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쉬의 다양한 캠페인 - 왼쪽부터 "고 네이키드" 캠페인, 동물 실험 반대 캠페인, 비혼식

브랜드 이미지는 기업에게 중요한 자산이다. 그래서 많은 기업들은 ‘착한 기업’ 이 되길 자처한다.  그들의 사회적 공헌, 캠페인 활동 등은 광고나 기사를 통하여 알려지며 화제를 일으키곤 한다. 이런 기업 중에는 진정으로 착한 기업의 방식으로 성장해 나가는 기업이 있는 반면,  ‘착한 척’하며 눈속임을 일삼는 기업들이 숨어있다. 단편적인 윤리적 활동 내면에는 착한 기업으로 포장하여 결국엔 수익을 창출하려는 속내가 감춰져 있는 것이다.

그러나 코스메틱 브랜드 ‘러쉬’는 달랐다. ‘러쉬’만의 진실된 윤리 철학은 어떠한 매체 없이도 소비자들을 설득시키기에 충분했다. 러쉬가 어떻게 진정 착한 기업으로 성장해왔는지는 러쉬가 펼치는 다양한 캠페인을 보면 알 수 있다.

러쉬는 1995년 영국에서 탄생한 핸드메이드 코스메틱 브랜드로 천연재료가 주원료인 강렬한 색채와 향기가 특징적인 화장품을 출시 중이다. 러쉬는 창업 초기부터 동물 실험 반대, 과대포장 반대 등 사회적 문제의 해결에 동참해왔고 현재까지 각종 캠페인을 통해 윤리 경영을 지속해오고 있다. 러쉬 캠페인의 세 가지 키워드는 “환경”, “동물”, “사람”, 그리고 이들의 조화로운 삶이다.

포장없이 놓인 러쉬 제품들

“환경”

러쉬 매장에서는 화장품이 과일이나 채소처럼 어떠한 포장도 없이 진열되어 있다. 이는 분명 화려한 제품 케이스에 화장품이 진열된 다른 화장품 매장과는 다르다. 제품 구매시에도 어색한 풍경이다.  그저 제품을 재활용 용지에 둘둘 말아 건네 줄 뿐이다. 이중, 삼중 포장은 없다.  이런 모습은 러쉬의 환경에 대한 철학을 잘 보여준다. 친환경 제품을 만들자는 것이다. 러쉬는 판매에 필요한 용기, 박스 외에는 포장을 최소화한다. 게다가 사용하는 용기와 박스는 100% 재활용이 가능하도록 만든다.

환경 보호의 일례로 러쉬는 “고 네이키드 캠페인”을 진행해오고 있다. 거리 한복판에서 앞치마만 걸친 채 과대포장을 반대하는 피켓을 들고 행진하는 캠페인이다. 환경의 소중함을 알리고, 환경 보호에 대한 동참을 이끌어내고자 하는 러쉬의 신념이 돋보이는 캠페인이다.

 

“동물”

러쉬는 동물 실험을 일체 금지하고 있다. 제품 제조시에도 동물 실험을 하지 않는 회사에서만 원료를 구입하며 동물성 재료를 사용하지 않은 비건 제품을 개발하고자 한다. 이에 나아가, 2012년부터는 러쉬 프라이즈를 신설하여 동물 실험 반대 운동과 대체 실험에 적극적 활동을 해온 개인 또는 단체에게 약 4억 5천만원 상당의 상금과 상패를 수여하여 동물 실험 근절에 앞장섰다.

 

“사람”

러쉬의 인간에 대한 신념은 가장 가까운 종업원들로부터 시작된다. 실제로 러쉬는 직원 채용 시 ‘스스로 삶에 만족하고 행복한’ 인재상을 원한다고 알려졌으며 다양한 가치를 인정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최근에는 러쉬 코리아 우미령 대표가 제안한 ‘비혼식’이 화제였다. 비혼을 선언한 직원에게 축의금과 휴가를 받을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 외에도 러쉬는 성소수자, 난민 등의 인권을 존중하려는 캠페인을 여러 차례 벌여오고 있다.

 

많고 많은 착한 기업 중에 러쉬가 진정성 있게 다가오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 이유는 비즈니스 모델과 캠페인을 분리하는 러쉬의 이념 때문일 것이다. 러쉬는 “우리는 착하니까 우리 제품을 쓰세요” 라고 말하지 않는다. 돈을 벌기 위해 선행을 하는 것이 아니라, 비즈니스로 돈을 벌어 윤리적 활동을 하는 데 쓴다고 말한 러쉬 창립자 마크 콘스탄틴으로부터 이를 확인할 수 있다. 러쉬의 캠페인들이 단편적이지 않고 지속적으로 이어져 내려올 수 밖에 없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러쉬가 팔고자 하는 것은 무엇인지 의문일 수 있다. 창립자 마크에 의하면 러쉬는 “즐거움과 만족감”을 판다. 물에 넣으면 보글보글 거품을 내며 욕조를 아름답게 물들이는 천연 입욕제와 매장 밖까지 풍기는 러쉬 제품 특유의 코를 찌르는 강렬한 향, 특이한 모양과 색깔의 제품은 소비자에게 재미와 만족감을 선사한다. 착한 기업이 아니더라도 소비욕을 이끄는 특별함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이제 소비자들은 기업이 착하다는 이유만으로 소비하지 않는다. 반대로 제품이 아무리 좋아도 평판이 좋지 않으면 소비하지 않는다. 이 가운데 진정한 착한 기업이면서도 매력 있는 상품을 가진 러쉬는 분명 앞으로도 꾸준히 사랑받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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