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이 아직 모르는 좋은 낚시터

기업들은 계속해서 신제품을 출시한다. 소비자의 눈에는 마냥 새롭기만 한 제품일지 몰라도 알고 보면 정확한 타깃 대상이 계산된 상품들이다.

그 배경엔 니치마케팅(niche marketing)이 있다. ‘니치’는 틈새를 의미하며 ‘남이 아직 모르는 좋은 낚시터’라는 은유적 의미가 있다. 니치마케팅은 ‘틈새시장’이라는 마케팅용어로 시장의 빈틈을 공략하는 상품을 출시하는 마케팅 전략을 말한다.

과거에는 불특정 다수를 타깃으로 ‘대량생산-대량유통-대량판매’를 통해 매출액을 높이는 매스마케팅이 성행했다. 하지만 수요보다 공급이 많아지면서 현재는 개인의 취향을 중요시하며 개인화된 소비 경험을 추구하는 ‘N극화’현상이 생겨나며 소비자의 니즈가 매우 다양해졌다. 과거와 다른 소비패턴에 따라 포화된 소비시장 속 특정한 목적을 가진 소규모 소비자를 목표로 마케팅하는 것이 중요해졌다. 세분화된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이는 이른바 ‘틈새시장’을 공략해 상품을 내놓는 니치마케팅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경쟁업체로 가득한 레드오션 속 빈틈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시장세분화-목표시장 설정-위치선정의 과정을 거쳐 니치마케팅을 실현한다. 연령, 성별, 생활패턴 등 여러 요소를 고려한 세분화를 통해 공통의 특징을 가진 소비자를 대상으로 설정한다. 이러한 잠재 고객에 대한 여러 정보와 경험을 파악하여 소비자의 니즈를 파악하는 것이 니치마케팅의 쟁점이다. 이러한 과정을 거친 특정한 성격을 지닌 소규모 소비자들은 높은 브랜드 충성도를 가지며 성공적인 니치마케팅을 이끈다.

기업들이 바라본 현대인의 최대 관심사

현대인이 건강에 큰 관심을 가지면서 많은 건강 관련 식품, 비건 식품, 친환경 제품이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 이러한 수많은 상품 속에서 기업들은 새로운 니치를 찾아 나서고 있다.

비건아이스크림/ 배스킨라빈스
비건아이스크림/ 배스킨라빈스

SPC 배스킨라빈스는 지난달 20일 귀리 음료 브랜드 ‘오틀리’와 손잡고 비건 아이스크림 2종을 출시했다. 이번 신제품은 초콜릿 풍미가 가득한 ‘비건 오틀리 초콜릿’맛과 달콤한 코코넛과 커피가 조화를 이룬‘비건 오틀리 코코넛 커피’맛 레디팩 미니 2종을 선보였다. 최근 비건 라이프 스타일 선호하는 트렌드의 흐름에 맞춘 두 기업의 콜라보레이션이다. 이번 상품은 비건 인증 조건을 갖추기 위한 2년의 연구 끝에 한국 비건 인증원의 까다로운 절차를 거친 정식 인증 비건 아이스크림이다. 또한 ‘오틀리’와의 협업으로 식물성 음료를 사용해 우유를 소화하기 어려워 하던 소비자들도 걱정없이 섭취 가능하다. 배스킨라빈스는 비건 라이프 스타일을 추구하는 소비자와 우유 소화를 어려워하는 소수 소비자들의 니즈를 파악해 두 마리 토끼를 잡으며 획기적인 니치마케팅을 실현해냈다.

 

제로/ 롯데제과
제로/ 롯데제과

롯데제과는 지난해 5월 선보인 무설탕 디저트 브랜드 ‘제로(ZERO)’ 출시 후 성공으로 다양한 제품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건강을 원하면서 즐거움을 놓칠 수 없는‘헬시플레저’가 사람들의 주요 관심사로 자리 잡으면서 저당, 저칼로리 음료인 ‘제로음료’의 인기가 높아졌다. 식습관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면서 맛있게 먹으면서 건강관리를 하는 하나의 커다란 사회적 현상이 생겨난 것이다. 이러한 트렌드에 롯데제과는 탄산음료가 주를 이루던 제로 시장 속 ‘디저트’에 도전했다. 지난해 제로 제품 ‘제로 초콜릿칩쿠키’, ‘제로 후르츠 젤리’, ‘제로 카카오 케이크’등 5종을 출시했다. 그 결과 성공적인 매출액을 달성해 지난달 20일, 신제품 ‘제로 쿠앤크샌드’와 ‘제로 마일드 초콜릿’을 출시해 브랜드 제품군을 확장했다. 롯데제과는 제로음료의 유행 속에서 디저트라는 니치를 발견해 마케팅에 적극 활용한 경우로 성공적인 브랜드 론칭을 이끌었다.

러한 기업들의 노력 이면에는 ‘정확한 니즈를 놓치는 실패에 대한 위험부담’, ‘대중적인 상품에 비해 어려운 수익창출’, ‘타깃의 적은 수요로 인한 경쟁력 저하’ 등의 위험을 부담하고 있다. 이러한 위험을 감수한 기업들의 오랜 연구로 니치마케팅을 통해 우리의 삶의 경험이 다양해졌으며 같은 소비를 하더라도 더 효율적인 소비가 가능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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