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스트릿웨어 브랜드 / 사진출처 : 자체제작

2017년 루이뷔통은 남성 패션쇼에서 모두를 깜짝 놀라게 했다. 왜냐하면 스트릿웨어 슈프림(Supreme)과 콜라보레이션을 했기 때문이다. 극과 극이라고 할 수 있는 명품과 스트릿웨어의 만남은 명품의 브랜드 가치를 저하한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지만, 새로운 시도를 통해 패션 시장의 가능성을 열었다는 호평을 받았다. 이처럼 최근 스트릿웨어의 시장 규모는 커지고 있으며, 브랜드의 영향력 또한 막대하다. 미국을 시작으로 스트릿웨어가 전 세계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스트릿웨어는 1980년대 미국에서 서핑과 스케이트보드 문화를 중심으로 이러한 활동을 즐기는 사람에게 적합한 옷을 제공하는 것에서 유래한다. 스트릿웨어의 시초라고 할 수 있는 스투시(Stussy) 창립자 숀 스투시는 서프보드를 디자인하다가 사람들에게 캐주얼한 청바지, 티셔츠 그리고 운동화를 판매했다. 이 사업이 유명해지자, 그는 브랜드를 만들어 정식적으로 회사를 운영했다. 당시, 스트릿웨어는 미국의 힙합, 헤비메탈 등, 기존 사회에 저항하는 하위문화를 상징하는 요소였다. 하지만, 시대가 변하면서 하위문화가 단순히 ‘질이 낮은 문화’가 아니라 독립적인 문화로 받아들여졌고, 스트릿웨어 또한 주류로 떠올랐다. 이제 사람들은 스트릿웨어를 자신의 정체성을 규정하는 스타일로 이해하기 시작했다. 우리나라에서도 ‘쇼미더머니’와 ‘언프리티랩스타’와 같은 힙합 음악 프로그램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그들이 즐겨 입는 스트릿웨어와 스타일이 10대와 20대 사이에서 유행했다.

스트릿웨어가 사랑을 받을 수 있는 또 다른 이유는 점차 의복 스타일이 캐주얼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창조성이 핵심가치로 떠오르는 오늘날, 개인의 개성을 다각화하고 자신의 정체성을 표현하는 것이 보편화되고 있다. 특히, 공적인 자리에서도 양복이 아닌 캐주얼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페이스북 CEO인 마크 주커버그나 전 애플 CEO 스티브 잡스는 공적인 자리에서 스웨터나 티셔츠 그리고 청버지를 입고 발표를 한다. 이는 현대 CEO의 유니폼으로 자리잡았으며, 자유로움과 실용성이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따라서, 적절한 가격의 천차만별의 디자인을 제공하는 스트릿웨어는 수요가 높을 수 밖에 없다.

 

Supreme과 Louis Vuitton의 콜라보레이션 / 사진출처 : Victor Voyko, Getty Image

이러한 이유로 스트릿웨어 브랜드는 명품 패션기업 외에도 투자회사에게 좋은 투자대상이다. 지난 2017년 초, 사모펀드 칼라일그룹(Carlyle)은 ‘스트릿웨어의 샤넬’이라고 불리는 슈프림의 지분 50%를 인수하기 위해 5억 달러를 투자했다. 또한, 루이뷔통이 슈프림과의 콜라보레이션을 선보이자, 루이뷔통의 모기업인 LVMH의 슈프림 인수 루머가 투자시장에 떠돌았다. 

이번 루이뷔통과 슈프림의 콜라보레이션은 ‘명품 스트릿웨어’라는 새로운 개념을 내세워 유명 연예인의 사랑을 받았고, 이는 SNS 상에서 그들의 소식을 접하는 사람들에게까지 영향을 미쳤다. 그 결과, 루이뷔통은 2017년 23%의 수익성장을 거두었다. 미국이나 유럽 스트릿웨어 브랜드 외에도 어널로이드, 바이브레이트 등 우리나라 브랜드도 해외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러한 성장세를 고려할 때, 앞으로 사람들의 다양한 욕구를 충족시키는 스트릿웨어가 패션 시장의 판도를 어떻게 바꿀지에 대해 많은 사람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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