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의식에 호소하다. 식역하인지 마케팅(Subliminal Perception Marketing)

 

 1957년 J.M Vicary라는 마케터가 미국의 한 자동차 극장에서 실험을 했다. 실험은 상영 중인 영화 사이에 아주 짧은 시간동안 광고카피를 띄우는 것이었다. Vicary는 ‘EAT POTCORN’이나 ‘DRINK COKA-COLA’와 같은 문구를 순간적으로 노출시킨 다음 팝콘과 콜라의 매출변화를 관찰하였다. 이 문구는 너무 빨리 노출되었기 때문에 영화에 몰입된 사람들은 문구가 떴다가 없어진 것도 몰 랐다고 한다. 결과는 놀라웠다. 팝콘과 콜라의 매출이 각각 57%, 18% 이상 증가했다. 


 이처럼 인지할 수 없는 수준의 자극을 무의식중에 인지하는 것을 ‘식역하인지(Subliminal Perception)’라고 한다. 이후 각 기업에서는 이러한 인지현상을 활용한 다양한 광고 포맷을 개발하였고, 지금까지도 우리는 알게 모르게 식역하인지 광고를 보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식역하인지에 대해서는 아직도 의견이 분분하다. 실제로 식역하인지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하는 심리학자들이 있으며, 다수의 광고업자들은 ‘의도적으로 메시지를 숨기는 광고는 없고, 있다고 하더라도 그 효과는 미미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식역하인지를 노린 광고는 끊임없이 생산되고 있다. 식역하인지에서 쓰이는 코드는 다양하다. 가장 많이 쓰이는 코드는 Sexual drive이다. 이 코드는 주로 식/음료 광고에서 많이 쓰이며 디즈니만화에서도 종종 발견된다. 이 코드를 발견한 소비자들은 광고에 대해 윤리적인 문제를 제기하기도 한다. 다음은 브랜드의 속성을 강조하는 코드이다. FedEX 로고의 경우 E와 X사이에서 ‘⇨’모양을 발견할 수 있다. ‘빠른 배송서비스’라는 브랜드 속성을 사람들의 마음속에 각인하고자 한 것이다. 이 외에도 브랜드 이름을 보일 듯 말듯하게 광고에 집어넣거나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순간적으로 노출시키는 사례도 있다. 

 

 데이비드 루이스의 ‘뇌를 훔치는 사람들’에는 다음과 같은 말이 나온다. 우리에게는 뇌가 두 가지 있다. 하나는 우리가 아는, 머리에 자리 잡은 그 뇌요. 다른 하나는 장 부위에 자리한 신경계이다. 우리는 머리가 시키는 대도 반응하지만, 장이 시키는 대로도 움직인다. 감정적으로 상처를 받거나, 기대에 못 미쳤을 때 속이 쓰린 것은 착각의 소산이 아니다. 실제로 ‘그곳’에서 무언가를 두고 감각과 의사의 중추로 작용하는 ‘또 하나의 뇌’가 느끼는 것이다. 식욕을 절제 하지 못하고 살이 찌는 사람은. 비유적 의미가 아니라 실제로 배와 뇌가 싸워서 배가 이기는 횟수가 더 많은 사람인 것이다. 광고란 바로, 이 불가사의한 생리작용, 감성적 반응에 많은 영향을 끼치는 ‘배’를 공략하는 작업이다. 우리는 우리의 인식 범위를 넘어서는 자극에 결국 반응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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