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계 페스티벌 공식 유튜브 제공
이세계 페스티벌 공식 유튜브 제공

 지난 9월 23일, 인천 송도에서 열린 '이세계 페스티벌'에 '이세계아이돌'이 등장하자 1만여 명 관객의 함성이 쏟아졌다. 같은 날,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선 '플레이브'가 '아돌라 콘서트'에 출연해 무대를 꾸미며 팬들의 떼창을 끌어냈다. 이 아이돌 그룹의 공통점은 '실물을 직접 만나볼 수 없다'는 점이다. 이들은 모두 '버추얼 아이돌'이다.

 '버추얼(virtual)'은 '가상'이라는 뜻으로, 버추얼 아이돌은 간단히 말해 '가상의 캐릭터로 활동하는 아이돌'이다. 메타버스와 K팝이 '버추얼 아이돌'이란 형태로 연결된 것이다.

 버추얼 아이돌의 인기는 '이세계아이돌'이 등장하면서 시작됐다. 춤과 노래는 사람이 하지만, 실제 모습을 공개하지 않고 VR(가상현실)을 이용해 캐릭터를 앞세워 활동한다.

 

플레이브 공식 트위터 제공
플레이브 공식 트위터 제공

 최근 가장 떠오르는 버추얼 아이돌은 ‘플레이브’다. 플레이브 또한 이세계아이돌처럼 캐릭터 뒤에 춤과 노래, 작사와 작곡까지 하는 ‘본체’ 사람이 있다. 플레이브는 사람의 움직임이 실시간으로 캐릭터에 반영돼, 후가공 없이 라이브 방송을 할 수 있다. 이러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실제 아이돌처럼 영상통화 팬 사인회를 진행하기도 했다.

 플레이브의 인기는 데뷔 초반 반짝 관심에 그치지 않고 탄탄한 팬덤 형성으로 진화하고 있다. 한터차트에 따르면, 최근 발매한 앨범 <A S TERUM>은 직전 앨범 판매량 대비 6배 이상인 약 20만 장을 판매하며 9월 4주 차 음반 차트 1위에 올랐다. 또한, 제33회 서울가요대상 신인상 부문 투표에서 팬들의 압도적인 기세로 최종득표 1위에 랭크됐다. 

 

팬덤을 사로잡은 버추얼 아이돌만의 매력은?

 요즘 버추얼 아이돌이 단순히 관심을 끌었다가 사라지지 않고, 지속해서 인기를 끌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1. 디지털 기술의 발달

MBC 공식 유튜브 제공
MBC 공식 유튜브 제공

 일단, 시대 상황이 달라졌다. 디지털이 다소 생소했던 과거와 달리, 요즘은 디지털 기술이 매우 발달했고 비대면이 일상이 되었다. 가상 세계에 존재하는 버추얼 아이돌이지만, 실제 아이돌과 다름없이 음악 방송에 나오고, 유튜브에 안무 연습 영상을 올리기도 한다. 이뿐만 아니라, 스트리밍 플랫폼에서 라이브 방송을 하며 팬들과 활발하게 소통하고 유대감을 쌓는다.


2. 솔직한 모습에서 나오는 매력

 또 버추얼 아이돌은 실제 아이돌보다 솔직한 모습을 드러내면서 아티스트와 팬들 사이의 교감을 이뤄낸다. 버추얼 아이돌은 얼굴과 신분을 공개하지 않기 때문에 오히려 더 솔직하게 감정과 생각을 표현할 수 있다. 덕분에 팬들은 아티스트와의 거리감 없이 소통할 수 있다.


3. 모션 캡쳐 중에 발생하는 오류의 재미

플레이브 공식 유튜브 제공
플레이브 공식 유튜브 제공

 버추얼 아이돌만 갖고 있는 '의외의 매력'도 있다. 모션 캡쳐 중에 발생하는 '오류'다. 플레이브는 본체들의 움직임이 실시간으로 캐릭터에 반영되는 과정에서 시스템 오류가 나기도 한다. 한 멤버의 다리가 이상한 각도로 구부러져 있거나, 손가락이 꺾여 보이는 식이다. 오류가 났을 때의 반응과 해결 방법이 멤버별로 모두 달라서 매력을 알 수 있다. 오류가 난 부위를 세게 흔들어 자체적으로 해결하거나 멤버들끼리 서로 놀리는 모습에 팬들은 재미를 느낀다. 실제로 팬이 제작한 '멤버별 오류 대처법' 유튜브 영상은 51만 조회수, 1.1만 개의 '좋아요'를 기록했다.

 기술 발달과 함께 버추얼 휴먼 시장이 확대되는 가운데, 버추얼 아이돌의 활동 영역도 넓어지고 있다. 뮤직비디오, 자체 콘텐츠 등 특정 영상 속에서만 존재했다면, 이젠 K팝 아이돌과 함께 대형 오프라인 콘서트를 장식한다. 버추얼 아이돌이 K팝 시장에 새로운 지평을 열고 있다.

 다만, 여전히 부정적인 시각이 존재하고, 물리적인 한계가 있기 때문에 통과해야 할 관문이 남아 있다. 과연, 버추얼 아이돌이 K팝 시장에 안착하여 전 세대의 문화로 확산할 수 있을지 앞으로의 행보가 기대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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