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마드 라이프. 들어본 적이 있는가? 빠른 속도로 변화하는 세상에 맞춰 나의 직업, 관심사, 취미에도 변화를 주자는 것이다. 도전을 잃어버린 사람들이 많아진 현실이라는 말이 많지만 그렇지만도 않은 것 같다. 끊임없는 변화를 추구하는 것이 트렌드가 되어가고 있으니 말이다.

영어로는 유목민을 뜻하는 노마드는 프랑스 철학자 들뢰즈가 그의 저서 <차이와 반복>에서 사용한 ‘노마디즘’이라는 용어에서 유래했다. 특정한 가치와 삶의 방식에 얽매이지 않고 끊임없이 자신을 바꾸어 나가며 창조적으로 사는 인간형을 뜻하는 단어다. 어느 한 가지에 치중되지 않고 다양한 것을 수용한다는 것이다. 새롭거나 특별하고 맛있는 음식을 먹기 위해 거리나 가격에 상관없이 여러 곳을 돌아다니는 사람을 뜻하는 ‘미각 노마드’, 자신이 원하는 직장이나 직종을 찾아 국내외 상관없이 여러 곳을 돌아다니는 ‘잡 노마드’, 첨단 디지털 장비를 갖추고 여러 나라를 다니며 일하는 ‘디지털 노마드’까지. 다른 단어 앞이나 뒤에 붙어서 의미를 덧붙이기도 한다.

 

SKT와 '숏박스'의 콜라보 광고 / 출처: 유튜브 'SK telecom' 영상 캡쳐
SKT와 '숏박스'의 콜라보 광고 / 출처: 유튜브 'SK telecom' 영상 캡쳐

디지털 노마드까지 등장하면서 개인이 마케팅 시장에 진입했다. 기존 마케팅 대행사가 하는 일들을 개인이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누구나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인터넷만 연결되면 무엇이든지 할 수 있다. 개인이 운영하는 블로그나 인스타그램에 광고를 올리고 그것을 통해 기업은 수익을 낸다. 대기업이 유튜버와 협업하고, 광고를 맡기는 일도 많아졌다. 프리랜서가 증가하는 이유 중 하나다.

고독과 불안정은 노마드 문화의 한계로 지목받는다. 많은 프리랜서들의 고민이기도 하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그에 따른 불안도 혼자 안고 가야 한다. 프리랜서들을 보호하기 위한 구조적 제도가 뒷받침 되어야 한다. 개인이 회사가 되어가고 있으니, 회사를 보호하는 제도만큼 개인 사업자를 위한 보호가 강화되어야 할 것이다.

노마드 문화에 맞춰 다양한 시도를 해보고 도전하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그러나 이곳 저곳을 돌아다니며 어느 것 하나에도 마음을 붙이지 못하고, 전문성을 잃어버릴 수 있다. 궁극적인 목적이 없이 그저 돌아다니는 것에 만족하는 그런 삶을 살고 있진 않은지 고민해야 한다. 많은 자유가 허락된 시대인 만큼 그에 따른 책임도 커지고 있다. 스스로에 대한 끊임없는 발전을 추구하는 동시에 자아를 위한 고민도 계속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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