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토(Ditto) 소비

디토 소비는 ‘마찬가지’를 뜻하는 영단어 ‘ditto’에서 유래된 용어로, 특정 인물이나 콘텐츠의 제안에 따라 제품을 구매하는 소비 트렌드를 말한다. 자신의 취향에 대한 고려 없이 단순히 유명 연예인이나 인플루언서를 맹목적으로 따라한 과거 모방 소비와 달리 자신과 외향이나 취향이 비슷한 대상의 소비를 추종하는 것을 의미한다. 2023년도에 발매된 아이돌 그룹 뉴진스 노래 제목인 ‘Ditto’와 동일한 단어이다.

디토 소비의 유형은 세 가지로 나눠져 있다. 먼저 ‘사람 디토’이다. 사람 디토는 소셜 미디어에서 팔로우(follow) 중인 인플루언서의 구매에 동조하는 것뿐만 아니라 제조나 판매 회사의 내부 직원, 일반인 전문가의 추천 상품을 보고 주저 없이 구매한다. 아이돌이 입은 옷과 같은 브랜드의 의류를 구매하고, 유튜버가 추천하는 음식을 신뢰하고 구매하는 소비 경험을 말한다.

그다음은 ‘콘텐츠 디토’이다. 사람을 떠나서 콘텐츠를 따라가는 소비 형태로, 웹툰, 드라마, 영화 등을 참고하여 소비한다. 영화나 드라마 시청 후 해당 장소로 여행을 떠나거나 콘텐츠에 등장하는 공간 장면을 비슷하게 연출하는 방식을 말한다.

마지막으로 ‘커머스 디토’이다. 상품을 구매하는 경로를 추종하여 소비하는 것으로, 본인이 가진 취향과 안목으로 특정한 제품군을 판매하는 버티컬 커머스에서 제안하는 상품을 중심으로 구매한다. 소비자가 해당 채널에 높은 신뢰를 가지고 있고, 그곳에 특화된 상품을 찾아 구매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디토 소비는 상품의 종류와 유통 채널이 다양하고 품질이 상향 평준화되어 선택의 어려움, 실패의 두려움이 증가하며 등장했다. 브랜드에 대한 충성도가 낮아지고 단순 제조사를 따지기 보다 본인의 취향에 맞는 사람, 콘텐츠, 유통 채널을 선택해 이를 참고하여 훨씬 빠르고 간편하게 만족스러운 소비를 할 수 있다.

 

인플루언서 디토 소비를 공략한 ‘에이블리’

에이블리 / 에이블리 제공
에이블리 / 에이블리 제공

 

에이블리는 에이블리코퍼레이션이 운영하는 스타일 커머스 플랫폼으로, 2021년 6월부터 패션, 뷰티, 라이프 등 전반에 걸쳐 트렌드와 인기 브랜드 및 상품을 소개하는 ‘매거진’ 코너를 운영하고 있다.

최근 에이블리는 인플루언서 콘텐츠로 최대 4.5배의 브랜드 거래액 성장을 이끌었다고 밝혔다. 매거진에서 가장 인기 있는 콘텐츠는 ‘인플루언서 콘텐츠’로 썸네일부터 인물이 돋보이는 장점 덕분에 일반 콘텐츠 대비 조회수는 1.2배, 콘텐츠 소비 시간은 1.36배 늘었다.

디토 소비를 추구하는 1020 잘파세대를 공략해 인플루언서를 따라 구매하는 트렌드를 성과 원인으로 꼽았다.

 

트렌드를 통한 디토 소비를 공략한 ‘무신사’

무신사 / 무신사 제공
무신사 / 무신사 제공

 

무신사는 패션 커머스 플랫폼으로, 지난 2023년 10월 한림예고 한생들과 업무 협약을 체결해 학생들을 통해 스냅샷과 뉴발란스 화보를 촬영했다. 무신사는 이어 1020세대를 겨냥한 다양한 브랜드와 협약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패션 업계를 희망하는 학생들에게 좋은 기회이며 기업은 인플루언서를 키우는 육성책이 될 것으로 보인다.

무신사는 지난해 총 거래액이 4조억에 달성했다. 인기 있는 개인 디자이너의 꾸준한 성장과 전략적인 브랜드 입점 확대로 거래액이 증가하고 무신사 크루 등 인플루언서를 통한 운영으로 시너지가 이끌어진 것으로 판단된다.

 

초등학생들의 ‘산리오’ 캐릭터 제품 열광, 아낌없는 디토 소비

산리오 캐릭터즈 / 산리오 코리아 제공
산리오 캐릭터즈 / 산리오 코리아 제공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 ‘맘카페’에서 학부모들이 초등학교 여학생들 사이에 필수 템인 ‘산리오’ 캐릭터를 보며 “등골이 휜다”고 밝혔다. 산리오 캐릭터는 유튜브 채널만 보아도 언박싱(구매 후기) 영상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키워드 분석 사이트 썸트렌드에 따르면 지난달 7일부터 지난 6일까지 온라인상 ‘산리오’ 관련 긍정 키워드 비율은 88%를 차지했다. 다수 언급된 키워드는 ‘인기 많다’, ‘유행한다’ 등이었으며, 반면 부정 키워드로 ‘비싸다’가 가장 눈에 띄었다. 산리오 캐릭터는 온라인에서 20만 원 가량으로 판매되고 있고, 한정판으로 나온 장난감은 100만 원 가량의 고가 제품도 흔치 않게 볼 수 있다.

전문가들은 초등학생 사이에 ‘산리오 광풍’ 현상이 도는 것을 디토 소비 영향이 있다고 분석했다. 트렌드 코리아 2024에서는 “단순히 누군가를 쫓으며 소비를 하는 것이 아닌, 자신의 라이프 스타일과 가치관에 적합한 대상을 찾고, 이를 추종해 소비하는 현상”이라고 짚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요즘 어린 학생들 자기가 좋아하는 것에 거리낌 없이 소비하고, 자유롭게 좋아하는 분위기를 자리잡았다”며 “좋아하는 대상에 대한 감정과 인식을 우선으로 물건을 구매하고, 그에 관련된 만족감을 느끼는 것이 중요해진 것”이라고 말했다.

 

실질적인 소비에 영향을 주는 요인

과거 맹목적인 소비와 달리 가치관에 맞는 대상을 찾아 주체적으로 추종하고 개인의 취향에 따라 뿔뿔이 흩어지는 양상을 보이고 있는 현재, 라이프 스타일과 가치관 일치 여부가 구매 과정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복잡한 소비 한경 속 디토 소비가 가져올 변화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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