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펀(fun) 마케팅 이란?

펀(fun) 마케팅은 재미에 중점을 둔 마케팅이다. 고객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하는 동시에 브랜드 이미지를 제고하는 하나의 방법인 것이다. 이렇게 재미를 추구하는 펀 마케팅은 최근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수많은 플랫폼을 통해 콘텐츠가 쏟아지는 시대이기에,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을 재미있는 방법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가격 대비 재미를 따지는 '가잼비'라는 신조어가 탄생할 정도로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유쾌하고 즐거운 경험이 중요하게 여겨지고 있다.

◇ 뮤지컬과 당근마켓의 하모니, "당근이세요?"

최근 제일기획은 유튜브 채널을 통해 당근마켓 광고 시리즈를 공개했다. 작년 한 해 동안 급격한 성장을 이루며 일상 속의 다양한 에피소드를 생성한 당근마켓 사용자들의 사례를 활용하여 광고 영상을 제작한 것이다.

동네에서의 중고거래를 지향하는 당근마켓 특성상 직거래를 통해 거래가 이루어지는 경우가 대다수다. 약속 장소에서의 인파들 속에서 자신의 거래 상대를 찾는 일은 쉬운 일만은 아니다. 수줍게 다가가서 "당근이세요?"라고 묻는 것은 이제 하나의 '밈(meme)'을 넘어 당근마켓 브랜드의 상징과도 같은 말이 되었다. 제일기획은 어색함을 뚫고 "당근이세요?"라고 물어야 하는 중고 직거래의 설레면서도 떨리는 순간을 뮤지컬을 통해 표현하며 재치 있는 광고를 만들어냈다.

광고는 두 남성의 뮤지컬 독백을 통해 시작된다. "그래, 오직 당신뿐이야", "이 밤 여기에 서 있을 사람", "혹시 아니면 어떡하나", "하늘이여 내게 용기를 줘"라고 외치는 두 남성의 절절한 노래는 보는 이들의 웃음을 유발한다. 이내 장면은 뮤지컬 속이 아닌 평범한 장면으로 전환된다. "당근이세요?"라고 물으며 물건을 주고받는 두 사람의 모습은 당근마켓만의 직거래 상황을 잘 표현하는 엔딩으로 웃음과 공감을 샀다.

제일기획 매거진 홈페이지의 소개에 따르면 이 광고는 거래 물건이 무엇인지도 모른 상태로 아내의 부탁을 듣고 직거래 현장에 나온 '남편들의 거래' 에피소드를 패러디한 것이라고 한다. 자신이 가지고 가는 포장된 물건이 무엇인지, 백팩을 메고 온다는 상대방은 어디에 있는지도 모른 상태로 약속 장소에 도착한 복잡한 심경을 뮤지컬로 풀어내며 극적인 재미를 준 것이다.

다른 광고는 본인의 옷 색깔을 알려주며 약속 장소에서 서로를 알아보는 당근 직거래만의 묘미를 담았다. 직거래를 할 때면 비슷한 인상착의의 사람들이 유난히 많아 보이지만, 신기하게도 나와 거래 할 사람은 귀신같이 알아차리는 신기한 경험을 고스란히 녹여냈다. "까만 옷을 입고 온다고 했죠", "온 세상이 다 그대처럼 보여", "눈빛만 봐도 바로 알 수가 있어"라고 노래하는 여주인공의 솔로 곡은 웃음을 자아낸다.

이렇게 실제 당근마켓 사용자들의 유명한 에피소드와 생생한 감정을 뮤지컬을 통해 풀어낸 제일기획의 당근마켓 캠페인 광고는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당근마켓 직거래만의 감정을 잘 담아내어 큰 공감을 주는 동시에 즐거움을 선사했기 때문이다.

◇ 옥외광고로 이어지는 당근마켓 캠페인

제일기획의 당근마켓 캠페인은 여기서 멈추지 않고 옥외광고까지 섭렵했다. 제일기획 매거진 홈페이지에 따르면 버스 정류장 광고는 서울 전역, 수도권에서 세종시까지 총 183개의 동, 약 450개의 소재로 광고했다고 한다. 동네에서의 거래라는 당근마켓의 방향성에 맞추어 동네 맞춤으로 제작된 버스장 광고는 '한남동도 당근이세요?', '신사동도 당근이세요?'라는 문구를 담고 있다.

소비자들에게 웃음을 주며 브랜드 이미지를 각인시키는 펀 마케팅, 영상광고부터 옥외광고까지 이어지는 제일기획의 당근마켓 캠페인을 통해 ‘즐거운 경험’의 확장은 계속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