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하진 않지만 진심을 담은 박카스의 감성마케팅

▲동아제약 박카스는 피로에 지친 이들에게 활력을 불어넣어준다는 점을 강조하여 다른 제품과 차별화를 이루었다. 사진=박카스 홈페이지(http://www.bacchusd.com)

동아제약 박카스는 반세기 넘게 기능성 드링크제 시장에서 부동의 1위를 달리고 있는 제품으로 한국에서 박카스를 모르는 사람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이다. 

박카스는 지난해 국내 매출 2009억 원을 기록했으며 제약업체가 단일 제품으로 국내에서 연 매출 2000억 원을 넘긴 것은 박카스가 처음이다. 동아제약에 따르면 지난해 박카스D(약국판매용)는 1506억원, 박카스F(편의점판매용)는 503억 원어치가 각각 팔렸다. 지난해까지 박카스의 누적매출액은 4조2000억 원으로 총 192억 병이 팔려 나갔다. 동아제약 관계자는 "그동안 팔린 박카스 병을 눕혀 놓고 길이를 재면 지구를 57바퀴를 돌고도 남는다"고 말했다.  

이렇게 박카스가 오랜시간 많은 사랑을 받은 이유에는 제품 자체의 우수성도 있지만, 제품 이상의 브랜드가치를 위해 꾸준히 진행해 온 마케팅과 광고의 역할도 빼놓을 수 없다. 온에어와 동시에 늘 이슈가 되었던 박카스의 역대 감성 광고들은 수많은 유행어를 만들며 각종 매체에서 패러디 되었다. 특히,  '그 날의 피로는 그 날 푼다', '꼭 가고 싶습니다', '지킬 것은 지킨다' 등의 카피 문구는 지금도 사람들의 입에 회자 될 만큼 큰 반향을 불러 일으켰고 본격적인 TV광고를 시작한 1993년부터 지금까지 10년이 넘는 시간동안 꾸준히 감성마케팅 성공사례로 꼽히고 있다.

박카스는 타사 제품의 일반적인 마케팅 전략과는 달리 유명 연예인을 기용하지 않고, 그 시대상에 맞는 평범한 사람들의 평범한 이야기를 소재로 하여 많은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특히, '대한민국에서 불효자로 산다는 것' 광고 영상은 네티즌들의 눈물샘을 자극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타켓을 변화시켜 전 세대를 아우르는 '국민 자양강장제'로 자리잡는 데 성공했다. 1990년대 초반까지 40대 이상의 장년층을 위한 의약품 혹은 자양강장제로 포지셔닝되었던 박카스는 '젊음, 지킬 것은 지킨다'라는 유명한 캐치프레이지를 내세워 매출 정체를 해소함과 동시에 젊고 건전한 브랜드 이미지로 탈바꿈했다.   

일반적으로 제약제품은 필요에 의존하여 구매가 이루어지기 때문에 얼마나 자사의 제품이 뛰어난가를 알리는 데 집중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박카스는 제품의 특성인 '자양강장'에 집중, '회복'이라는 브랜드 가치를 일관적으로 소구하여 효과적인 브랜딩에 성공한 케이스다. 단순히 '우리 제품에는 타우린을 얼마만큼 함유하고 있다', '우리 제품을 마시면 피로가 회복된다'와 같은 일차원적인 선전광고보다는, 감정, 공감, 관계의 회복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며 '회복'의 중요성을 어필하는 등 제품의 성능보다는 제품의 가치에 집중했다. '엄마,김 어딨어?' '엄마, 이거 봤어?' '엄마, 내 로션 어딨어?' 등 하루 종일 엄마만 찾는 딸과, 딸과의 대화를 기대하다 실망한 '투명 아빠'를 담은 '대화 회복 편' 은 부녀간의 소통부재를 다룬 '대화회복' 영상광고가 그 대표적인 예이다. 


이와 같이 일관된 브랜드 가치를 고집하며 시대적인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광고 전략으로 박카스는 명실상부 국민 피로회복제로서의 입지를 확고히 다졌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진심을 담은 광고로 끊임없이 소비자와 소통해온 박카스. 박카스의 광고가 또 한번 국민들의 피로를 풀어주고 힘이 될 지 다음 행보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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