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5년 론칭한 뷰티 브랜드 ‘HERA’는 쏟아지는 해외 뷰티 브랜드 속에서 굳건히 명품 화장품으로 자리 매김을 해오고 있는 터줏대감 브랜드이다. 그러나 그 오래된 역사는 헤라를 다소 나이 든, 스킨케어 중심의, 쉽게 다가서기 힘든 브랜드로 인지하게 만들었다. 헤라는 이를 아트적인 디자인 요소들을 통해 풀어보려 했으나 이 또한 한계가 분명 존재했다. 그러던 중 2014년 헤라의 고리타분했던 이 판도를 바꾸어놓는 중요한 일이 발생한다. 바로 한참 SBS 드라마로 인기몰이를 하던 배우 ‘전지현’이 헤라의 새로운 서울리스타 뮤즈로 발탁된 것이다. 전지현 특유의 당당하고 세련된 분위기는 헤라가 추구하고 만들어가는 서울리스타의 이미지와 정확히 일치했다.

헤라와 전지현의 케미는 실로 어마어마했다. 2017년 4월 블랙 쿠션이 출시된 이후 ‘ 블랙은 언제나 옳다’ 라는 카피로 시작하는 블랙 쿠션의 광고는 큰 각광을 받은 바 있다. 물론 또 다른 브랜드 ‘프라다’의 광고와 흡사하다는 의혹을 받기도 하였으나 결국 헤라는 이 광고를 통해 2017년 2분기 국내 인기 유튜브 광고 영상 TOP 3에 등극하기도 하였다. 이후 이어진 ‘ we're young gods call the shots live it up yeah we are the ’라는 BGM으로 더 친숙한 루즈 홀릭 샤인 광고에서 또한 ‘모든 여자의 입술은 평등하다’ 는 사회 흐름을 잘 읽어낸 카피와 립스틱 광고와 어울리지 않는 강렬한 힙합 클럽 사운드가 돋보였다.

 

'로지 사틴 크림' 광고 중 한 장면

광고의 명가로 거듭난 헤라, 2018년에도 그 활약은 멈추지 않았다. 2018년 1월 1일 공개된 루즈 홀릭 크림 광고에서는 역시나 클럽 사운드의 BGM인 ‘Booty Killah’를 활용하여 신선한느낌을 선사했다. 또한 각각 흰 옷과 검은 옷을 입은 서울리스타가 헤라 립스틱을 무기 삼아 부딪히게 되는 구도와 ‘나를 부드럽게 죽여줘’라는 강렬한 카피가 돋보였다.

또한 같은 시각 더불어 공개된 로지 사틴 크림의 광고는 전반적으로는 앞서의 광고와 달리 퓨어하고 내츄럴한 느낌을 살렸다. 그러나 역시 ‘Thunder’라는 세련된 사운드와 헤라의 서울리스타와 동일한 가치관의 내용을 가사로 담아낸 BGM을 사용하여 그 느낌을 이어갔다. 또 ‘장미 꽃잎을 만져봐’라는 카피가 나옴과 동시에 전지현이 본인의 얼굴을 어루만지는 장면을 내보이는 등 심미적인 시각적 요소들이 다분히 잘 활용되어 눈길을 끌었다.

 

사실 이전의 화장품 광고는 아름다운 여성이 나와 화장품의 느낌을 설명하거나 신비로운 음악에 작은 몸짓을 하는 내용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헤라는 이러한 틀을 완전히 부수고 세련된 비트의 힙합, 클럽 BGM과 역동적인 몸동작, 화장품의 특징을 직접적으로 늘어놓지 않는 카피등을 광고에 활용하여 긍정적인 평가를 받아오고 있다. 실제로 몇 몇 수요자들은 제품에는 관심이 없어도 광고가 너무 좋아 하루에도 몇 번씩 유튜브에 해당 광고를 검색해 시청한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하였다. 사실 광고매체의 등장 이후로 동일한 상품군의 광고는 수도 없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이제는 이러한 수도 없는 사례들로 인한 틀을 누가 가장 먼저 부시고 브랜드만의 스토리를 누가먼저 구축하느냐의 싸움인 것이다. 이러한 면에서 헤라는 서울리스트라는 스토리로서나 이를 표현해낸 광고로서나 단연 선두를 달리고 있다. 앞으로도 헤라가 뮤즈와 얼마나 더 큰 케미를 보일 것인지 가슴마저 설레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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