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 직원 처우 개선을 요구하는 트럭 시위 진행
“도망치고 싶었다”, 과한 이벤트로 업무 과중에 인력난까지

지난 7일 스타벅스커피 코리아 직원들(파트너)이 처우 개선을 요구하는 트럭 시위를 진행했다. 스타벅스가 1999년 국내에 진출한 이후 22년 만에 노동조합이 없는 스타벅스에서 매장 직원들을 중심으로 단체행동이 이루어진 것은 처음이다.

트럭 시위는 이틀간 서울 강북과 강남 권역을 다니며 전광판의 메시지를 통해 스타벅스 직원들의 고충과 요구사항을 알렸다. 전광판에는 “현장 파트너들의 고객 서비스 가치에 맞는 임금을 지급하라”, “과도한 판촉 비용 감축하고 인사 비용 강화하여 인력난 개선하라” 등 매장 직원들의 노동환경 개선과 요구사항 위주의 메시지를 담았다.

그동안 스타벅스 직원들은 수시로 열리는 이벤트로 인한 과도한 업무에 불만을 제기했었다. 특히 지난달 28일 스타벅스 50주년 기념으로 진행된 다회용 컵(리유저블컵) 무료제공 이벤트 당시 일부 매장에서는 대기 음료가 650잔까지 늘고 스타벅스 전용 사이렌 오더 앱은 7,000여 명 이상의 동시 접속자가 몰리는 등 주문 폭주로 인한 엄청난 노동 강도에도 불구하고 추가적인 인력보강이나 보상이 없었다는 점이 직접적인 계기가 되었다.

파트너들은 “5평도 안 되는 직원 휴게공간에서 교대 인원이 부족해 매일 대걸레 옆에서 밥을 먹는다”라며 토로했다. 또한, 매출과 매장 수가 빠르게 늘어나는 것에 비해 몇 년간 부족한 현장 인원으로 파트너들을 소모품으로 취급한 것을 인정하고 인력난을 해소할 방안과 경력에 따른 임금제도의 개선 등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실행할 것을 촉구했다.

지난 5일 송호섭 스타벅스커피 코리아 대표는 사내 메일을 통해 “이번 행사 중 준비과정의 소홀함으로 파트너에게 과중함과 큰 부담을 드린 점 사과드린다”라며 “이번 기회를 통해 파트너 의견을 경청해 이를 반영하기 위한 프로세스를 점검할 것”이라고 밝혔다. 추가로 행복협의회를 열어 잦은 프로모션, 처우 임금 개선, 인력 부족, 업무 과중 등 직원들의 의견을 수렴하여 개선방안을 마련할 것을 약속했다.

한편 이번 스타벅스 직원들의 트럭 시위에 민주노총은 노동조합 결성에 손을 내밀었지만, 스타벅스 트럭 시위 주최 측은 “민주노총은 트럭 시위와 교섭을 시도하지 말라”며 완강하게 선을 그었다. 이어 “스타벅스코리아는 노조 없이 22년간 파트너에게 애사심과 자긍심을 심어준 기업”이라 말하며 “트럭 시위를 당신들의 이익 추구를 이해 이용 및 변질시키지 말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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