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 2019.11.18 월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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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이가 된 ‘카피캣’… 텐센트의 무시무시한 행보‘짝퉁 넥슨’으로 비웃음 받던 텐센트, 넥슨 주인 자리 넘보다

넥슨 인수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텐센트 / 출처: Tencent

‘짝퉁 게임’ 업체로 비아냥 받고, 한때 국내 기업의 인수 목록에 올랐던 텐센트가 국내 1위 게임업체 넥슨을 인수할 강력한 후보로 부상하고 있다. 게임 업계에서는 본래 넥슨 인수 후보인 넷마블과 카카오, 국내 사모펀드 MBK파트너스 간의 삼파전을 예상했다. 그러나 막대한 자금력을 보유한 텐센트의 출현으로 입찰 의향을 밝힌 업체들은 서로 컨소시엄 형태의 합종연횡을 이룰 수밖에 없게 됐다. 이미 카카오의 2대 주주이자, 넷마블의 3대 주주인 텐센트는 존재감만으로 게임 업체 내에 경계심을 불러일으키게 됐으며, 그 영향력은 점차 세계적으로 뻗어 나가고 있는 추세이다. 격세지감을 주는 세계 최대 게임 개발·유통사로 발전한 텐센트의 성공 비결은 과연 무엇인가?

텐센트의 회장 마화텅(馬化騰, Pony Ma)은 ‘창조적 모방’을 성공의 핵심 요인으로 꼽고 있다. ‘창조적 모방’의 첫 전략으로 마화텅과 동료들은 인터넷 메신저로 눈을 돌려 이스라엘 스타트업의 ‘ICQ(I Seek You)’와 미국의 온라인 업체 ‘AOL’의 ‘AOL 인스턴트 메신저’를 모방하기 시작했다. ‘OICQ(Open I Seek You)’로 ‘ICQ’와 유사한 기능을 갖춘 인터넷 메신저를 출시했고, 이후에 이는 중국의 전 국민 인터넷 메신저로 유명한 ‘QQ’로 발전하게 됐다.

카카오톡 등 해외 매신저 앱 모방을 기반으로 제작된 '위챗' / 출처: 9G 미니다큐 TMI

마화텅은 모방 전략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았다. 출시 3년 만에 사용자 1억 명을 돌파한 QQ는 뚜렷한 수익 모델이 없는 상황이었다. 마화텅은 부진한 수익 해결의 돌파구로 싸이월드의 ‘아바타 꾸미기’를 토대로 한 ‘QQ쇼’ 서비스를 출시해 막대한 수익을 올릴 수 있었다. 21세기에 들어서면서 메신저 시장이 모바일로 기울던 시기에 마화텅은 왓츠앱과 카카오톡 등 해외 메신저를 모방한 2011년 1월 ‘위챗(WeChat)’을 공개했다. 현재 ‘위챗’의 영향력은 모바일 메신저를 넘어 중국인의 삶 전체를 지배할 정도이다.

'왕자영요(左)'와 표절의 출처 '리그보으레전드(右)' / 출처: 텐센트 티미 스튜디오 & 라이엇게임즈

텐센트의 ‘모방 역사’는 게임 개발에서도 계속됐다. 텐센트는 국내 게임 ‘크레이지 아케이드 비엔비’를 베껴 ‘QQ탕’을 제작했다. 넥슨은 이에 대해 텐센트를 상대로 중국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지만 별다른 소득 없이 일단락됐고, 2019년 현재 텐센트는 넥슨을 인수할 강력 후보로 다시 돌아왔다. 2015년 텐센트에서 출시한 모바일 AOS 게임 ‘왕자영요(王者荣耀)’ 또한 라이엇게임즈의 ‘리그오브레전드’의 상당 부분을 차용해 제작했다. ‘왕자영요’는 2017년 중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가장 인기 있는 모바일 게임으로, 일간 실 사용자 수는 8000만 명을 넘으며, 누적 가입자 수는 2억 명이나 된다. 리그오브레전드를 표절했음에도 불구하고 2015년 라이엇게임즈를 자회사로 인수해 표절 의혹을 거론할 이유가 없어진 셈이다. 

이러한 텐센트의 비즈니스 전략과 성공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도 다수 있다. 중국 IT 거물 알리바바의 마윈은 텐센트에 “혁신은 없고 모조리 복제품뿐이다”라는 비판을 가하기도 했다. 실제로 텐센트가 모방하지 않고 자체 개발한 게임은 세계 시장을 목표로 했지만 연이어 실패했다. 마화텅은 자신의 모방 전략을 부정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더라도 사용자를 만족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그 방법이 모방이든 혁신이든 상관없다”라고 반박했다. 마화텅은 현재 성장 가능성이 높은 해외 게임에 투자하는 방향으로 사업을 진행하는 추세인데, ‘블리자드’, ‘PUBG’ 등 유명 게임 기업의 최대 주주로 텐센트가 자리 잡고 있거나 ‘라이엇게임즈’와 같이 자회사로 인수해, 결과적으로 텐센트의 손을 거치지 않은 게임 기업이 없을 정도이다.

세계 최대 게임 개발사가 된 텐센트의 모방 전략에 대해 해외 서비스의 장점을 파악해 중국 현지의 입맛에 맞게 빠르게 변형해낸 비즈니스 역량으로 봐야 한다는 주장도 적지 않다. 그러나 게임 업계 일각에서는 중국 기업이 국내 게임 업체를 인수해 한국 게임 산업 기술과 인력을 유출할 수 있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동규 기자  johnleeor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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