밈(Meme) 마케팅

밈 마케팅은 '밈(Meme)'과 '마케팅(Marketing)'의 합성어로, 말 그대로 인터넷 밈을 활용한 마케팅을 뜻한다. 밈이라는 단어 자체는 리처드 도킨스의 '이기적 유전자'라는 책에서 유래된 것으로, 해당 책에선 '복제'를 뜻하는 그리스 단어 'Mimema'를 한 음절로 함축한 것이다.

밈은 대중의 관심을 사로잡을 경우 SNS에서 다시 모방 및 재가공되어 확산되면서 파급력을 키운다. 밈을 활용한 광고가 넘쳐나고 있다. 왜 그럴까? 밈에는 동시대성과 문화적 가치가 내포되어 있다. 그렇기에 브랜드의 호감을 쉽게 얻을 수 있으며 소비자와의 양방향 소통이 가능하다. 단기적인 판매 매출 상승을 일으킬 수 있으면서 마케팅 비용이 감소된다는 점도 큰 매력으로 다가온다.


NH농협은행 '넙흐옙은행'

넙흐옙은행 포스터 / NH농협은행 제공
넙흐옙은행 포스터 / NH농협은행 제공

지난 18일, NH농협은행은 광고모델 한소희와 함께 제작한 ‘넘흐옙은행’ 영상을 공식 SNS를 통해 공개했다. '넘흐옙은행’은 예쁜 마음을 저축하는 가상의 은행으로, 이번 영상은 농협은행(넘흐옙은행)이 '너무 예쁘네요’라는 뜻으로 쓰이는 SNS 밈을 활용하여 제작됐다. 이번 영상과 함께 농협은행 공식 SNS에서는 11월 10일까지 ‘예쁜 마음 저축 챌린지’ SNS 이벤트를 실시한다. 나만의 예쁜 마음 실천법 인증샷을 개인 SNS 채널에 공유하면 추첨을 통해 각 50명씩 총 200명에게 상품을 제공한다. 4가지 저축 영역 중 3가지 영역 이상에 저축한 ‘예쁜 마음 저축왕’ 1명도 선정해 농촌사랑상품권 50만 원을 제공한다.


버거킹 '사딸라'

사딸라 광고 장면 / 버거킹 공식 유튜브 캡처
사딸라 광고 장면 / 버거킹 공식 유튜브 캡처

버거킹은 과거 선풍적인 인기를 끌던 드라마 '야인시대'의 유행어 '4달라'를 응용해 자사의 버거 세트 가격이 5천 원이 채 되지 않음을 강조하는 광고를 선보였다. 해당 광고는 대중의 흥미요소를 자극해 많은 이슈가 되었고, '2020 에피 어워드 코리아' 식품 부문에서 수상을 하기도 했다. 이후로도 영화 '타짜'의 유행어 '묻고 더블로 가'를 응용해 소고기 패티가 두 장임을 강조하는 광고도 선보였다.


다만 밈은 유행을 타는 수명이 짧은 콘텐츠이기에 장기적인 브랜딩 전략과는 어울리지 않는다. 다른 요인들도 함께 수반되어야 유효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밈 마케팅을 위해 인터넷상에 유행하는 콘텐츠를 무단으로 게시하는 경우도 종종 있어 저작권에 대한 논란도 갖고 있다. 아래의 두 사례가 이에 해당한다.


깨수깡 X 깡 

깨수깡 X 깡 콜라보 / 롯데칠성 공식 SNS 캡처
깨수깡 X 깡 콜라보 / 롯데칠성 공식 SNS 캡처

롯데칠성음료는 가수 비의 '깡'이 역주행을 하며 인기를 이에 힘입어 관련 마케팅을 펼쳤다. 공식 SNS에 패러디 사진을 게시하며 ‘깨수깡 X 깡’ 이벤트를 진행했다. 깨수깡 구매 인증 사진을 올리면 ‘1일 1깨수깡’ 라벨을 붙인 한정판 제품을 증정하는 내용이었다. 원곡자인 비의 허락 없이 패러디 사진을 올린데 팬들이 항의하자 롯데칠성 측은 “‘그분’을 모시기 어려웠다”면서 “시무 20조(팬들이 비에게 하지 말아 달라고 요청한 행동들)을 위반한 것은 사과한다”라며 장난스레 응대했다가 뭇매를 맞았다. 결국 롯데칠성은 해당 사진을 내리며 공식 사과문을 올렸다.


"OO은 내가 할게, XX는 누가 할래?"

개그우먼 박미선 SNS 캡처
개그우먼 박미선 SNS 캡처

시트콤 '순풍산부인과'의 대사인 "OO은 내가 할게, XX는 누가 할래?"가 많은 패러디로 퍼지면서 인기를 얻었다. 문제는 허락 없는 상업적 사용에서 빚어졌다. 원작자인 개그우먼 박미선은 SNS에 자신의 얼굴이 담긴 캐리커처를 버젓이 사용하면서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지 않는 업체에 쓴소리를 남겼다. “유행인 건 알겠는데 누가 봐도 박미선 같은데 캐리커처는 초상권에 해당 안 된다고 ‘너무들 갖다 써주셔서 감사합니다’하고 박수라도 쳐야 하나”라면서 “상업적 목적으로 이렇게 쓰는 건 아닌 거 같다”라고 비판했다. 


이처럼 밈을 제대로 활용하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수단이 될 수 있지만 잘못 사용하게 되면 독으로 작용한다.

밈 마케팅을 사용하기로 결정했다면 다음 사항들을 고려해야 한다. 먼저, 맥락 이해를 충분히 해야 한다. 해당 밈에 풍자나 조롱의 의미가 포함되어 있지는 않은지 세밀한 사전 점검이 필요하다. 다음으로, 무분별한 마케팅은 아닌지 확인해야 한다. 유행만을 좇다가 브랜드의 이미지를 하락시킬 수 있다. 애초에 설정한 마케팅의 방향성과 브랜드 정체성을 고려해 결정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최신 밈이 맞는지 확인해야 한다. 밈의 특성상 흔하거나 구식이라는 인식을 주는 밈은 활용해서는 효과를 내기 어렵다. 지속적인 서치를 통해 트렌디한 밈을 선택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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