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소비

가치소비는 지향하는 가치의 수준은 낮추지 않는 대신 가격, 만족도를 꼼꼼히 따져 합리적으로 소비하는 성향을 말한다. 호경기에는 과시소비가, 불경기에는 알뜰소비가 유행했고 이제는 '가치소비'의 시대가 도래했다. 남을 의식하는 과시소비와 다르게 자기만족적인 성향이 강하고, 무조건 저렴함을 추구하는 알뜰소비와 다르게 만족도가 높다면 과감한 투자도 서슴지 않는다.


롯데멤버스에 따르면 20~60대 남녀 1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83.5%가 가치소비를 해봤다고 답했다. 구체적인 방식은 기부상품 구매, 비건 동물보호, 선행 업체 제품 구매, 플로깅 등 다양했다.

주목할 점은 MZ 세대가 가장 적극적으로 가치소비를 행했다는 점이다. 또, 세대 특성상 가치소비 활동을 SNS 등으로 적극적으로 드러내고 독려하기도 한다. 


올 추석 명절 선물세트에서도 '가치소비'가 중요한 키워드로 자리 잡았다. 유통업계에서 가치소비 상품은 아직 과도기에 머물러있다. 지난해에도 가치소비 명절 선물세트를 출시한 바 있으나 일부 기업들은 '그린워싱'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올해는 해당 논란을 피하기 위해 많은 기업들이 각고의 노력을 기울였다.


동원 F&B

리사이클링 플라스틱 선물세트 / 동원그룹 제공

지난 4일, 동원F&B는 폐플라스틱을 활용한 친환경 선물세트를 선보이고 지속 가능 트렌드를 선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트레이에 재활용 플라스틱을 적용한 것은 국내 식품기업 중 최초이다. ‘리사이클링 플라스틱’ 콘셉트 선물세트에는 버려진 폐플라스틱을 열분해해 추출한 재생 원료인 Cr-PP(Chemical Recycled PP)를 사용했다. ‘올페이퍼 패키지’ 콘셉트는 100% 종이로 만든 포장재를 사용했다. '레스 플라스틱’ 콘셉트는 플라스틱 사용을 줄였다. 유지류의 페트병도 약 20% 경량화해 약 100t의 플라스틱을 절감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마트

이마트 자연주의 가치소비 세트 / 이마트 제공

지난 4일, 이마트는 대표적인 가치소비 선물세트인 저탄소 과일세트의 물량을 지난해 추석보다 20% 늘렸다고 밝혔다. 저탄소 인증을 받은 농가 중, 우수농가와 거래하기 위해 친환경 과일 전문 유통사 및 베테랑 농가를 적극 발굴하기도 했다. 그뿐만 아니라 유기농 견과, 조미료 세트, 동물 복지·식물성 통조림 햄 세트에도 노력을 기울였다. 자연주의 유기농 참기름, 참깨 세트의 물량을 30%가량 늘리기도 했다.


롯데

친환경 추석 선물세트 구매 / 롯데백화점 제공
친환경 추석 선물세트 구매 / 롯데백화점 제공

롯데마트는 올 추석, 페트 재활용 원단으로 만든 가방에 한우 냉장 선물세트를 담아 판매한다. 오일 3종을 종이로만 포장한 ‘씨제이 Save Earth Choice’도 내세웠다. 롯데백화점은 일반 한우보다 탄소 배출량을 65%가량 줄인 ‘저탄소 한우 GIFT’를 내놓았다. 이는 친환경 재활용 소재로 만든 보냉 가방으로 포장된다. 동물복지 인증을 받은 ‘동물 복지 한우 GIFT’도 선보인다.


신세계

신세계백화점은 탄소 배출을 줄이고 항생제·합성향균제·호르몬제를 넣지 않은 사료로 키운 ‘감탄 한우 만복, 다복’을 내세웠다. 또한, 과일도 저탄소 친환경 상품으로 선보인다. 이외에도 무코팅 재생용지 종이박스로 선물 세트 포장을 하고, 페트병 재활용 원단으로 만든 보냉 가방을 사용한다.

현대 

현대백화점은 ‘친환경 한우 선물세트’ 5종을 내놓았다. 동물복지·저탄소·방목 사육·무항생제의 지속 가능하고 친환경적인 축산 환경에서 사육한 소로 만든 상품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가치소비 문화가 퍼지면서 해마다 친환경, 유기농 선물세트의 수요가 증가하는 추세”라며 “특히 지난해부터는 신선식품뿐 아니라 유기농 조미료 등 친환경 가공식품의 매출이 크게 늘었다”라고 밝혔다. 가치소비를 추구하는 소비자를 정확히 이해하는 게 우선이 되어야 한다. 서투르게 제품에 적용한다면 흉내 내기에 불과해 소비자의 공감을 이끌어내지 못할 것이다.  소비문화에 대한 광고주와 마케터들의 꾸준한 분석과 노력이 중요시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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