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기업들이 고객층과 소통하는 법: 폰트 마케팅

상황에 맞게 쓰인 글자체, 혹은 폰트 (font)는 가독성을 향상시킬 뿐만 아니라 메시지의 목적 혹은 뉘앙스도 효과적으로 전달 시킬 수 있다. 읽는 이도 글자체에 따라 글을 다르게 바라볼 수 있다. 우리가 발표 장표의 목적에 따라 각기 다른 글자체를 사용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글자체는 글의 이미지인 것이다.

각각의 프로젝트마다 혹은 브랜드마다 자체 폰트를 개발하여 사용하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이렇게 자사가 직접 폰트를 개발하여 홍보할 때 사용하는 것을 폰트 마케팅이라고 한다. 폰트 마케팅이란 상호, 회사 로고와 같은 직접적인 브랜딩 요소 중 하나로, 전용 폰트를 사용하여 간접적으로 기업의 정체성과 이미지를 전달할 수 있는 마케팅이다. 다른 글의 내용이어도 자사가 개발한 자체 폰트를 사용하여 일관성을 줄 수 있고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의 뉘앙스 또한 사용하는 폰트에 따라 더 효과적으로 전달 가능하다. 많은 기업들이 폰트 마케팅을 하는 이유는 폰트를 무료로 공개함으로써 브랜드에 대한 친근한 이미지를 구축할 수 있고 폰트를 무료 배포함으로써 자연스러운 기업 홍보효과도 낼 수 있다.

 

1. 배달의 민족

국내에서 가장 잘 알려진 포트마케팅의 사례로는 배달의 민족이 있다. 배달의 민족은 매년 다른 폰트를 테마로 삼아 사용하고 무료배포를 해왔다. 배민의 폰트는 배달 앱 답게 주로 옛 가게들의 간판을 모티브로 개발되었고, 지금까지 알려진 폰트만 해도 약 10개정도 된다. 배민다움today에 따르면 폰트들은 실제로 식당간판, 예능자막, 과제 PPT등 다양한 용도에 사용된다고 한다.

배달의 민족의 글림체 / 배민다움today 캡처

2022년에는 배민이 폰트가 아닌 그림글자를 새롭게 공개하였다. 그림글자에는 배달의민족 마스코트인 배달이 캐릭터가 쓰였고, 폰트의 이름은 글자와 그림이 만났다는 의미인 ‘글림체’다. 컬러가 많고 파일 크기가 큰 그림글자이기에 타자로 칠 수 있는 폰트로 구현되지는 못하였지만 글림체 놀이터에서 글림체를 가지고 자유롭게 놀 수 있다고 한다. 배달의민족은 폰트의 라이선스를 개인과 기업에게까지 허가해 모두가 다운로드할 수 있으며, 개인적 용도뿐만 아니라 소상공인들로 하여금 브랜드의 폰트를 사용하도록 하여 보다 자연스러운 광고•홍보효과가 연출되었다.

 

2. 곰표

곰표의 곰표체 / 곰표 공식 홈페이지 캡처

2022년 창립 70주년을 맞는 장수 브랜드 곰표는 2018년부터 패딩, 맥주, 화장품에 막걸리까지 힙한 컬래버레이션(협업) 행진으로 뉴트로 열풍을 일으키며 MZ세대와 소통하기 시작했다. 브랜드 곰표만이 줄 수 있는 건강한 메시지와 더불어 넓혀진 고객층과 더 깊은 교감을 만들이 위해 곰표체를 출시하였다. 곰표체는 곰표 로고의 형태를 바탕으로 70년 기업의 오리지널리티가 고스란히 베어나는 폰트 디자인을 기본으로 하여 커뮤니케이션 타깃인 MZ세대의 감성을 고스란히 녹여내었다. 이를 통해 곰표만의 레트로적인 이미지를 극대화함과 동시에 곰표체 무료 배포를 통해 고객과의 소통 창구를 넓혔다.

 

3. 러쉬 (LUSH)

 러쉬 전용 서체 / 러쉬 코리아 헤움 디자인 홈페이지 캡처
 러쉬 전용 서체 / 러쉬 코리아 헤움 디자인 홈페이지 캡처

영문 폰트 마케팅의 대표 사례로는 러쉬를 꼽을 수 있다. 영국 러쉬의 글로벌 크리에이터 디렉터 케이티 타브람(Katie Tabaram)이 개발한 이 서체는 영국의 과일과 채소를 판매하는 신선 마켓에서 볼 수 있는 손글씨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한다. 손글씨 느낌의 직선적인 서체에 러쉬의 기발하고 혁신적인, 그리고 자유분방한 이미지를 전달하였다. 러쉬 코리아 디자인 랩에서 약 6개월 동안 한 자 한 자 손으로 그려가며 한글을 완성했으며 현재는 디자인 출원까지 마쳐 재산권과 특허권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영문 버전 폰트만 다운로드가 가능하다.

그 외에도 애플, 네이버, 하나 금융 그룹 등등 산업 종류를 막론한 다양한 기업들이 폰트 마케팅을 이용해 일관성 있는 기업 이미지 구축 및 고객과의 소통 창구를 확장하고 있다. 앞으로 어떤 기업들의 폰트가 우리의 생활에 곳곳에 사용되어 보다 가깝게 소통해 나갈지 기대된다.

저작권자 © 소비자평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