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트 진열장에서 보이는 가지각색의 라면 포장들. 포장지에 그려진 라면 이미지는 입맛을 돋우고, 강렬한 색감은 눈길을 사로잡는다. 매운 라면은 빨간색 비닐, 담백한 라면엔 주황, 노란색 비닐을 사용해서 해당 제품을 먹어보지 않은 소비자도 맛을 짐작케 한다.

그런데 이 모든 효과를 알고도 환경을 위해 투명 비닐 포장지를 도입한 라면 업계가 있다.

오늘 소개할 제품은 오뚜기의 진라면과 농심의 무파마탕면이다.

 

녹색 인쇄 사용한 오뚜기의 '진라면'

 잉크 사용량을 줄인 투명 비닐을 사용한 '오뚜기의 진라면'
 잉크 사용량을 줄인 투명 비닐을 사용한 '오뚜기의 진라면'

먼저 오뚜기는 플렉소인쇄설비로 제조한 친환경 포장재를 라면 제품에 적용하고 있다. ‘녹색인쇄라 불리는 플렉소는 기존 유성잉크를 사용하는 그라비아 인쇄와 달리 친환경 수성잉크를 사용해 기존 대비 잉크 사용량을 30% 이상 절약할 수 있다. 또한 기존과 다른 건조 방식를 통해 온실가스 배출량을 평균 50%를 절감해 탄소중립에 도움이 되는 효과도 있다.

라면 업계에서 플렉소 방식을 적용한 것은 오뚜기가 처음이다.

오뚜기는 오뚜기 제품 용기와 포장재를 생산하는 식품 포장재 전문 기업 풍림P&P를 통해 친환경 포장재를 확대하고, 멀티 패키지의 잉크 사용량을 줄이기 위해 디자인을 변경하는 등 친환경 기업 경영에 동참하고 있다.

오뚜기 관계자는 플렉소 인쇄설비로 생산한 친환경 포장재를 대표 제품에 적용했으며 잉크량 절감은 물론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여 환경 보호에 도움을 줄 수 있다업계 내 친환경 패키징에 선도적인 역할을 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인쇄용 잉크 5톤 절감한 농심의 '무파마탕면'

투명한 비닐이 사용된 '농심의 무파마탕면'
투명한 비닐이 사용된 '농심의 무파마탕면'

농심도 라면 포장재 변경으로 친환경 실천에 적극적이다. 무파마탕면 묶음 포장을 기존 빨간색 비닐에서 투명한 비닐로 교체하고 앞면과 뒷면에 브랜드 디자인과 표기사항 등을 최소화한 내용만 담고 있다.

이는 기존 포장 비닐 제작에서 사용되던 잉크량 절감과 재활용 효율성을 높이며, 인쇄용 잉크 사용량을 연간 5톤가량 줄일 수 있게 됐다.

무파마탕면의 투명 비닐 포장 도입 이전에도 농심은 생생우동의 플라스틱 트레이와 비닐 포장을 제거하고 종이 포장으로 전환하는 등 환경 보호에 앞장서고 있다.

 

환경 보호를 할 수 있는 방법이 있는데도 '못 하는 이유는?'

친환경 포장 패키징 개발로 환경 보호에 앞장서고 있는 기업들이 있는 반면, 아직도 대다수의 기업에선 기존의 포장지를 고수하고 있다. 더 나은 지구와 환경을 위한 방법이 있는데도 선뜻 바꾸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앞서 잠깐 설명했듯이 라면 포장지의 디자인과 색감은 제품을 시각적으로 부각시키고 소비자의 눈길을 끄는 역할을 한다. 또한 소비자가 해당 제품 포장에 대해 친숙함을 느끼고 선택하는 이점을 무시하긴 어렵다.

경제적인 이유에서도 친환경적인 방법을 채택하는 것은 초기 비용이 높을 수 있다. 새로운 잉크나 포장재를 도입하고 제품 디자인을 변경하는 것에 추가 비용이 들 수 있으며, 이는 환경 보호 동참으로 얻을 수 있는 기업의 긍정적 이미지 형성의 이윤에 비해 지나친 비용 지출이 되어 기업의 수익성을 해칠 수 있다. 때로는 소비자들이 환경 보호보다는 가격, 품질을 우선시하는 경우가 있어 막대한 비용을 들여 친환경 제품으로 바꾸는 것의 보람이 적을 수 있다.

기술적인 부분에서도 친환경적인 잉크나 포장재를 개발하고 도입하는 것이 어려울 수 있다, 새로운 소재나 제조 공정을 개발하는 데는 시간과 연구 개발 비용이 필요할 수 있다.

 

어려워도 우리는 한다.

위와 같은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오뚜기와 농심을 비롯해 제과 업계, 러쉬, 록시땅, 이솝의 포장 테이프 사용이 필요 없는 날개 박스 사용, 동원F&B페이퍼 프레스 (Paper press)’ 100% 종이 포장 선물세트 등 환경을 위한 노력과 연구는 계속되고 있다

친환경 가치소비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과 수요, 지구 온난화와 온실가스에 대한 지속가능한 ESG 경영에 대한 가치와 의의를 고려한다면 바꿀 수 있는 것은 바꾸고, 줄일 수 있는 것은 줄이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필요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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