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경제’가 한 때 전세계를 휘어잡을 만큼 뜨거웠던 시절이 있다. ‘우버’, ‘에어비앤비’ 등 공유경제를 바탕으로 한 기업들이 사람들로부터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고, 이에 경제 신문은 매일 같이 공유경제의 혁신성을 찬양하였다. 그러나 공유경제의 미래가 마냥 밝아 보이지만은 않았다. 기계의 등장으로 노동자들이 ‘러다이트 운동’을 일으켰듯, 공유경제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등장 역시 기존 산업 종사자들로부터 많은 반발을 가져왔다. ‘타다’, ‘카풀’ 서비스에 대한 논란이 대표적이다. 우리나라의 공유모빌리티 서비스가 택시 업계와 큰 충돌을 빚으며 온 국민의 관심을 집중시켰고, 결국 ‘타다’는 머지 않아 막을 내렸다.

출처 : Curbed LA
출처 : Curbed LA

그러나 공유경제를 우리 사회에서 잊히게 한 주범은 바로 ‘코로나19’일 것이다. 코로나19는 사람들 간의 접촉을 차단하였는데, 사람들 간 제품과 서비스를 공유하는 공유경제에게 치명타가 아닐 수 없었다. 실제로 2020년 코로나19 발발 이후, 우버의 매출이 대폭 감소하고 에어비앤비는 수요 감소에 대응하여 인력을 대폭 감축하였다. 코로나19가 ‘언택트’, ‘홈OO’의 붐을 일으키면서 우리의 트렌드는 비대면에 초점을 맞춰 바뀌었고, 그렇게 공유경제는 구시대의 유물로 변해가는 듯했다.

그러나 공유경제가 정말로 지나간 흐름일까?

그렇지 않다. 코로나19로 인해 공유경제 산업이 왕성하지는 못했지만, 공유경제는 우리에게 새로운 키워드를 던지고 갔다. 그리고 이것들은 코로나19 시대에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어내고 있다.

첫번째는 바로 ‘긱 이코노미(Gig economy)’이다.

긱 이코노미는 기업들이 필요에 따라 계약직 혹은 임시직으로 고용하는 경향이 커지는 경제상황을 일컫는 용어이다. 공유경제가 긱 이코노미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을 만큼 이 둘은 무척 관련이 깊다. 공유경제 플랫폼 종사자, 특히 ‘우버’의 운전기사와 같은 모빌리티 산업이 긱 이코노미 노동의 효용성을 가장 잘 보여준 사례이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시대로 접어들며, 비정규 프리랜서 노동 시장을 의미하는 긱 이코노미가 점점 많은 기업에서 활성화되고 있다. 일례로, 배달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면서 배달 노동에 대한 수요도 증가하였는데, 여기에 긱 이코노미가 활용된다. ‘배민 라이더스’와 같은 배달 업체 종사자들은 모두 긱 노동자들이다. 노동자 측의 수요도 상당하다. “N잡러”라는 신조어가 보여주듯 긱 이코노미는 자유로운 시간활용으로 부수적 수입을 얻기에 매우 용이하기 때문이다. 단순히 기업 측에서의 편의와 필요로 생긴 노동시장이 아니라, 양 쪽 모두에게 이득을 주는 노동 방식으로써 계속하여 성장하고 있다.

출처 : 배달의민족 홈페이지
출처 : 배달의민족 홈페이지

두번째는 판매자와 구매자의 경계가 모호해진다는 점이다.

공유경제는 내가 쓰지 않는 것을 빌려주고, 나 역시 필요한 만큼 빌려씀으로써 자원을 절약하자는 취지에서 출발하였다. 공유경제의 대표 기업 중 하나인 에어비앤비는 평소 남는 방이나 쓰지 않는 공간을 다른 사람에게 공간 이용료를 받고 빌려주는 서비스이다. 이 때 공간 이용료를 받는 호스트(임대인)는 숙박업소를 운영하는 기업체가 아니다. 오히려 ‘가계’에 가깝다. 이처럼 공유경제를 통해, 소비자들은 판매자가 될 수 있다. 이제는 더이상 기업이 생산하고, 가계가 구입하는 전통적인 구조가 아니다. 큰 자본이 없더라도, 공장을 갖고 있지 않더라도, 누구든지 원한다면 판매자가 될 수 있는 것이다.

대표적인 예시로는 전문가 매칭 플랫폼 ‘숨고’, 중고거래 플랫폼 ‘당근마켓’ 그리고 ‘네이버 스마트스토어’가 있다. 모두 사람들로 하여금 나의 제품 및 서비스를 쉽게 판매할 수 있도록 하는 욕구를 정확히 충족시킨다. 특히 네이버 스마트 스토어는 온라인 쇼핑몰 개설, 유통 서비스 등을 자체적으로 해결해주므로, 판매자의 초기 자본을 최대한 줄임으로써 위험 부담을 낮춘다. 코로나19로 온라인 쇼핑, 그리고 무점포무재고 사업이 각광을 받게 되었다. 이는 네이버 스마트 스토어가 더더욱 주목 받으며 판매자, 구매자 모두의 입장에서 이용을 늘리는 데 크게 기여하였다.

출처 : 당근마켓 홈페이지
출처 : 당근마켓 홈페이지

코로나19로 인해, 기존 대면 시장이 큰 비중을 차지하던 교육 산업도 변화를 꿰었다. 어쩔 수 없는 언택트 사회는 자연스럽게 비대면, 온라인 강의로 이어졌다. 온라인 강의 산업이 활성화 된 것이 대면 강의가 불가능해서만은 아니다. 사람들이 집에 있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여가 시간에 무언가를 배워보려는 욕구 또한 증가했기 때문이다. 더불어 사람들은 더이상 정보의 수용자가 아닌, 정보의 생산자로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숨고’, ‘크몽’, ‘유튜브’, ‘에어클래스’와 같은 서비스는 ‘누구나 정보의 생산자가 될 수 있다’는 비전을 바탕으로 한다. 많은 방면에서 점점 판매자와 구매자의 경계는 사라지고 있다.

이처럼 공유경제는 사라지지 않았다. 오히려 우리 삶 많은 영역에서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앞으로 경제 트렌드의 변화가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 그 귀추가 더욱 주목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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