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유도상술 마케팅 다크패턴

대부분의 사람이 ‘오늘만 이 가격’이라는 홍보 멘트에 속아 물건을 구매했는데 다음 날 보니 같은 가격에 판매하고 있던 것을 확인한 적 있을 것이다. 분명 어제만 이 가격이라고 해서 샀는데 하면서 속은 기분이 들게 된다. 이뿐만이 아니다. 구독 중인 유료 멤버십을 해지하기 위해 들어갔는데 해지 버튼을 찾기 어려울 뿐 아니라 ‘정말 해지하시겠습니까?’ ‘지금 멤버십 통해 구매하면 30% 할인’ 등과 같은 문구들로 소비자들의 해지를 막기 위해 긴 설득 과정을 가진다. 이처럼 사람들을 속이기 위해 디자인된 사용자 인터페이스(UI)를 다크패턴이라고 한다.

 

늘어나는 온라인 시장, 다크패턴 시대의 도래

코로나 19 이후 오프라인 시장보다 온라인 시장이 크게 활성화되며 다크패턴의 사례를 더 많은 곳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가장 먼저 OTT에서 그 사례를 찾아볼 수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거리두기 규제가 심해지고 많은 OTT가 활성화되면서 굳이 영화관에 가지 않고 여러 영상을 OTT 구독 서비스를 통해 시청하는 사용자가 늘었다. 그에 따라 티빙, 넷플릭스, 쿠팡 플레이, 왓챠 등 여러 OTT 구독 서비스를 신청했지만 코로나19가 약화되고 시간이 지나면서 사용하지 않는 구독 서비스는 해지하길 원했다. 하지만 구독자들은 쉽게 해지를 신청하지 못했다. '탈퇴하기' 버튼을 찾기 어려웠고 취소하지 않으면 ‘한 달 동안 무료 서비스를 제공해주겠다’며 탈퇴 취소를 유도했기 때문이다.

 

숙박 사이트도 예외는 아니었다. 소비자원의 조사에 따르면 예약 첫 페이지에 세금 및 수수료 등을 제외한 금액만 표시하거나 추가 요금 또는 최종 결제 금액을 작은 글씨로 표시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부킹닷컴은 상품에 따라 추가 요금을 제외한 금액을 표시하고 아래에 '세금·기타 요금'을 작은 글씨로만 표기했고 아고다는 첫 페이지에 세금·수수료를 제외한 일부 금액만 표시했다. 호텔스닷컴과 익스피디아는 세금과 수수료를 포함하지 않은 금액은 잘 보이도록 크게 표시하고 최종 결제 금액은 아래 작은 글씨로 표기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숙박 사이트 가격 표시 현황 / 한국소비자원 제공
숙박 사이트 가격 표시 현황 / 한국소비자원 제공

 

문제 많은 다크패턴, 넛지와는 어떻게 다를까?

 다크패턴에 대해 고도의 넛지 마케팅인지 그저 소비자 기만행위인지 의견이 분분하다. 넛지와 다크패턴의 모호한 경계를 우리는 어떻게 확인할 수 있을까? 넛지는 ‘팔꿈치로 슬쩍 찌르다’ ‘주의를 환기하다’라는 뜻으로 적은 개입으로 소비자가 스스로 선택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을 의미한다. 상품의 특성을 강조하고 소비자가 그 상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집중하는 것과는 달리 소비자가 선택함에 있어서 좀 더 유연하고 부드러운 방식으로 접근하는 것이 넛지 마케팅이라고 한다. 리처드 탈러 교수는 넛지 마케팅을 사용할 때 다음과 같은 조건을 제시했다.

1. 모든 넛지는 투명하고 상대방을 오도해서는 안 된다

2. 넛지에 참여하고 싶지 않으면 쉽게 빠져나올 수 있어야 한다.

3. 넛지를 통해 유도된 행동이 그 영향을 받은 사람들의 삶을 더 낫게 만든다는 근거가 있어야 한다.

이런 점들을 볼 때 소비자를 속여 소비로 이끌게 만들고 해지 과정 또한 어려운 마케팅인 다크패턴은 넛지 마케팅보다는 소비자를 기만하는 좋지 않은 마케팅 방법이기 때문에 규제가 필요하다. 

 

위험한 소비 유도 이제는 그만!

다크패턴 마케팅 사례가 증가하고 피해자도 증가함에 따라 정부가 칼을 빼 들었다. 소비자안전기본법 개정을 통해 소비자 안전 확보 방안을 추진하고 소비자 침해 규율 체계를 마련하기로 한 것이다. 18일 한기정 공정거래위원장은 다크패턴 규제 방침 관련 및 현행법으로 규제가 어려운 숨겨진 자동 갱신과 취소·탈퇴 방해행위 등 사각지대를 법 개정을 통해 해결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소비자들을 유도하면서도 선택권을 소비자에게 맡기는 넛지와 다르게 소비자를 기만한 사기 행위와도 같은 다크패턴에 대해 소비자 스스로도 심각성을 알고 예방하고자 노력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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