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이 사라졌다. <트렌드 코리아 2023>는 ‘평균 실종’을 첫 번째 키워드로 골랐다. 평균 실종은 시장이나 사회는 물론이고 개개인의 삶과 가치관에서 그동안 당연하게 여겨지던 ‘전형성’이 사라지는 현상이다. 어떤 현상에 대해 ‘보통, 일반적으로. 대개는, 평균적으로’라고 말하는 것이 어려워졌다.

 

'밍글'의 커스텀 샴푸 만드는 과정 / 출처: 29street "취향 존중해주세요! 내맘대로 만드는 ‘커스텀’의 세계" 기사사진 캡쳐

양극화와 N극화, 단극화가 평균이 집단을 대표하지 못하게 된 원인으로 지목받았다. 한 끼에 10만원이 넘는 스시 오마카세를 먹기 위해 줄 서는 ‘플렉스’소비와 몇 천원짜리 편의점 도시락으로 한 끼를 떼우는 ‘짠테크’소비가 공존한다. 양 극단의 소비 행태가 한꺼번에 유행하는 것이다. N극화는 개개인의 취향에 초점을 맞춘다. 뷰티와 헬스케어, 가전과 집까지. 무엇이든지 본인이 원하는 대로 커스터마이징 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단극화 현상을 가장 쉽게 설명할 수 있는 분야는 플랫폼이다. 유튜브, 카카오톡, 당근마켓, 네이버 등은 한 분야의 압도적인 1등이다. 이는 평균의 의미를 없애버렸다. 

평균 실종은 기업들에게도 유의미한 트렌드다. 특정 타겟을 공략해야 하는 마케팅은 특히 큰 영향을 받는다. 더 이상 ‘안전한 전략’을 찾기 힘들어진다. 대중 시장을 공략하는 것을 우선시했던 기업은 이제 대중이 누구인지 알 수 없다. 정규분포가 의미 없어진 시대에 대중이라는 덩어리는 실체 없는 허상일 확률이 높다. 책에서는 양극·N극·다극의 사회에서 무난함·적당함이라는 수식어는 애매함으로 전략할 것이라고 말한다. 이제는 ‘양자택일’ 전략, ‘초다극화’ 전략, ‘승자독식’ 전략이 필요하다.

“중간만 하면 돼”는 해결책이 되지 못한다. 이제는 본인만의 특별한 무언가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어딘가에 속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개인에게 더 큰 자유가 주어졌다. 달콤한 말처럼 들리지만 큰 스트레스 요인으로 다가올 수 있다. 눈앞의 무언가를 좇아 목적지를 알지 못한 채 달리는 것보다 여유를 가지고 스스로에게 집중해야 한다. 본인이 무엇을 좋아하고 어떤 것을 원하는지 아는 것이 경쟁력이 된다.

"보이니 그 유일함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말야. You are my celebrity" 아이유의 celebrity 가사 중 일부다. 이제 당신의 유일함이 그 어떤 때보다 빛날 수 있다. 이전과는 다른 시대다. 시대를 선도하는 사람이 되기 위한 나만의 전략을 세워야 할 때다.'나만 이런거 아니야?'라는 생각으로 망설이기 보다는 '나만 이러니까!'의 마인드로 나아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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