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T 산업의 성행과 영화 가격 인상이라는 위기에 직면한 영화산업
인터넷 광고에서 가상현실 활용까지, 영화 마케팅의 진화

코로나19로 인해 침체됐던 영화계가 다시 예전의 명성을 이어가려는 것으로 보인다.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2022년 대비 2023년 극장 수는 2.1% 증가했으며 스크린수 또한 49개가 증가했다. 비록 넷플릭스, 왓챠 등 다양한 OTT 플랫폼의 성공, 그리고 코로나19 시기 적자를 극복하고자 진행한 무리한 가격 인상으로 코로나 이전과 같은 매출로 회복하지 못하는 것은 사실이다. 그럼에도 영화계가 회복의 첫걸음을 내딛는 것은 단순히 좋은 영화가 다양하게 배급되었기 때문은 아니다. 영화 배급 이후의 다양한 마케팅이 병행되었기 때문이다. 재미가 구매를 결정짓는 주된 요소일 것이라는 생각과 달리 영화 마케팅이 소비자들을 영화관으로 끌어들이고 있다.

 

◆  관객을 이끄는 다양한 영화 마케팅

"팝묘" 이벤트 홍보글/사진=쇼박스 공식 인스타그램
"팝묘" 이벤트 홍보글/사진=쇼박스 공식 인스타그램

2024년 3월 기준 스크린에 올라와 있는 장재현 감독의 <파묘>는 극중 스토리와 배우들의 열연으로 입소문을 타고 있다. 이 인기를 이어가기 위해 지난달 24일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하나 특별한 이벤트를 열었다. <파묘>의 주된 소재인 묘를 파낸다는 스토리라인을 가져와 팝콘을 묘지 모양으로 쌓고, 다양한 크기의 삽을 마련해 원하는 만큼 팝콘을 퍼가는 “팝묘” 이벤트이다. 해당 이벤트는 단 하루동안 진행되었음에도 인스타그램에서 확산되었다. 스릴러 영화를 유쾌한 이벤트로 풀어낸 마케팅이 관객의 마음을 움직였다는 분석이다.

 

"고길동 아저씨의 편지" 이벤트 사진/사진=워터홀컴퍼니 공식 인스타그램
"고길동 아저씨의 편지" 이벤트 사진/사진=워터홀컴퍼니 공식 인스타그램

MZ세대의 어린시절을 함께 한 애니메이션 <아기공룡 둘리: 얼음 별 대모험>이 리마스터링해 스크린에 올랐을 때의 마케팅도 성공적이었다. 현재 10세 미만 아동들이 둘리에 대해 친숙하지 않다는 점을 고려해 영화 배급사는 애니메이션임에도 불구하고 아동이 아닌 다른 타겟을 선정했다. 현재 학부모가 된 3040 세대를 타겟한 것인데, 이러한 의도로 나온 마케팅 전략이 바로 “고길동 아저씨의 편지”이다. 애니메이션 내에서 악역이었지만 어른의 시각으로 보았을 때 이해가 되는 미워할 수 없는 캐릭터인 고길동이 어른이 된 3040세대에게 남긴 편지라는 컨셉의 이벤트는 기존 타겟층이었던 3040뿐 아니라 20대에게도 확산되며 대성공을 거뒀다.

 

◆ 영화 마케팅의 미래, 인공지능부터 가상현실까지

과거 유명인들의 시사회 후기 혹은 인터넷 광고 등으로 한정되었던 영화마케팅은 현재 SNS 마케팅, 팝업 스토어 등 다양한 형태로 발전했다. 그렇다면 기술이 더욱 발전하는 미래에는 어떤 모습으로 변화하게 될까?

먼저, 데이터 분석과 인공지능이 더욱 적극적으로 활용될 수 있다. 실제로 관람객들의 소비 패턴과 선호도를 분석하여 개별적이고 맞춤형 마케팅 전략을 개발하는 것이 가능해지고 있다. 예를 들어, SNS가 활발히 사용되는 지금은 소셜 미디어의 데이터를 분석하여 특정 관객층의 관심사를 파악하고 이를 활용한 광고 캠페인을 구성할 수 있다.

두번째로, 가상 현실(VR) 및 증강 현실(AR) 기술이 영화 마케팅에 접목될 수 있다. 실제로 영화는 현실의 재현이라는 목표 하에서 무성에서 음성으로, 흑백에서 색채로, 2D에서 3D로 발전한다. 이후에는 일방향이라는 스크린의 한계를 벗어나 영화 속 장면을 360도로 모두 볼 수 있도록 영화의 형태가 변할 텐데, 이를 위한 핵심적인 기술이 가상 현실과 증강 현실이다. 이때 영화마케팅의 한 방식으로 영화 예고편 속 직접 참여가 나타날 것이라는 예상이다.

마지막으로 인플루언서 마케팅의 증가다. 비단 영화뿐 아니라 PR 시장 전체에서 소셜 미디어의 영향력이 증가함에 따라, 인플루언서 마케팅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인플루언서들은 자신의 팔로워들에게 영화를 소개하고 홍보하는데 효과적인 도구로 활용될 수 있으므로, 이는 전통적인 광고보다 개인적이고 신뢰도가 높은 방법으로 영화를 대중들에게 알릴 수 있다.

 

영화산업은 OTT 컨텐츠와 숏폼이라는 경쟁자로 인해 자리를 위협당하고 있다. 양질의 콘텐츠가 사방에서 쏟아지는 현 상황에서 더 이상 영화 자체의 재미가 영화의 매출을 견인하기는 어렵다. 다양한 차원에서 관람객들과의 관계를 더욱 강화하는 것이 영화의 홍보와 마케팅을 보다 효과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방안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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