하는 형태이다. 즉, 간선노선은 이동성이 우선시되는 중장거리 노선으로 주요 지점을 연결하고, 지선 노선은 접근성이 우선시되는 단거리 노선이라고 생각을 하면 된다.

다만, 지간선체계를 도입 시 버스운행체계의 효율은 향상될 수 있지만 목적기까지 가는데 환승이 불편하다는 점이다. 다라서, 이것을 성공적으로 도입하기 위해서는 첫째, 총 통행시간 단축, 둘째, 환승시설 개선, 셋째 환승횟수의 최소화라는 조건이 필요하다.

 

공항에서 허브앤스포크가 이용되고 있다. * 사진출처 : 픽사베이

또 다른 사례로, 우리가 해외여행 할 때 자주 타는 비행기에도 이용된다는 것이다. 택배에서는 물류센터가, 비행기에서는 대형공항의 역할이 상당히 중요해야 된다는 점이다. 수많은 항공기들을 수용할 수 있는 활주로 및 승객시설, 수화물 연결에 필요한 신뢰도 높은 시스템이 이뤄질려면 스케줄 편리를 위한 공항 운영 제한 시간의 최소화가 필요하다. 항공수요를 최대한 모은 뒤 항공과 항공 사이에서 정상적인 스케줄을 고려한 운행이 필수적인 요소라고 볼 수 있다. 우리나라의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도 사용하고 있으며 미국의 유명 항공사(델타, 아메리칸, 유나이티드, US) 또한 환승수요를 노리는 항공사들(에미레이츠, 케세이퍼시픽)이 적용모델이라고 볼 수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동북아(스포크) - 인천(허브) - 유럽, 미국의 대형공항(허브)간을 연결하는 모델을 운영하고 있다. 인천공항의 환승편리성 덕분에 일본의 항공사와 협력하여 도쿄 나리타와 하네다 공항을 이용하여 국내-국제 이원화 허브 운영으로 상생관계를 이끌어내고 있다.

우리나라 은행업계 최초 허브앤스포크 시스템을 도입한 KB국민은행 * 사진출처 : 구글

꼭 운송수단만 이용되는 시스템은 아니다. 은행에서도 이 시스템이 이용된다.

2014년, 은행업계에서 처음으로 KB국민은행이 도입을 하기 시작했다. 2016년 조직개편을 통해 기존 지역본부를 “지역영업그룹” 체계로 개편하고, 그 아래 전국 148개 “파트너십그룹”을 구성해 공동 영업권에 있는 4~11개 영업점을 통합 관리하도록 했다. 즉, 각 파트너십그룹 내에는 거점점포(Hub)가 되는 점포를 두고, 거점점포는 파트너십 그룹으로 묶인 주변 영업점(Spoke)을 관리하고 해당 지역에 맞은 영업전략을 세우도록 했다. CEO의 모든 운영권을 분해하여 지점장이 그 일부의 권한과 책임을 다할 수 있도록 분해하는 형식으로 도입하였다.

많은 사람들이 인터넷에 주문하여 배송이 늦게 오면 “왜 안 올까?” 하며 초조해하고, 궁금해 할 수 있다. 또는, 이것을 참지 못하는 사람들은 상담사에게 버럭 화를 낼 수도 있다. 그 기분 이해한다. 만일, 자신의 상품이 옥천Hub에 위치해 갑자기 늦게 온다면 허브 앤 스포크 시스템을 기억하고 이해주었으면 좋겠다. 옥천Hub를 담당하는 상담사는 잘못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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