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거마케팅의 성패를 나누는 기준이 달라 어려워

성공과 실패를 판단하는 기준은 사람마다 다르다. 그래서 때로는 이 때문에 갈등이 생기기도 한다. 각자 가지고 있는 가치관에 따라 성공과 실패에 대한 기준점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헝거마케팅의 적용으로 어떤 회사는 단기적으로 엄청난 수익을 얻었다고 가정해보자. 장기적으로 볼 땐 소비자들로부터 외면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적용 자체를 실패로 볼 수도 있다. 하지만 단순히 수익을 중요시 하는 회사는 단기적 수익을 얻은 것만으로 성공이라고 판단할 수도 있다. 그렇다면 헝거마케팅이 무엇이기에 성패를 나누는 것이 힘든 것일까?

헝거 마케팅이란 한정된 물량만 판매하는 마케팅 기법으로, 의식적으로 잠재 고객을 ‘배고픔(Hungry)’ 상태로 만드는 마케팅 전술을 의미한다. 즉 의도적으로 제한된 물량을 공급해 없을수록 더욱더 갖고 싶어지는 소비자들의 욕구를 겨냥한 것이다. 예를 들어 시장의 소요량이 20개의 상품이 있다고 가정한다면 20개의 상품 모두를 시장에 내놓지 않고 20개 중 일부분만 시장에 내놓아 항상 상품이 부족하게 만드는 품절 또는 상품 부족 현상을 만드는 것이다.

헝거 마케팅은 제품의 재고와 생산을 동시에 관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을 뿐 아니라 소비자로 하여금 제품을 구매하고 싶어 하는 욕구를 크게 불러일으켜 제품을 사야한다는 생각을 심어주게 된다. 즉 제품을 언제든 살 수 있다가 아니라 나도 사보고 싶다는 소비심리를 인식시키게 된다.

이러한 헝거 마케팅은 경제학 용어인 ‘밴드왜건 효과’를 적절히 이용하여 상품을 판매하는 전략이다. 밴드왜건 효과란 퍼레이드나 악대 차와 같이 앞서가는 누군가를 무의식적으로 따라가거나 따라 하는 행위를 뜻한다. 누군가가 어떠한 제품 및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을 나 또한 무의식적으로 따라 하게 되는 것으로 유행과 같다고 볼 수 있다.

해태제과 ‘허니버터칩’과 롯데주류 ‘처음처럼 순하리’

헝거 마케팅을 나름 성공적으로 해낸 기업은 해태의 ‘허니버터칩’을 예로 들 수 있다. 2014년 출시 된 허니버터칩은 SNS상에서 어렵게 구했다는 사진과 글이 여기저기 등장할 정도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허니버터칩은 이 당시 ‘허니’ 열풍을 일으키며 다른 기업들조차 이를 벤치마킹 할 정도로 인기가 대단했다. 허니버터칩에 헝거 마케팅을 성공적으로 적용할 수 있었던 이유는 기존의 짭짤한 감자칩이 아닌 달달한 감자칩이라는 차이점이 있었기 때문이다. 제품에 헝거마케팅을 적용하기 위해선 우수한 제품이어야 하고, 사람들이 이 제품을 원하도록 이미지 메이킹을 해야하며, 대체품이 없어야 한다. 허니버터칩은 이 세가지를 모두 충족했기 때문에 헝거 마케팅 전략을 적용할 수 있었다.

또한 ‘처음처럼 순하리’도 마찬가지다. 부산 대학가와 젊은이들을 타깃으로 알코올 함량을 낮추고 유자향을 첨가한 이 제품은 한 달 만에 150만 병이 판매되는 대박을 터뜨렸다. 부산에서의 성공은 입소문을 타고 금세 퍼져 나가 도내 일부 지역 마트 등에서는 `1인당 1병'만 판매되는 롯데주류의 효자상품이 됐다.

허니버터칩과 처음처럼 순하리가 헝거 마케팅으로 성공했지만 결국 이는 한철장사로 끝나고 말았다. 시간이 갈수록 대체품이 나왔기 때문이다. 허니버터칩이 나온 이후 제과 업계에서는 ‘허니’이름을 붙인 과자를 수도 없이 쏟아 냈고, 처음처럼 순하리가 나온 이후 소주 업계에서는 너도나도 할 것 없이 과일 소주를 만들어냈다. 따라서 허니버터칩과 처음처럼 순하리는 헝거마케팅 전략을 잘 적용한 예라고 할 수도 있지만 또 한 편으로는 실패한 예라고도 할 수 있다.

이러한 예를 살펴봤을 때 이 헝거 마케팅이 과연 좋은 마케팅이라 볼 수 있을지에 대해선 의문이 든다. 기업의 단기적 편익을 위해선 이만한 전략이 없지만, 소비자의 입장에서 본다면 이는 소비자를 기만하는 마케팅이라 보여 질 수 있다. 처음엔 소비자들의 폭발적인 반응이란 즉각적인 효과를 가져오지만 자칫 잘못하면 결과는 소비자들의 냉담한 반응이 나올지도 모른다. 실제로 허니버터칩 열풍 이후 인터넷상에는 ‘헝거마케팅’에 대한 블로그 포스팅과 뉴스가 떠돌아 다녔다. 이 글들에는 ‘속았다’는 식의 댓글이 달리기도 했다.

시어도어 레빗 교수는 『마케팅 상상력』이라는 책에서 “기업은 사업 영역과 기업 규모를 지속적으로 확장하고 수익을 안정적으로 창출해야 생존할 수 있는데,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하려면 고객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지나치고 장기적인 소량입고 방식은 소비자를 기만한다는 인식을 심어주며 소비자들을 지치게 하고 결국에는 소비자들의 불만을 일으킨다. 따라서 기업은 이런 희소성의 법칙이 지속성이 길지 않다는 것을 인식해야하며 기업의 더 장기적인 편익을 위해선 헝거 마케팅에 의존하고는 시장에서 살아남기 힘들다는 사실을 전제에 두고 마케팅 전략을 펼쳐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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