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통 트인 방역수칙과 늘어나는 확진자 수
‘위드 코로나’에 소외된 의료진

우리는 지난 11월 1일부터 '위드 코로나'에 들어갔다. 단계적 일상회복이 이루어지며 방역수칙에도 변화가 일어났다. 음식점이나 카페 이용은 백신 접종자 구분 없이 수도권은 10명, 비수도권은 12명까지 모임이 허용되고 있으며 시간제한 역시 없어졌다. 이전 방역수칙에 제한이 걸렸던 거의 모든 부분들은 11월 이후 코로나 이전 우리의 일상을 되찾아가는 듯하다.

일상회복에 들어간 사람들... 모임, 집회, 여행객 증가

하지만 숨통이 트이며 방역 수칙을 지키고자 하는 마음도 같이 풀어진 듯하다. 11월 완화된 방역수칙을 앞두고 지난 10월 30일 이태원은 핼러윈 데이로 사람들이 붐볐다. 당일 신규 확진자 수는 2000명을 넘어섰다.

골목 곳곳에선 영화 속 복장을 한 시민들이 음식점에 들어가기 위해 줄을 서거나 길거리를 돌아다녔다. 단계적 일상회복을 앞두고 이미 '위드 코로나' 진행되고 있는 모습이었다. 뿐만 아니라 마스크를 제대로 착용하지 않은 사람들도 적지 않았다. 이에 방역 당국은 감염 확산 위험을 언급하며 모임 자제를 거듭 당부했지만 지켜지지 않았다.

단계적 일상회복 이후 첫 주말인 지난 6일, 광화문 등 도심에서는 집회가 열렸다. 총 3000여 명 규모의 20여 개 단체가 집회를 열겠다고 신고한 가운데 실제로 신고 인원의 절반 이상이 이날 점심 무렵 도심에 자리를 잡았다. 천만인 무죄 석방본부는 중구 태평로 일대에서 약 1200여 명이 운집한 가운데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무효와 석방을 주장했다. 이외에도 보수 성향 단체 등 200여 명이 종로구와 중구 도심 일대에서 집회 시위를 벌였다.

코로나의 영향으로 잃었던 활기가 공항에도 돌기 시작했다. 7일 국토교통부 항공정보포털에 따르면 지난달 사이판으로 출국한 비행기 탑승객은 2000여 명을 넘어섰으며 이는 9월보다 130% 증가한 규모로 알려졌다. 해당 수치는 정부의 단계적 일상회복 정책과 연말연초 겨울 휴가 등과 겹치며 더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사이판 이외에도 현재 괌과 발리, 대만, 싱가폴 등이 트래블버블(여행안전권역) 국가로 지정돼 있다.

의료진들은 일상 되찾지 못해... 지난주 확진자 평균 2000명 넘어

반면 사람들의 일상이 자리를 되찾아가듯 의료진들도 일상을 되찾고자 했던 마음은 무너졌다. 특히 위드 코로나 시행 이후인 지난주 확진자 평균은 2133명을 기록했으며 감염재생산지수는 7월 중순 이후 최고치다. 이에 업무량 과중으로 일자리를 떠나는 의료진들도 적지 않다. 또 떠나간 빈자리로 남은 의료진들은 인력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한편 류근혁 중대본 제1총괄조정관은 "비상 상황까지도 염두에 두면서 의료대응 역량을 선제적으로 보강하겠다"며 "하루 7000명의 확진자가 나오더라도 대응이 가능하도록, 수도권 지역에 병상확보 행정명령을 발동한다. 상황에 따라 하루 1만 명의 환자 감당할 수준까지 병상을 확충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로도 부족한 인력에 일상회복은 꿈도 꾸지 못하는 의료진들이 앞으로 늘어나는 병상을 감당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우리는 항상 일상을 되찾길 바라왔지만, 그 일상이 누구의 희생으로 이뤄진 것인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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