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켓몬빵 / 삼립 제공
포켓몬빵 / 삼립 제공

 

작년에 유행한 SPC삼립의 포켓몬빵을 기억하는가? 16년 만에 재출시된 포켓몬빵은 동봉된 캐릭터 스티커로 큰 인기를 얻었고, 일주일 만에 150만 개가 판매됐다. 이는 이른바 소비자의 ‘오픈런’을 이끌며 제품의 희소성을 선보였다. SPC삼립의 성공적인 마케팅 비결은 바로 덤 기법이다. 덤의 사전적 정의는 제 값어치 외에 거저로 조금 더 얹어주는 물건이다. 이를 마케팅에 적용하면 쇼핑할 때 소소한 증정품을 함께 제공하는 것이다. 덤 마케팅은 제품의 이미지 향상에 크게 기여하고, 소비자를 능동적으로 움직이게끔 한다. 덤과 함께해 인기를 얻은 제품은 다음과 같은 현상을 보인다.

 

왝 더 독(Wag the dog) 현상

왝 더 독 현상이란 강아지의 꼬리가 몸통을 흔든다는 뜻으로, 주객전도와 의미가 같다. 즉, 본품보다 작은 증정품이 소비자에게 더 인기를 끄는 셈이다. 앞서 언급한 포켓몬빵 역시 왝 더 독 현상이 나타났다. SPC삼립의 올해 2분기 매출액이 8,615억 원을 기록한 것을 보아 덤 마케팅으로 인해 베이커리 부문이 성장했음을 알 수 있다. 이에 따라 기업은 덤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아이돌 굿즈

 

AB6IX X G마켓 / 유튜브 [인싸오빠] 캡쳐
AB6IX X G마켓 / 유튜브 [인싸오빠] 캡쳐

 

K-POP의 성장에 따라 많은 아이돌이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이로써 아이돌의 포토 카드를 찾는 이들 역시 여럿 볼 수 있다. 누군가는 원하는 멤버의 포토 카드를 얻기 위해 수많은 앨범을 구매하기도 한다. 여기 아이돌 팬덤을 위해 덤 마케팅을 활용한 기업이 있다. 바로 G마켓 글로벌 샵이다. G마켓 글로벌 샵은 재작년에 개최한 ‘메가 G’ 축제에서 인기 한국 상품을 할인가로 판매했다. 행사에는 롯데제과, 클리오를 비롯해 다양한 카테고리의 브랜드가 참여했다. 그중에서도 롯데제과는 아이돌 그룹 ‘AB6IX’와 함께 빼빼로 판매 이벤트를 진행했다. 업계 측에서는 빼빼로를 단독으로 구매한 고객에게 ‘AB6IX’ 멤버의 랜덤 개인 포토 카드와 단체 포토 카드를 각 1종씩 증정했다. 또한 멤버들이 유튜브 채널에서 빼빼로데이와 관련된 사연과 제품을 소개함으로써 구매 고객에게 사인 CD를 제공한 바 있다. 이와 같은 마케팅은 아이돌 팬들의 소장 욕구를 자극했다고 볼 수 있다.

 

카페 다이어리

 

스타벅스 다이어리 / 스타벅스 제공
스타벅스 다이어리 / 스타벅스 제공

 

필자는 더욱 알찬 한 해를 보내기 위해 연말·연초가 되면 다이어리를 마련하는 습관이 있다. 하지만 다이어리를 매해 구매하다 보면 가끔 돈 아깝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이에 여러 카페에서는 필자와 같은 고객을 대상으로 다이어리 이벤트를 진행한다. 일례로, 지난해 스타벅스는 일명 ‘e-프리퀀시’ 이벤트를 준비해 해당 기간 동안 미션 음료 3잔을 포함해 총 17잔을 마신 고객에게 다이어리를 제공했다. 또한 이디야는 스페셜 음료 4잔을 비롯한 총 15잔의 음료를 마신 후 e-드림 스탬프를 모두 적립하면 다이어리, 캘린더, 담요 3종 세트를 증정했다. 마지막으로 배스킨라빈스는 탁상 달력과 브랜드의 베스트 아이템 3종으로 구성된 다이어리 세트를 공개했다. 다이어리 세트는 17,000원인 ‘쿼터’ 이상의 아이스크림을 구매한 고객을 대상으로 8,900원에 판매됐다. 이와 같은 카페의 이벤트는 덤이 보상처럼 느껴지도록 유도한다. 그뿐만 아니라 매년 새로운 디자인으로 많은 이의 매력을 끌고 있다.


현재 업체들은 신제품 개발보다 덤 마케팅에 집중하고 있다. 보다 더 합리적인 가격으로 좋은 마케팅 성과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덤 마케팅은 소비자와 기업 양측에게 장점을 제공한다. 소비자는 한정판인 덤을 통해 기분이 좋아지고, 기업에서는 제품의 이미지를 향상할 수 있어 서로에게 득이 되는 것이다. 그러나 주의할 점도 있다. 고객은 덤에만 치중한 과소비를 지양해야 하고, 업체는 화제성의 변화를 늘 유념해 너무 유행에 의존하지 말아야 한다. 또한 덤이 본품이 되지 않도록 본품의 정체성을 잘 지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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