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자와 소비자, 온라인과 오프라인, 제품과 서비스 간 경계가 융화되는 빅블러(Big Blur)
빅블러의 일종인 퀵커머스, 미래 수익성 있을까

2013년, '당신이 알던 모든 경계가 사라진다(조용호 저)'에서 처음으로 사용된 용어인 빅블러(Big Blur)는 산생산자와 소비자, 온라인과 오프라인, 제품과 서비스 간 경계가 융화되며, 산업/업종간 경계가 급속하게 사라지는 현상을 의미한다. 모바일을 통한 송금, 크라우드 펀딩 등 기술이 금융 산업과 합쳐지며 만들어진 새로운 형태의 산업인 핀테크는 이제 당연한 우리 일상 속 모습이다. 블루투스를 통해 연결 가능한 무선 헤드폰, 자동화를 지원해주는 개인 주택인 스마트 폰 등 각종 사물을 인터넷과 연결해 새로운 형태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IoT 또한 마찬가지다. 이렇듯 다양한 형태의 빅블러 현상 중, 유통업계의 새로운 바람인 퀵커머스(Q-Commerce)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 퀵커머스(Q-Commerce)란?

코로나 이후 온라인 구매에 대한 진입장벽이 낮아지며 소비자들은 전과 달리 근거리 쇼핑마저도 온라인으로 대체하고 있다. 그에 따라 유통업계는 배달시간을 얼마나 빠르게 단축시키느냐가 생존을 위한 전략이 되었고 퀵커머스라는 새로운 거래 형태가 등장하게 되었다. 퀵커머스란 이커머스에서 파생된 거래 형태 중 하나로 최소 배송 시간이 하루 이상 걸리는 이커머스 유통방식과는 달리 한두시간 내로 배달을 완료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배달시간을 빠르게 단축시킬 수 있었던 이유는 배송을 위한 교통수단으로 화물 배송 트럭이 아닌 오토바이, 자전거, 킥보드 등을 택한 덕분이다. 또한 도심 외곽에 허브를 두어 물류가 쌓이는 방식의 이커머스와는 다르게 주거지 인근에 전용 소형 물류센터를 두기도 한다. 다루는 상품에도 차이가 있는데, 모든 종류의 상품을 다루는 이커머스와는 달리 생필품이나 주요 식재료를 주로 다룬다. 즉, 퀵커머스란 배달과 유통의 경계가 무너진 새로운 형태의 산업인 것이다.


◆ 유통, 음식, 식품 속의 퀵커머스

우리동네 GS 광고 이미지/사진=GS리테일
우리동네 GS 광고 이미지/사진=GS리테일

퀵커머스는 유통과 음식, 식품 업계에서 모두 각광받고 있다. GS 리테일의 우리동네GS는 GS리테일의 편의점 앱으로 퀵커머스 서비스를 제공한다. 먹태깡, 아사히 맥주 등 편의점 제품의 품절대란에 따라 편의점을 방문하지 않고도 재고를 확인할 수 있는 간편함으로 작년 9월 기준 회원수가 1600만명을 넘었다. 우리동네GS의 바로배달 서비스는 배달 제한시간을 두어 앱 내에서 주문을 할 경우 집 앞까지 1시간 내로 배달을 해준다. 음식배달에서도 퀵커머스 서비스가 존재한다. 배달의 민족의 B마트는 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배달의 민족 앱에서 물건을 구매하면 최대 30분 내로 배송해준다. 높아지는 배달팁으로 음식 배달에 대한 수요가 감소함에 따라 퀵커머스를 더욱 키우겠다는 생각이다. 베스킨라빈스, 파리바게뜨 등을 보유한 SPC는 해피크루 서비스를 운영중이다. 소비자가 주문한 제품을 AI 시스템을 통해 가장 근접한 한명의 배달원을 배정해 소비자에게 빠르게 배송할 수 있도록 한다.


◆ 코로나19의 종식, 퀵커머스의 미래는?

배민 B마트 홍보 배너/사진=배달의 민족 공식홈페이지
배민 B마트 홍보 배너/사진=배달의 민족 공식홈페이지

그러나 퀵커머스 시장의 성장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우려의 목소리 또한 존재한다. 배민 B마트의 경우 배달의 민족 배달 수수료로 음식점 배달에 대한 수요가 감소하는 것에 대한 대응책으로 나온 것인데, 배민 B마트 또한 배달 서비스인 만큼 배달 수수료를 부과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결국 수익성을 확보하기 어렵다. 이는 비단 B마트의 이야기만이 아니다. 퀵커머스 서비스의 대표 주자들 모두 수요와 수익성 확보라는 상황에 처해있다. 이는 퀵커머스의 성장 동력은 코로나 19로 인한 쇼핑 제한이기 때문이다. 코로나가 종식된 지금, 근거리 배달 서비스가 과연 수요가 있을지 의문이라는 지적이다. 국내 퀵커머스 업체들이 코로나의 종식이라는 위기를 어떤 방식으로 이겨낼지 앞으로의 행보를 지켜볼 때다.

저작권자 © 소비자평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