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 용품 산업 규모를 넘어선 반려동물 시장 규모
올해 6조 원을 훌쩍 넘어설 전망

반려동물 인구가 1,500만명에 달하는 현재  펫코노미​라는 신조어가 생길만큼 반려동물 관련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 출처 기획재정부
반려동물 인구가 1,500만명에 달하는 현재 펫코노미​라는 신조어가 생길만큼 반려동물 관련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 출처 기획재정부

코로나 사태 이후 반려동물과 함께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펫코노미(반려동물 관련 시장)’가 급성장하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구는 전체 가구의 26.4%, 인구로는 1500만명에 달한다. 
1~2인 가구 증가와 라이프스타일의 변화, 저출생과 고령화의 영향으로 반려동물을 키우는 반려인이 계속 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영향도 반려동물 가구를 증가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 팬데믹(세계적 유행)으로 집에 있는 시간이 늘면서 전 세계 공통적으로 반려동물 입양이 늘어났고 미국에서는 ‘팬데믹 퍼피’, ‘팬데믹 펫’ 등의 신조어가 생겼을 정도다.
반려동물로 인한 경제활동을 뜻하는 펫코노미(pet+economy), 반려동물을 가족처럼 여기는 펫팸족(pet+family), 맞벌이 부부가 아이 대신 반려동물만 기르는 ‘딩펫족’(딩크족+pet) 등 관련 신조어도 잇따른다. 

반려동물을 자식처럼 여기고 가족의 일원으로 생각하는 ‘펫 휴머니제이션(pet humanization)’ 트렌드가 맞물리면서 펫코노미 시장도 급팽창하고 있다.

반려동물의 건강 관련 제품 매출이 눈에 띄게 성장했다. CJ오쇼핑에 따르면 지난해 반려동물 상품 매출은 전년 대비 52% 증가했고, 슬개골 탈구를 예방하는 반려동물 전용 매트 매출은 6배 늘었다. 롯데홈쇼핑에선 지난해 반려견 관절 매트, 산책 보조 기구 등이 전년 대비 63% 늘었다. 

그 결과 2012년 9천억 원이던 국내 반려동물 시장 규모는 지난해 5조8천억 원으로 확대됐고, 올해는 6조 원을 훌쩍 넘어설 전망이다. 한국의 반려동물 산업 규모는 이미 육아 용품 산업 규모를 넘어섰다.  지난해 4조 원대를 기록한 국내 유아용품 시장 규모를 크게 앞지른다.

반려견용 미용실과 수영장은 물론이고. 고가 브랜드의 의류와 명품 가방, 사회생활을 가르치는 유치원까지 없는게 없다.
마치 자기 자신에게 소비를 하듯 반려견을 위해선 지출을 아끼지 않는 소비자, 바로 '펫미족'을 겨냥한 상품들이다.

반려동물 산업의 트렌드와 주목할 기업들을 살펴봤다.

 

펫가전  

반려동물 관련 기능을 추가하거나
전용 브랜드를 만들어 펫코노미 시장 공략

가전업계가 기존 제품에 반려동물 관련 기능을 추가한 제품을 출시하거나 반려동물 전용 브랜드를 만드는 등 ‘펫코노미’(Pet+Economy) 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 청소기, 세탁·건조기는 기본이고 자동급식기와 급수기에 반려동물 감정 통역기까지 선보이고 있다.

무선청소기에 반려동물 털 전용 노즐을 더한 Well Q7 펫. 출처 일렉트로룩스
무선청소기에 반려동물 털 전용 노즐을 더한 Well Q7 펫. 출처 일렉트로룩스

일렉트로룩스가 지난 1일 출시한 ‘Well Q7 펫’은 반려동물 털 전용 청소기를 찾는 소비자들을 위해 기존 무선청소기에 유럽 펫 케어 전문 노즐을 더했다. 이미 반려동물 산업이 활성화돼 있는 유럽에서 먼저 인정받은 제품이다. 32개의 미세 강모 브러시가 나선형으로 돌아가며 침구 속에 박혀있는 털까지 털어내며 흡입한다. 나선형 싸이클론 먼지 흡입방식과 파워모터로 털먼지를 99% 흡입해 제거하고 흡입한 털은 5단계 필터 시스템으로 일반 먼지는 물론 초미세먼지까지 날림 없이 99.99% 걸러내 쾌적한 실내환경을 만든다.

LG전자는 지난 2월 세탁·건조기에 펫 케어 기능을 적용했다. 펫케어 기능을 갖춘 세탁코스와 건조코스를 활용하면 반려동물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대표적 원인 물질인 알레르겐을 제거한다. 일본 알레르겐 전문 시험기관의 실험 결과 의류에 남은 개와 고양이 알레르겐이 99.99% 줄어들었다. 펫 케어 세탁코스는 옷에 묻은 반려동물의 배변이나 진흙 등 생활얼룩을 제거하며 펫 케어 건조코스는 반려동물 체취와 배변 냄새를 탁월하게 없앤다.

국내 펫 케어 관련 시장이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가전업계도 이에 편승해 다양한 펫 가전을 내놓으며 펫팸족의 눈길을 사로잡는데 주력하고 있다.

