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T 플랫폼들의 콘텐츠 확보전, 독점 컨텐츠부터 관련 논의까지

최근 다양한 OTT 플랫폼들의 강세가 이어지고 있다. OTT는 Over The Top의 약자로, 인터넷을 통해 볼 수 있는 TV 서비스를 일컫는다. 전파나 케이블로 방송이 송출되는 것이 아닌, 초고속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동영상 서비스가 발전했다. 넷플릭스, 왓챠, 티빙, 웨이브, 시즌, 카카오 TV 등 인터넷과 모바일을 통한 OTT 서비스는 빠른 성장세를 보이면서 기존의 방송사들을 위협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자체 제작한 드라마와 예능으로 인기를 끌며, 해당 OTT 서비스만의 차별화를 강조하고 있다. 일명 ‘ORIGIALS’로 불리는 오리지널 콘텐츠들이다. 각종 플랫폼의 오리지널 시리즈들은 다양한 제작 콘텐츠와 독점 스트리밍 콘텐츠들을 말한다. 대표적으로는 최근 전 세계에서 가장 핫한 넷플릭스의 ‘오징어 게임’과 ‘킹덤’, 티빙(TVing)에서 제작하는 ‘여고추리반’, ‘환승연애’ 등이 있다. 이는 OTT 플랫폼들이 단순히 과거 영화나 방송 프로그램, 드라마 등을 구매해 다시 볼 수 있는 IPTV와 가장 차별화된 점이다.

이러한 독점 콘텐츠가 중요한 이유는 시장 점유율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유료 가입자’ 때문이다. 해당 플랫폼 외에서는 제공받을 수 없는 제품 혹은 서비스를 구비해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다. 하나의 독점적인 콘텐츠를 시청하기 위해서는 해당 OTT 서비스를 구매해야 하고, 그렇게 진입된 가입자들이 계속해서 이용하면서 체류효과(lock-in)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넷플릭스의 경우 19일 발표한 실적발표에서는 유료 가입자가 438만 명 증가했다고 밝혔는데, 이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오징어 게임’의 성공 덕분이라고 보고 있다. 독점 콘텐츠들의 잇단 흥행으로 넷플릭스뿐만 아니라 OTT 서비스들의 콘텐츠 확보전이 매우 치열해지고 있다. 특히 한국 콘텐츠의 경쟁력이 높게 평가되면서 디즈니 플러스, 애플TV플러스 등 해외 OTT들도 독자적인 콘텐츠를 통해 시장에 뛰어들고 있는 추세다.

이용자들은 다양한 콘텐츠들을 이용할 수 있어 좋지만, 각각 유료 가입을 해야 하기 때문에 부담이 커졌다는 의견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하나의 플랫폼만을 단독으로 이용하기보다는 중복으로 이용하거나, 플랫폼을 옮겨가며 결제하는 소비자들이 많다. 플랫폼 전환 비용이 매달 만원대로 저렴한 편에 속하고, 가입과 해지가 간편하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계속해서 플랫폼에 머무르게 하려면 오리지널 콘텐츠의 수급이 필수적이라고 볼 수 있다.

독자 콘텐츠들을 제작하는 제작사나 종사자들은 어떨까? 외주 제작사들은 반기는 분위기다. 다양한 아이디어와 배우, 작가, 감독 등을 개별적으로 섭외하는 경우도 늘면서 한 플랫폼이나 방송사에 소속되지 않고 자유롭게 활동할 기회가 늘었다는 것이다. 게다가 OTT 서비스들은 기존의 방송법과 IPTV법이 아닌 전기통신사업법이 적용된다. 때문에 불법적인 정보나 유해정보가 아닌 이상 비교적 규제가 적다. 이는 독특한 소재들과 자유로운 제작 환경, 사실적인 묘사과 몰입감을 가능하게 하고, 기존 방송이 가지고 있는 한계를 뛰어넘는다. 신선한 콘텐츠들의 제작과 소비는 시장을 더욱 확대시켜 선순환을 만들게 된다.

또한 최근 ‘오징어 게임’으로 조금씩 입소문을 타던 한국 콘텐츠가 전 세계에서 급부상하면서 국내 콘텐츠 자체의 파워가 강력해졌다. 이에 해외 OTT서비스들은 우리나라 콘텐츠에 투자하기 시작했다. 앞서 넷플릭스는 지난 5년간 한국산 콘텐츠에만 누적 7700억원을 투자한 바 있다. 올해에는 한국 콘텐츠에만 5500억원 규모를 투자해, 장르와 포맷을 불문해 지속적으로 투자하고 협업할 것을 직접 언급하는 등 공격적인 투자에 나섰다. 이에 국내 OTT 업체도 오리지널 콘텐츠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티빙은 3년간 4000억원 이상의 제작비를 투자하면서 오리지널 콘텐츠를 확보하기 위해 노력 중이며, 웨이브 또한 올해 800억원 투자 규모를 밝혔다.

이와 같은 OTT 업체들의 공격적인 투자 확대에 콘텐츠 업계에서는 상반된 반응이 보인다.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대규모 자본으로 콘텐츠 제작 시장이 활기를 찾고, 다양한 아이디어가 창출될 수 있다. 제작사들은 자본 부담을 덜고 자유롭게 창작에 임할 수 있다. 하지만 디즈니플러스와 HBO 등 글로벌 주요 업체들도 한국 진출을 선언하면서, 장기적으로 글로벌 미디어 업체들의 하청 기지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를 보이고 있다. 국내 콘텐츠의 파워가 강화되었으나 국내 플랫폼들의 한계로 소위 ‘외국에 돈만 벌어다 주는 것’은 아닌지, 국내 플랫폼의 입지가 적어질 가능성도 보고 있다.

OTT 시장이 빠르게 발전하고 규모가 커지면서 관련된 논의도 이어지고 있다. 현재 방송법에 적용되는 권역 규제와 광교규제, 그리고 해외 플랫폼과의 규제 문제도 무시할 수 없다. 하지만 OTT 서비스만의 아이디어와 신선함, 그리고 그들이 가진 독자적인 콘텐츠 차별성이야말로 OTT 서비스의 아이덴티티다. 또한 SK텔레콤이 애플TV와 손잡고 한국에 출시하며, 애플은 애플사의 모든 구독 서비스를 하나의 요금제로 이용할 수 있는 구독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다양한 결합 상품도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의 OTT 시장은 더욱 다양한 콘텐츠와 대체 불가능한 소비자 경험을 위해 경쟁이 치열할 예정이다.

차세대 마케팅 리더 콘텐츠 3팀 이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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