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니즈와 편의성 개선을 무기로 앞세운 C-커머스
국내 이커머스는 그들의 약점 노려 격차 벌려

최근 알리 익스프레스, 테무 등 중국 쇼핑몰, 이른바 C-커머스의 국내 성장세가 심상치 않다. C-커머스란 중국(China) + e-commerce의 합성어로 중국의 이커머스 플랫폼을 의미한다. 작년 1월부터 10월까지 한국 소비자의 중국 상품 직구 건수는 6,775만 건으로, 이는 전년도 대비 64.9% 증가했다. 개별 앱 또한 성장했다. C-커머스의 대표적인 선두주자인 알리 익스프레스와 테무는 와이즈앱 리테일 굿즈의 조사에 따르면 22년 한해 동안 가장 많이 성장한 앱 1,2위에 올랐다. 알리 익스프레스는 22년 1월 대비 11월에 사용자가 약 371만명 증가했으며, 테무는 254만명 증가한 수치다. 중국 제품은 저품질이라는 소비자 인식이 굳건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성공을 거둔 배경은 무엇일까?


◆ 초저가 전략으로 소비자 부담 덜어

초저가 전략을 위해 81%할인을 감행하는 알리 익스프레스/사진=알리 익스프레스
초저가 전략을 위해 81%할인을 감행하는 알리 익스프레스/사진=알리 익스프레스

먼저, 계속되는 고물가 속 커져가는 소비자의 부담을 겨냥해 다양한 제품군을 낮은 가격에 제공하는 “초저가 전략”이 핵심적이라는 분석이다. 2023년 국내 소비자물가는 전년 대비 3.6% 상승했을 뿐 아니라 특히 12월 기준 전년 같은 달보다 3.2%늘어 소비자들의 부담이 더욱 컸다. 계속해서 오르기만 하는 국내 물가와는 대비되게 알리 익스프레스는 밥솥을 5천원에, 신발을 천원에 팔며, 테무는 겨울철 플리스를 최저 858원에 팔기도 한다. 이들이 이러한 초저가 전략이 가능한 이유는 중간 유통을 없애고 소비자에게 직접 제공하는 C2M(생산자가 만든 제품이 곧바로 고객에게 전달되는 유통방식)을 채택했기 때문이다.

◆ 배송 서비스 개선으로 진입장벽 낮춰

두번째로, 배송 서비스의 개선이다. 해외 직구는 일반적으로 오랜 배송시간으로 인해 일반 소비자들에게 접근성이 낮다. 알리 익스프레스와 테무 모두 이러한 단점을 해소했다. 두 플랫폼 모두 배송 기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하는 동시에 무료 반품혜택을 제공했다. 이뿐만 아니라 기존 해외직구 사이트의 불친절한 CS를 개선해 제공하기도 한다. 이러한 개선은 다음의 전략 덕분에 가능했다. 

◆ 한국화를 위해 전격적으로 투자해

C-커머스의 성공을 가능하게 한 마지막 전략은 “한국화 전략”이다. 공급의 한국화를 위해 어플 내 한국 업체를 입점시켜 한국에서 직배송하는 상품을 늘렸다. 알리 익스프레스는 한국 업체를 입점시키기 위해 제로 수수료를 제안한다. 기존 한국의 쇼핑몰 플랫폼들이 입점 수수료를 할인하는 것에 그쳤던 점에 비하면 파격적 행보다. 이와 더불어 테무는 “물류창고의 한국화” 전략을 펼친다. 구입 후 90일 이내로 환불 기간을 매우 확대했으며 기간 내 환불 시 전액 환불을 제공한다.


◆ C-커머스의 약점 공략

최저가 정책을 통한 고물가 시대의 소비자 니즈 충족, 배송 서비스의 개선으로 해외 직구에 대한 진입장벽 감소, 한국화 전략을 통한 사용자 편의성 향상 등의 전략은 C-커머스 업체들이 기존 국내 이커머스 시장 빅3인 쿠팡과 G마켓, 11번가의 뒤를 바짝 추격하고 있는 지금의 상황을 만들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국내 이커머스 업체들은 C-커머스의 약점을 공략할 필요가 있다.

100% 정품을 강조하며 진행 중인 쿠팡의 명품 마케팅/사진=쿠팡 뉴스룸
100% 정품을 강조하며 진행 중인 쿠팡의 명품 마케팅/사진=쿠팡 뉴스룸

C-커머스의 제품들은 끝없는 가품 논란 속에 있다. 이름 있는 브랜드의 제품은 가짜일 것이라는 소비자들의 의구심이 따라온다는 점이다. 이를 공략해 쿠팡은 명품 판매 플랫폼 ‘파페치’를 인수해 명품으로 제품군을 높였다. C-커머스에서 시도할 수 없는 명품이라는 카테고리를 선점해 격차를 벌리겠다는 입장이다. 또한 C-커머스는 해외 직구라는 특성상 세관 문제로 식품군을 다룰 수 없다. 2023년 기준 빵, 우유, 커피의 물가 상승률이 가장 높았음에도 해당 제품들을 공략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에 반해 쿠팡은 기존부터 꾸준히 식품류를 제품군에 포함시켜 판매하고 있어 C-커머스에 비해 우위에 있다.


알리 익스프레스와 테무 이외에도 다양한 C-커머스 플랫폼들이 꾸준히 등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고물가에 지친 소비자들이 C-커머스에 발을 들여놓은 이상 이들의 성장세는 더욱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뒤를 바짝 쫓아오는 C-커머스와 격차를 벌려가는 국내 이커머스 업체의 경쟁 속, 향후 이커머스 업계가 어떻게 변화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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