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은 MBTI

“MBTI가 어떻게 되세요?”

과거에는 처음 만나는 사람에게 혈액형을 물었지만 현재는 MBTI를 묻는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큰 관심을 두지 않았던 MBTI는 유행을 넘어서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MBTI(Myers-Briggs Type Indicator)는 문항을 통해 인식하고 판단할 때의 각자 선호하는 경향을 찾고, 이러한 경향이 인간의 행동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가 파악하는 자기보고형 성격 유형 검사로, 사람의 성격을 16가지의 유형으로 나누어 설명한다.

MBTI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MZ세대를 중심으로 유행이 가속화되었다. 구글 트렌드의 ‘MBTI’의 검색량을 확인해 보면, 2020년 3월 이후 검색량이 급격히 증가하는 경향이고, 한국리서치의 조사에 따르면 전국 만 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결과, 18-29세에서 80%가 MBTI를 들어본 적 있고, 무엇인지 잘 알고 있다고 응답했다.

MBTI는 자신을 적극적으로 표현하는 MZ세대의 자아 탐구 측면을 자극한다. 스스로 정의 내리기 어려운 자신의 성격을 명확하게 설명해 주고, 타인과의 관계까지 알려주는 MBTI는 큰 관심을 얻었다. 또한 MBTI를 통해 타인과 나의 행동이 같다는 점에서 동질감을 느끼며 많은 사람과 공감할 수 있는 점이 MZ세대의 호응을 이끌었다.

기업이 제안하는 새로운 놀이

우리 사회의 한 문화로 자리 잡은 MBTI에 기업들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맥BTI 맥주 / 제주맥주
맥BTI 맥주 / 제주맥주

제주맥주는 지난해 MBTI를 활용한 맥주인 ‘맥BTI’를 출시했다. 맥주 캔에 ‘E’와 ‘I’, ‘S’와 ‘N’을 양면에 디자인하는 방식으로 총 16가지 성격유형을 조합할 수 있도록 디자인했다. 이는 소비자들이 직접 자신의 MBTI를 조합하는 흥미를 제공한다. 이는 소셜 네트워크에 공유까지 이어졌고 홍보 효과를 볼 수 있었다.

 

파자마 파티 유형 테스트 / 스파오
파자마 파티 유형 테스트 / 스파오

스파오는 MBTI의 방식을 차용한 마케팅을 선보였다. ‘파자마 파티’라는 콘셉트로 파티 상황에서 벌어지는 여러 문항에 자신의 성격에 맞는 행동을 선택하면 브랜드에서 직접 구분한 유형을 보여준다. 브랜드에서 직접 만들었기에 MBTI는 사용되지 않았지만, 유형의 특징을 상세히 설명하고 적합한 궁합을 추천한다는 점에서 새로운 MBTI 마케팅으로 볼 수 있다. 또한 이에 그치지 않고 실제 상품을 추천하며 소비자가 느끼는 재미가 실제 소비로 이어질 수 있도록 이끌었다.

MBTI 마케팅의 장점은 우선 ‘재미’이다. 이 특징은 다른 마케팅 방식보다 소비자의 진입장벽이 낮아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하고, 소셜 네트워크에 MBTI 결과를 공유하는 콘텐츠를 통해 바이럴 효과까지 창출할 수 있다. 또한, 유형에 맞는 상품 추천을 통해 개인 맞춤형 마케팅으로 활용할 수 있다. 이러한 효과로 기업들은 MBTI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이처럼 사람들의 흥미를 자극하는 참여형 마케팅들이 늘어나는 한편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마케팅을 포함하여 너무 많은 MBTI 콘텐츠가 나오고 있기 때문에 반감을 가지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들에게 반복된 MBTI 마케팅은 오히려 브랜드 이미지 하락을 유발한다. 또한 MBTI 마케팅은 직접 경험하고 자신의 성격을 대입해 보는 경로로 이어지는데, 자신의 성격과 다른 결과가 나오는 경우 브랜드의 신뢰도가 하락할 수 있다.

이렇듯 소비자의 흥미와 참여를 유도하는 MBTI 마케팅은 관심을 보이는 사람과 거부감을 보이는 사람 사이에 적절한 타협점을 찾는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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