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의 감각마케팅...문화콘텐츠와 만나

이 영상은 조회수 1918만회를 기록하고 있다. (출처: 유튜브)

유튜브에 ‘슬라임 ASMR’ 이라는 제목의 영상이 인기 게시글에 게시되어 있다. 10분이 넘도록, 영상은 그저 슬라임이라는 장난감을 가지고 이리저리 주물럭거리며 노는 모습만을 보여준다. 영상에서 집중하는 것은 오로지 질척거리면서 사각거리는 특유의 슬라임에 관한 소리뿐이다. 이 단순한 영상의 구성은 현재 조회 수 1918만 회를 넘어간다.

 

-ASMR이란?

ASMR은 (Autonomous Sensory Meridian Response) 직역하면 자율감각 쾌락반응이다. 2007년 미국의 스테디헬스(Steady Health)라는 사이트에서 논의되기 시작한 개념이며 2010년 제니퍼 알렌(Jennifer Allen)이라는 인물이 ASMR이라는 용어를 처음 만들어 사용했다. 트리거(Trigger)가 되는 특정 자극을 통해 기분 좋게 소름 돋는 느낌을 뜻하는 팅글(Tingle)을 느끼는 현상을 바로 ASMR이라고 한다. 아직 학술적으로 정확하게 개념이 정립된 용어가 아니지만, KIST 바이오닉스연구단 김래현 박사에 따르면 ASMR은 엄밀히 말해 ‘나른한 쾌감’을 느끼는 현상을 뜻한다.

최근 이런 ASMR을 활용한 콘텐츠가 증가하고 있다. ASMR 콘텐츠를 가장 많이 접할 수 있는 곳은 유튜브 등 동영상 플랫폼이다. 국내에서는 지난 2013년 유튜버 미니유를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제작·소비되기 시작했고 페이스북 등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에서도 인기 있는 콘텐츠로 떠올랐다. 이는 마케팅과 접점을 이루며, 새로운 광고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풀무원의 ‘육개장칼국수 ASMR’

김풍의 육개장칼국수 ASMR.(출처: 풀무원 유튜브)

식품 기업 풀무원이 제작한 ‘김풍이 들려주는 육개장칼국수 ASMR…. 라면 먹고 갈래?’ 광고는 유튜브가 2017년 1분기 시청 지표를 종합적으로 집계해 선정한 국내 광고 톱10에서 1위를 차지했다. 해당 광고는 라면 봉지 소리, 파 써는 소리, 물 끓는 소리, 면발 흡입하는 소리, 국물 마시는 소리 등 모든 소리를 극대화시켜 청각을 중점적으로 자극한다. 유튜브는 “소리를 이용해 침샘을 자극했다”며 광고의 인기 요인을 분석했다. 풀무원 육칼은 광고 화제에 힘입어 지난해 매출 180억원을 기록했다. 칼국수라면 점유율은 36.5%로 이 시장에서 1위다.

 

-더페이스샵의 ‘닥터벨머 민감남녀 연구소 ASMR’

닥터벨머 민감남녀 연구소 ASMR. (출처: 더페이스샵 유튜브)

더페이스샵에서는 ASMR(Autonomous Sensory Meridian Response) 테스트라는 소재를 재미있게 활용하여 닥터벨머 민감남녀 연구소라는 광고를 공개했다. 깔끔하면서 유쾌해서 사람들에게 주목도가 매우 높았다. 자연주의를 지향하는 화장품 더페이스샵에서 순한 원료와 완심 처방을 통한 저자극 더마 코스메틱 브랜드인 '닥터벨머(Dr.Belmeur)를 출시했다.

순한 원료를 사용했기에 피부에 '자극이 적다'는 강점을 홍보하기 위해, 더페이스샵에서는 그 중에서도 'ASMR 테스트'와 신박한 아이디어와 '민감함'이라는 키워드를 찾아내어 조심스럽고 민감하지만 유머있는 광고를 만들어 냈다.

 

-경동제약의 ‘그날엔 ASMR’

아이유의 그날엔 ASMR. (출처: 경동제약)

올해는 경동제약이 진통제 ‘그날엔’ 광고에 ASMR을 사용했다. 아이유의 속삭이듯 위로하는 멘트와 함께 제품 개봉 소리가 섞여 있다. 취업준비생을 위로하듯 읊조리는 속삭이는 ‘취준생’ 편은 방영 3개월 만에 조회수 430만회를 돌파했고, 많은 패러디가 나올만큼 크나큰 인기를 끌었다.

 

-기존에 있던 감각마케팅...문화콘텐츠와 만난 것

광고업계 관계자는 “흔히 마케팅에선 오감만족 기법을 많이 사용한다. ASMR은 그중에서도 청각을 적극 이용한 것”이라며 “바로 옆에서 누군가 말하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켜 주목도와 몰입도를 높일 수 있는 방식”이라고 말했다.

실제 오감만족 기법을 사용하는 마케팅 용어는 감각마케팅으로, 감각마케팅이란 다섯 가지(시각, 청각, 후각, 촉각, 미각) 감각을 빛, 색, 소리, 냄새, 촉감 등의 기본적인 자극에 대한 감각기관의 즉각적 반응을 이용한 마케팅이다.

대표적인 후각 마케팅으로는 마트 입구 쪽 냄새가 잘 느껴지는 제과코너를 배치하여 입장하는 손님들의 식욕을 일으킨다. 신한은행, 기업은행, 우리은행 등 많은 금융 기업들의 CI로고는 파란색계통을 사용한다. 파란색은 믿음, 신용, 신뢰, 책임과 같이 긍정적인 이미지를 주기 때문에 이를 이용한 시각 마케팅을 사용하는 것이다. 시식코너를 이용한 미각마케팅 등 기업들은 소비자의 본능적인 감각을 이용한 마케팅이 보이지 않는 곳곳에 숨어있다.

특히나 앞으로의 4차 산업혁명을 기반으로 앞으로의 간접 감각관련 기술들이 많이 발전할 것으로 보여, 문화콘텐츠까지 범위를 넓힌 감각마케팅이 어디까지 행보할지 기대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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