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 지멘스, 포스코, 한전 등의 사례를 통해 바라본 제조업체의 소프트기업화 물결

제너럴일렉트릭(GE) 제프리 이멀트 회장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대비한 주요국 기업들의 주도권 쟁탈 경쟁이 가속화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은 디지털, 물리학, 생물학 등의 경계가 없어지고 융합되는 기술혁명을 의미한다. 특히 여기에는 IT와 다른 영역간의 융합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구글의 ‘자율주행차 개발’이다.

 

이러한 상황 속에 아직까지는 ICT기업들이 기업가치에서 세계 정상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실제로 구글,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페이스북, 텐센트(위챗), 알리바바, 바이두와 같은 플랫폼기업들은 시장가치에서 제조업 기업인 제너럴일렉트릭(General Electric company이하 GE), 지멘스, 3M 등을 훨씬 앞서고 있다.

 

하지만 최근 제조업체들도 반격에 나서고 있다. 자회사 설립, 인수합병 등을 통해 제조업체에 ICT기업의 DNA를 심고 있는 것이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GE이다. GE는 프리딕스(Predix)라는 플랫폼을 통해 세계 제조업 분야의 절대강자에서 소프트웨어기업으로 새롭게 변신했다. 프리딕스는 산업 기계ㆍ설비에서 발생하는 대규모 데이터를 수집, 분석하는 세계 최초의 클라우드 솔루션이다. GE는 전 세계에 400개 이상의 제조시설이 있다. 이 시설들에서는 매일 1조달러 규모의 산업 자산에 장착된 1000만개의 센서에서 발생하는 5000만개 이상의 데이터 요소를 모니터링하고 분석한다.

 

세계적 제조업체인 독일 지멘스도 2014년 ‘비전 2020’를 발표하며 신재생에너지와 헬스케어·에너지관리·스마트공장 등 신사업으로 눈을 돌렸다. 특히 지멘스는 제조업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스마트공장에 힘을 쏟았다. 독일 정부가 추진 중인 제조업 성장전략인 ‘인더스트리 4.0’을 주도하는 지멘스는 빅데이터 분석기술을 활용한 스마트공장 프로그램으로 불량률을 획기적으로 줄였다. 소비자 요구에 따라 생산라인 구조를 빠르게 바꾸고 모든 과정을 네트워크로 연결해 효율과 속도를 높인 덕분이다.

 

국내에서는 포스코와 한전이 제조기업의 소프트웨어화에 앞장서고 있다. 포스코는 철강업체로는 처음으로 생산공정에 AI를 도입한 'AI 제철소'를 가동하고 있다. 포스코와 기술연구원, 성균관대가 공동으로 개발한 'AI 기반 도금량 제어 자동화 솔루션'은 자동차 강판 생산의 핵심인 용융아연도금을 AI를 통해 정밀하게 제어함으로써 도금량 편차를 획기적으로 줄인 것이다. 전력공기업인 한국전력은 KT의 스마트에너지플랫폼처럼 전국 기지국과 데이터를 활용해 신사업을 추진하고 플랫폼을 개발하기로 했다.

 

성장 한계에 부딪친 철강·조선 등의 분야뿐 아니라, 우리나라의 간판인 전자·자동차까지 중국이 무서운 속도로 따라오고 있는 만큼 글로벌 기업들의 혁신 사례에 더욱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100년도 훨씬 넘은 글로벌 기업들이 혁신을 이끌어가고 있는 모습은 매우 고무적이다. 제조업의 벽에 부닥쳐 대내외적 어려움을 맞은 한국 기업들도 이제는 하루빨리 4차 산업형멱의 DNA를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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