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브리그, 프로 야구의 한 시즌이 끝나고 다음 시즌이 시작하기 전까지의 기간. 계약 갱신이나 트레이드가 이루어지는 기간으로 스토브를 둘러싸고 팬들이 평판 한다는 데서 생긴 말이다. (네이버 국어사전) 봄부터 시작된 2021 한국프로야구(KBO)가 막을 내리고 올겨울 FA(프리에이전트)로 야구계가 다시 뜨거워졌다.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

특히나 올해는 예상치 못한 선수들의 이적이 빈번해서 더 큰 화제를 낳았다. 시작은 삼성 라이온즈에서 LG 트윈즈로 이적한 박해민 선수(31). 박해민은 삼성이 제시한 4년 50억 원 대신 LG가 제시한 60억 원을 선택했다. 박해민의 LG 이적은 많은 삼성 라이온즈 팬들에게 충격을 안겨주었다. 일명 삼성의 왕조 시절부터 암흑기까지 함께 해오며, 작년과 올해 팀의 주장을 맡아 ‘박캡틴’, ‘햄장님’등의 별칭을 얻을 정도로 팬들에게 인기가 많았던 박해민이기 때문이다. 특히나 팬들은 박해민이 정식선수가 아닌 신고선수로 KBO 리그에 입성했고, 삼성의 프랜차이즈 선수가 된 지금까지의 순간에는 항상 삼성 라이온즈와 팬들이 있었기 때문에 박해민이 FA 시장에 들어갔을 때도 이적할 것이라는 큰 걱정을 하지 않았기에 더 충격이 컸다. 다음은 두산에서 NC로 이적한 박건우 선수(31)다. 박건우는 NC와 6년 100억 원에 계약하며 KBO 역대 6호 100억 원 클럽에 등재되었다. 두산 베어스의 수많은 여성 팬들을 끌어모았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두산의 프랜차이즈 선수였기 때문에 박건우 또한 NC 이적으로 많은 두산 팬들에게 충격을 안겨주었다. 또한, 박건우 역시 두산 베어스에서 데뷔했고 13년째 함께해왔기에 팬들은 박건우가 타 팀으로 이적할 것이라는 생각은 못 했을 것이다. 마지막은 롯데에서 NC로 이적한 손아섭 선수(33). 부산에서 출생하여 지금까지 롯데 자이언츠의 프랜차이즈 선수였던 손아섭은 이번 FA를 통해 4년 60억 원에 NC로 이적했다. 손아섭의 이적으로 원소속팀인 롯데 자이언츠 팬들은 손아섭뿐만 아니라 구단에도 큰 분노를 쏟아냈다. 지난 28일, 창원 NC파크에는 손아섭을 향한 근조화환이 세워져 있었다. 그것에는 “가도 하필 거길 가?”, “부산의 수치 배신자 손통수”의 문구가 적혔다.

지금 이 상황에 대해서는 많은 야구팬들의 의견이 분분한 상태이다. 한쪽에서는 ‘선수는 돈 보고 따라간다. 많은 돈을 요구하는 팀에 가는 것이 당연한 것’, 다른 한쪽에서는 ‘자기가 그 자리에 올라갈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구단과 팬. 돈을 위해서 수많은 팬을 버리나?’. 이 상황으로 인해 2년 전 FA 시장에 있었던 롯데의 전준우 선수(35 )가 다시 회자되고 있다. 꾸준함의 대명사인 전준우는 4년 34억 원으로 소속팀인 롯데에 잔류를 선택했다. 현재 팬들에게 일명 ‘호구’라고도 불릴 정도로 적은 금액에 계약했다. 타 FA 선수와 비교하면 자기 역량에 비해서 헐값에 계약했기 때문이다.

이렇게 타팀으로 이적한 선수들은 자신의 SNS에 팬들에게 장문의 편지를 남겼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팬들의 반응은 냉담했다. 마지막 FA 선수인 롯데의 정훈(35)이 롯데와 재계약을 하면서 FA시장은 문을 닫았다. 올해의 스토브리그는 이제 막을 내렸지만 벌써부터 팬들은 내년의 FA 시장에 대한 높은 기대를 가지고 있다. 최고의 관심사는 NC의 양의지(34) 그리고 삼성의 구자욱(28). 팬들의 바람대로 잔류를 선택할지, 그 바람을 뒤로하고 이적을 선택할지, 스토브리그는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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