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청난 혜택을 받는 것만 같은 착각, 디코이 효과

 

디코이 효과

‘이거 살 바에 돈 조금 더 주고 저거 사는 게 낫지 않나?’

‘가격 차이도 얼마 안 나는 거 같은데..’

 

물건을 구매하거나 구독을 시작할 때 이런 고민을 해본 적이 있을 것이다. 분명 가격 차이가 크지 않은데 괜히 기본 옵션으로 결정하면 손해 본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오랜 고민 끝에 내린 선택은 결국 내가 누리게 될 이득이 더 많은 것이다. 이와 같은 전략을 디코이 효과라고 부른다. 디코이 효과란, 소비자에게 추가로 선택지를 제공함으로써 기업이 원하는 옵션을 선택하게끔 하는 심리 효과다. 마케팅 시장에서는 이 디코이 효과를 알게 모르게 활용하고 있다.

 

네이버플러스 멤버십

 

네이버플러스 멤버십 / 네이버
네이버플러스 멤버십 / 네이버

 

네이버플러스 멤버십은 디코이 효과를 활용한 대표적인 사례라고 볼 수 있다. 이는 2020년에 출시한 구독형 서비스로, 유효 금액 20만 원까지 5%가 적립되며, 디지털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다는 혜택이 있다. 또한 구독자 대상으로 할인가를 제공하고, 네이버 클라우드 MYBOX 80GB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게 한다. 이용권 가격은 월간 기준 4,900원이며 연간 이용권은 46,800원이다. 심지어 대학생이라면 최대 3개월까지 무료로 서비스를 누릴 수 있다. 단, 이전에 멤버십 첫 1개월을 무료로 받은 경우에만 해당된다. 그런데 다양한 혜택 중에서 디지털 콘텐츠 이용은 사실 함정이 있다. 티빙 오리지널 콘텐츠는 네이버플러스에서 무료로 시청할 수 없다. 즉, ‘무제한 시청’이라는 문구 뒤에 제약이 숨겨진 것이다. 오리지널 콘텐츠 이용 시, 추가 금액을 지불해 티빙 이용권을 업그레이드시켜야 한다.

여기서 디지털 콘텐츠를 이용하지 않는다고 가정해 보겠다. 그렇다면 네이버플러스 멤버십을 통해 받을 수 있는 혜택은 적립이다. 예를 들어 쇼핑에 10만 원을 지불한 경우, 5,000원의 포인트가 적립되는 것이다. 그러나 적립에도 조건이 있다. 제품 중 ‘네이버페이 +’ 아이콘이 있어야지만 멤버십 추가 적립 혜택이 적용된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쇼핑부터 OTT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이득을 볼 수 있다는 말에 혹하기 쉽다. 그러나 온라인 쇼핑을 자주 하지 않는다면 사실 그다지 유용하진 않다. 오히려 멤버십 이용 가격까지 생각하면 손해인 셈이다. 소비자는 포인트를 받기 위해 더 많은 소비를 하게 되고,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구독료보다 더 적은 포인트를 얻기 때문이다.

 

당신의 가격은 틀렸습니다.

 

당신의 가격은 틀렸습니다 / 교보문고
당신의 가격은 틀렸습니다 / 교보문고

 

책 <당신의 가격은 틀렸습니다>에 따르면, 재미있는 실험을 볼 수 있다. 영화관을 방문한 고객을 대상으로 몰래카메라를 설치해 팝콘을 구매하는 고객의 반응을 살핀 실험이다. 먼저 팝콘 라지 사이즈와 스몰 사이즈를 각각 7달러와 3달러에 판매해 봤다. 이때 소비자들은 대부분 스몰 사이즈를 구매했다. 이번에는 라지 사이즈, 미디움 사이즈, 스몰 사이즈를 각각 7달러, 5달러, 3달러에 판매했다. 이때 미디움 사이즈가 눈에 띄게 많이 팔렸다. 그러나 팝콘 미디움 사이즈의 가격을 6.5달러로 책정했을 때, 소비자는 라지 사이즈와 고민하는 모습을 보였다. 즉, 이들은 디코이 효과에 휘둘린 것이다.


브랜드에서 제품 및 서비스를 출시할 때 한 개보다는 두 개, 두 개보다는 세 개로 옵션을 늘려야 소비자의 적극적인 참여와 높은 매출을 유도할 수 있다. 이처럼 디코이 효과는 소비자에게 선택권을 넘긴다는 점에서 흥미롭지만, 이들의 과소비를 유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가 된다. 따라서 소비자는 여러 선택지 앞에서 섣부른 판단보다는 자신에게 합리적인 소비를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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