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매니얼

'할매니얼'은 할머니의 방언인 '할매'와 '밀레니얼' 세대를 합쳐서 만든 신조어이다. 흔히 복고 열풍이라 불리는 트렌드에 명칭을 부여한 것이다. 다만 다른 점이 있다면 옛 전통문화를 '요즘 애들' 감성으로 재해석했다는 것이다.

특히 전통 디저트에 열광하고 있다. 마카롱, 쿠키 등 서양식 디저트에 밀려 인기가 없었던 전통 디저트들이 떠오르는 것이다. KB 국민카드의 분석에 따르면, 최근 4년간 디저트 전문점의 신용카드, 체크카드 매출액 및 신규 가맹점 비중에서 떡·한과의 매출 증가액이 아이스크림, 도넛, 케이크 등 기존 인기 디저트를 제치고 1위(66%)를 차지했다.


벌꿀약과 / CJ올리브영 제공
벌꿀약과 / CJ올리브영 제공

약케팅

약케팅은 약과와 티켓팅을 합친 신조어이다. CU가 내놓은 '이웃집 통통이 약과 쿠키'는 5일 만에 10만 개를, 올리브영의 '벌꿀 약과'는 3개월 만에 30만 개를 판매했다. 약과를 구하는 건 유명한 가수의 콘서트 티켓을 구하는 것만큼 치열하다. 심지어는 중고 거래 사이트에서 웃돈을 붙여 판매하기도 한다. 그야말로 '약과 대란'이다. 약과에 이어 '개성 주악' 역시 주목받고 있다. 대구시에 위치한 한 디저트 카페는 '개성 주악 팝업 스토어'를 진행하기도 했다. 첫날부터 대기 줄이 길게 늘어서며 그 인기를 실감할 수 있었다.


찰 초코파이 인절미ㆍ흑임자 / 오리온 제공
찰 초코파이 인절미ㆍ흑임자 / 오리온 제공
인절미ㆍ흑임자 막걸리 / 보해양조 제공
인절미ㆍ흑임자 막걸리 / 보해양조 제공

식품업계는 이런 흐름에 맞게 다양한 신메뉴를 내놓기도 했다. 오리온은 초코파이에 흑임자, 인절미를 넣은 상품을 출시해 두 달 만에 판매량 1,000만 개를 돌파하기도 했다. 던킨은 '약과 글레이즈드 도넛'을 출시하고 10일 만에 20만 개를 판매하는 대박을 경험했고 이에 '달고나 츄이스티 약과'를 출시했다. 스타벅스의 '흑임자 크림 케이크', 빽다방의 '쑥쑥 라떼', 배스킨라빈스의 '찰떡 콩떡' 등 유명 프랜차이즈 카페도 할매니얼 열풍에 동참했다. 보해양조는 '인절미 막걸리'를 출시해 홈플러스 막걸리 판매량 1위를 차지한 바 있으며 '흑임자 순희 막걸리'를 이어 출시했다. 


그래니룩 / 샤넬 제공
그래니룩 / 샤넬 제공

뜨거운 할매니얼 열풍에는 어떤 배경이 있을까? 코로나 시대를 호되게 겪은 MZ 세대는 건강을 중요하게 여기기 시작했다. '제로','비건','포케'에 대한 반응에서 볼 수 있듯이 말이다. 화학첨가물이 잔뜩 담긴 간식보다 과일이나 곡물 등 원재료를 느낄 수 있는 음식이 주목받기 시작했다. 덩달아 전통 디저트에 대한 수요도 증가한 것이다.
또, 뉴트로 열풍의 일종이라 볼 수도 있다. 옛 것을 '촌스러운 것'이 아니라 '힙'하게 여기는 문화적 배경도 한몫한다. 할머니 취향에 힙을 더한 놀이 문화가 된 것이다. 이 문화는 더 나아가 일명 '그래니룩(Granny Look)', '할미룩'이라 불리는 패션으로 표출되기도 한다. 꽃무늬, 헐렁한 니트, 주름치마 등이 대표적이다.


MZ 세대에게 할매니얼 트렌드는 꽤 오래 흥미로운 것으로 남을 것으로 보인다. MZ는 정보에 빠르게 반응하고 새로운 것에 관심을 갖지만 쉽게 질리는 특성도 있다. 할매니얼 마케팅도 과해지는 순간 '뇌절'이라 불리우며 외면받을 수 있다. 많은 기업들은 MZ 세대를 주소비자 층으로 타겟팅하고 있는 만큼 그 흐름을 알맞게 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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