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관리에 몰입을 추구하는 ‘헬스디깅(Health Digging)’

MZ세대로 인해 여러 업계의 움직임과 새로운 소비 트렌드가 넘쳐나고 있다. 그중 하나로 환경과 건강을 생각해 비건 소비를 지향하는 가치소비 열풍이 뜨거워지면서 환경 및 건강관리에 몰입을 추구하는 ‘헬스디깅(Health Digging)’ 트렌드가 자리 잡고 있다.

디깅(digging)은 ‘파다’라는 뜻의 영어 단어다. 좋아하는 것에 관심을 깊게 가지고 덕질을 할 때 ‘무엇을 판다’라고 표현하는데, 디깅소비라는 용어는 여기에서 시작됐다. 디깅소비는 단순 구매 그 이상으로 스스로 자세히 알아보며 자신의 가치와 부합하면 객관적 비용에 상관없이 구매를 결정하는 현상을 말한다. 매년 10가지 소비 트렌드를 예측한 서울대 소비자학과 김난도 교수는 ‘트렌드 코리아 2023’에서 올해를 설명하는 10가지 키워드 중 하나를 ‘디깅’으로 꼽기도 했다.

그렇다면 디깅의 영향력이 강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자신이 몰입하는 일을 중요 시 여기며 그 자체로 충분한 가치와 의미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바쁜 일상 속, 하루 중 잠깐이라도 내가 열정을 쏟고 좋아하는 것에 몰두하며 행복을 느끼고 자신을 재충전하는 것이다.

헬스디깅은 지난해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 사이에서 인기였던 건강과 즐거움을 동시에 찾는 헬시플레저(Healthy Pleasure) 소비에 이어 유통업계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

올해 4월, 소비자 1,000명을 대상으로 한 한국소비자원의 설문조사에 의하면 ‘친환경 제품의 가격이 더 비싸더라도 구입할 의사가 있다’고 답한 소비자가 93%에 달했으며, 2022년 롯데멤버스의 설문조사에서도 6명 중 5명이 가치소비 활동을 경험해 봤다고 응답했다.

식품업계는 헬스디깅 트렌드를 어떻게 활용하고 있을까? 식품기업들과 편의점 등은 헬스디깅 및 가치소비를 추구하는 소비자들의 수요에 맞춰 친환경 식품을 활용하거나 건강 기능을 고려한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코카콜라

귀리를 가공한 대체유 ‘오트음료’는 생산 과정에서 같은 무게의 우유 대비 탄소 배출을 70%, 물과 토지 사용을 90% 감소시킬 수 있어 대표적인 친환경 제품으로 각광받고 있다. 특히 혈중 콜레스테롤 개선에 도움을 주는 베타글루칸 등 식이섬유가 풍부해 건강에도 좋다. 코카콜라의 식물성 음료 브랜드 ‘고:굿 오트’는 유럽산 오트에서 추출한 오트 시럽과 쌀겨로 만든 미강유를 믹스해 만든 귀리 음료로, 휴대 또한 간편한 제품을 출시했다.

ⓒ롯데리아
ⓒ롯데리아

비건과 친환경적인 삶에 대한 MZ세대의 비거니즘 열풍이 가속화되면서 대체육을 선호하는 소비자를 위해 버거까지 재해석되고 있다. 롯데리아는 콩단백을 활용한 100% 식물성 패티 구성의 ‘리아 미라클버거Ⅱ’를 리뉴얼해 출시했다. 롯데리아는 지난 2020년 업계 최초로 100% 식물성 패티로 구성된 리아 미라클버거를 선보인 바 있다.

ⓒ농심켈로그
ⓒ농심켈로그

농심켈로그는 설탕과 같은 당류는 ‘빼고’ 몸에 좋은 영양소는 ‘더하는’ 엄격한 영양 설계로 건강한 시리얼을 선보이고 있다. 켈로그는 올해 초 초코 시리얼 1위 브랜드 '첵스초코'의 당 함량을 최대 20% 낮추고, 칼슘 함량을 20% 높이는 푸드 리뉴얼을 진행했으며 최근 출시한 ‘든든한 브랜 그래놀라’ 역시 ‘Better For You’ 캠페인의 일환으로 건강한 브랜을 활용하여 식이섬유를 가득 채웠다.

이처럼 환경과 건강을 중시하는 트렌드에 따라 가치소비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디깅 트렌드가 지속될수록 우리가 주의해야 할 것이 있다. 무엇이든 너무 과한 것은 좋지 않다는 사실이다. 최근 건강관리와 운동에 중독되어 오히려 자신에게 맞지 않는 수준의 소비와 행동을 지속하며 건강을 해치거나 무분별한 소비를 지속하는 부작용도 발생하고 있다. 건강관리와 운동에 중독되지 않고 안전하게 지속할 수 있는, 자신의 삶과 적절히 어우러질 수 있는 ‘디깅’을 찾을 때 비로소 행복과 가까워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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