 

펫푸드
프리미엄·휴먼그레이드가 대세

펫 푸드 시장에서는 반려동물을 인간과 같이 하나의 동등한 인격체로 보는 ‘펫 휴머니제이션’ 현상이 가속화하면서 프리미엄 사료가 각광받고 있다. 반려인들이 반려동물의 건강 관리에도 관심을 쏟으면서 천연·유기농 재료를 사용한 자연식 사료, 사람이 먹어도 될 만한 품질의 재료와 공정을 활용한 휴먼그레이드 사료 등의 수요가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한국에서는 동원F&B ‘뉴트리플랜’, 하림펫푸드 ‘더리얼’, 한국야쿠르트 ‘잇츠온펫츠’, KGC인삼공사 ‘지니펫’ 등 식품 기업들이 반려동물 전문 브랜드를 내걸고 신사업으로 펫 푸드 시장에 진출한 상태다. 휴먼그레이드 사료를 원하는 반려인들의 눈높이에 맞춰 한국 기업들도 프리미엄 사료에 집중하고 있다.

주목할 점은 이들 기업이 자사의 시그니처 재료를 사료에 사용했다는 것이다. 한국야쿠르트는 유산균, KGC인삼공사는 6년근 홍삼, 동원F&B는 참치, 하림은 닭고기를 원료로 사용하고 있다. 하림펫푸드는 재료만 휴먼그레이드를 지향하는 것이 아니라 제조 공정과 설비까지 일반 식품 수준으로 구축하고 제과 업체에서 사용하는 설비를 사용하고 있다.

생돼지고기를 넣은 반려견 사료인 '더리얼 그레인프리 돼지고기'를 출시힌 하림. 출처 하림
생돼지고기를 넣은 반려견 사료인 '더리얼 그레인프리 돼지고기'를 출시힌 하림. 출처 하림

하림펫푸드 더리얼은 100% 휴먼그레이드 원료, 합성보존료 0%를 원칙으로 펫휴머니제이션(인간화 현상) 트렌드를 주도하는 선두 브랜드다. 사람이 먹는 식재료만을 사용한다는 특징을 가진 제품이다.
2017년 최고급 원료를 사용해 사람이 먹어도 되는 수준의 안전성, 신선함, 균형잡힌 영양 등을 구현한 휴먼그레이드 사료를 국내 최초로 출시한 하림펫푸드는 지난해 2019년 대비 2배 매출로 급성장했다.

 

발 빠르게 이커머스로 눈을 돌린 기업

동원 F&B

펫 전문 몰 '츄츄닷컴'을 오픈한 동원 F&B. 출처 츄츄닷컴
펫 전문 몰 '츄츄닷컴'을 오픈한 동원 F&B. 출처 츄츄닷컴

시장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이커머스로 눈을 돌린 기업도 있다. 동원F&B는 2020년 5월 펫 전문 온라인몰 ‘츄츄닷컴’을 열었다. 동원F&B는 츄츄닷컴에서 반려견과 반려묘를 위한 사료와 간식부터 장난감, 이··미용품 등 다양한 펫 관련 용품을 판매하고 있다.

정기적으로 구매하길 원하는 제품은 구독 서비스를 통해 정기 배송으로 받아 볼 수 있다. 이러한 판로 개척과 경쟁력 있는 신제품 출시 등을 바탕으로 동원F&B의 펫 푸드 매출 규모는 2020년 기준 300억원 규모로 전년 대비 50% 이상 성장했다.

동원F&B가 펫 전문 몰을 오픈한 이유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비대면 소비가 확산되면서 전 세계적으로 반려동물 시장의 온라인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유러모니터에 따르면 세계 최대 규모인 미국 반려동물 시장에서 이커머스 비율은 2005년 1.2%에 불과했지만 2019년 20.5%로 상승했다. 2024년에는 이커머스 비율이 32.7%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려동물 시장의 아마존,

헬스 케어 시장까지 진출하여 신성장 동력을 이어가는 '츄이'

코로나19로 반려동물 용품의 온라인 구매가 늘면서 수혜를 보는 대표적인 업체는 미국의 반려동물 전문 온라인 쇼핑몰 1위인 ‘츄이(Chewy)’다. 츄이는 사료·간식·의류·장난감·비타민 등 반려동물에 필요한 모든 것을 판매하면서 반려동물 카테고리에서 아마존보다도 높은 시장점유율을 확보하고 있어 ‘반려동물 시장의 아마존’으로 불린다.

반려동물 시장의 아마존으로 불리는 미국의 츄이. 출처 츄이
반려동물 시장의 아마존으로 불리는 미국의 츄이. 출처 츄이

츄이는 ‘오토십(Autoship)’이라는 정기 배송 프로그램으로 안정적인 매출 성장을 이어 가고 있다. 2018년부터는 반려동물 헬스 케어 시장에 진출해 처방약 비즈니스를 신성장 동력으로 키우고 있다.

츄츄닷컴도 츄이와 같이 반려인들의 불편함과 고민을 함께 나누며 더불어 성장할 수 있는 공간으로 기획할 것이라고 한다.

미국의 선도 업체를 따라가는 동원 F&B와 같이 다른 국산 기업들도 믿을 수 있는 다양한 펫용품을 제공함과 동시에 플러스 요인을 추가해야할 것이다. 예를 들면 반려인들과 활발히 소통하는 반려동물 종합 커뮤니티로 성장하려는 노력이 한 예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저작권자 © 소비자평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