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의 일상생활에 가장 영향을 미친 사람, 에드워드 버네이즈

어떤 곳에 가서, 어떤 제품을 구입하고, 아침에는 어떤 음식을 먹어야 하는지 등 미국인의 일상생활에 가장 영향을 미친 사람을 꼽으라면 누구를 들 수 있을까. 그 인물은 바로 미국 PR역사뿐 아니라 전세계 PR역사에 있어서 가장 중요하고 ​ ‘현대 PR의 아버지’라고 불리우는 에드워드 버네이즈(Edward L. Bernays)이다.

그는 PR을 ‘사람들의 동의를 이끌어내는 과학적인 설득(Scientific Persuasion)’라고 정의 내렸다. 또한 성공적인 PR프로젝트를 위해서는 큰 그림을 그릴 줄 아는 넓은 생각(Big Think)의 폭과 ​여론을 끌어들일 수 있는 세밀하고 꼼꼼한 준비와 방법 (Crystallizing=크리스탈을 세공하듯 세세하고 꼼꼼하게 다듬는다는 의미를 지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에드워드 버네이즈는 PR계의 전설적인 인물로서 인간의 심리를 PR에 처음 접목시킨 것으로도 유명하다. 다음으로는 PR의 아버지라 불리는 에드워드 버네이즈(Edward Bernays)의 성공적인 두가지 대표 사례들을 소개하고자 한다.

 

 - 아침 영양식으로 각인된 베이컨

미국인의 아침식사

에드워즈 버네이즈는 1920년대 중반 미국 베이컨 제조회사인 비치너트패킹(Beechnut Packing)으로부터 베이컨 판매량을 늘리기 위한 자문 요청을 받는다. 당시 미국에서는 간단한 아침이 인기였고 베이컨은 아침 식사로 인기 있는 메뉴가 아니었다.먹을거리에서 입소문 커뮤니케이션의 내용과 확산 방식을 적절히 활용한 사례이다.

이에 버네이즈는 내과 의사들을 대상으로 행한 간단한 설문 조사를 통해, ‘내과 의사들은 든든한 아침 식사를 선호한다’는 뉴스 기사를 게재했다. 버네이스가 기획한 기사는 당시 전국지에 ‘4500명의 내과 의사들이 든든한 아침 식사를 권하다(4500 physicians urge bigger breakfast)’라는 제목의 기사로 실렸다. 그리고 동시에 다른 기사를 배치해 베이컨과 달걀이 중요한 아침 식사 메뉴 중 하나임을 부각시켰다. 그 결과, 미국에서 베이컨의 소비는 급증했고 당시 버네이스의 전략은 성공한 것으로 평가되었다.

사실, 여기에는 사람들로 하여금 귄위에 의지하게 하는 몇 가지 전략이 숨어 있다. 당시 설문 대상은 내과 의사였지만, 내과 의사들에게 베이컨을 아침 식사의 대용으로 선호하는지는 질문하지 않았다. 가벼운 아침 식사보다는 든든한 아침 식사가 밤사이 잃어버린 에너지를 보충하는 데 더 좋다는 답변만을 유도했을 뿐이다.

하지만 든든한 아침 식사가 좋다는 설문 결과가 뉴스로 기사화되고, 베이컨과 달걀이 아침 식사 대용으로 적합하다는 내용의 기사가 함께 실리게 된 것이다. 사람들은 기사 2개를 동시에 읽으면서 ‘든든한 아침식사=베이컨’이라는 식으로 기사를 이해하게 되었으며, 당시 막강한 언론이었던 신문의 힘으로 이에 대한 입소문이 널리 퍼진 것이다.

 

 - 여성 흡연 캠페인 '자유의 횃불'

자유의 횃불 캠페인 (Torches of freedom)

그래서 버네이즈는 자유의 횃불(Torches of freedom)이란 하나의 기막힌 전략을 만들어냈다. 버네이즈는 공공장소에서 여성의 흡연을 금기시하는 것은 여권 제압 이라는 논리를 짜냈다. 그래서 자유를 상징하는 부활절, 미국의 가장 유명한 퍼레이드 거리 맨하탄 5번가에서, 아름다운 여인이 담배를 피우며 행진하는 퍼레이드를 벌이지요. 이 모습은 모든 사진기자들의 주목을 받았고, 캠페인이 있은 5주 후 뉴욕 대부분의 극장에선 여성전용 흡연실이 만들어졌다고 한다. 여성의 흡연률이 많이 늘었다고는 하나 여전히 남성의 흡연률이 압도적으로 높다. 1920년대는 말할 것도 없다. 더군다나 당시는 여성의 흡연을 색안경을 끼고 보던 시대였다. 판매량을 더 늘리고 싶은 아메리칸 토바코 사장은 버네이즈를 만나 기막힌 전술을 부탁하게 된다.

 

버네이즈는 위와 같이 베이컨을 유행시키고, 여성 흡연을 이끌었을 뿐 아니라 욕실에는 아이보리 비누가 놓아지며, 책장에는 책을 꽂도록 만들었다. 그는 PR를 통해 정치·외교적으로도 큰 영향을 미쳤다. 1950년대에는 과테말라 사회주의 정권으로부터 위협을 받던 바나나수입회사 유나이티드푸르츠를 도와 과테말라 사회주의 정권을 무너뜨리는 데 일조했다. 

에드워드 버네이즈는 PR에 애정과 자부심을 갖고 있었고, 뛰어난 창의력과 집요한 해결 능력을 지닌 사람이었다. 그러나 그는 모순덩어리이기도 했다. 인내와 민주주의를 선전하면서 직원들을 거칠게 다루었고, 국가건강보험을 판촉하면서 담배 판매를 촉진했다. 여성의 권리를 지지했지만 여성 직원과 부인은 낮추어 대했다. 

그러나 그 어떤 문제에도 불구하고, 버네이즈의 PR관은 오늘날 미국, 아니 전 세계 여론정치의 기본 문법이 되었다는 걸 부인하기 어렵다. 그렇기에 에드워드 버네이즈가 PR에 큰 공로가 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정보 조작의 아버지’이기도 하다는 비판적인 평가를 동시에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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