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를 정의하는 것은 상당히 까다로운 문제다. 문화의 사전적 의미는 ‘인간 고도의 정신 능력이 자연을 상대로 이룬 업적’이다. 여기서의 ‘고도의 정신 능력’은 자연을 상대하길 추구하는 마음이다. 인간이 살아온 역사는 인간 고도의 정신능력으로 자연을 상대하며 발전해왔다. 문화는 세상을 움직이는 큰 힘을 가지고 있다. 문화마케팅의 ‘문화’는 문화의 다양한 범주 중 예술에 속해있다. 헷갈릴 수 있다. 인간 고도의 정신 능력이 자연을 상대로 이룬 업적과 마케팅이 어떻게 연결되는 것일까?

문화마케팅은 누군가가 먼저 나서서 ‘이게 문화마케팅입니다!’하고 생긴 마케팅기법이 아니다. 문화 마케팅은 조선시대부터 존재했다. 남사당을 불러 굿과 놀이를 했던 조선시대 장터로 알 수 있다. <마케팅 무작정 따라하기>의 저자 조명광은 “문화라는 속성이 고상함, 유희, 있어 보이는 놀이, 인간의 기본적인 생존욕구 이상의 욕구로 보이는 행위의 표현 등등을 내포하고 있기 때문에 이를 활용한 마케팅이 이 같은 단어를 취하고자 하는 소비자의 내면을 자극할 수 있다. 이런 이미지를 갖게 해주는 역할을 문화마케팅이 해주고 있는 것”이라고 정리했다. 그는 “기업들이 문화를 마케팅에 활용하게 된 것은 감정적 구조를 잘 이해하고 있는 사람들이 시작한 마케팅 기법이라 하겠다. 문화마케팅은 인류의 문화 속에 숨겨진 인간의 본능과 속성을 활용하고자 하는 마케팅인 것이다. 당연 이런 테마를 가지고 마케팅을 진행하니 소비자의 관심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현대카드 슈퍼콘서트 26번째 아티스트 '빌리 아일리시' / 출처: 현대카드 홈페이지 캡쳐
현대카드 슈퍼콘서트 26번째 아티스트 '빌리 아일리시' / 출처: 현대카드 홈페이지 캡쳐

간단히 말해 문화마케팅은 문화를 매개로 한 마케팅 기법이다. 현대카드의 슈퍼콘서트가 대표적인 예시다. 현대카드는 슈퍼콘서트는 세계 최정상급 스타의 공연이나 전시 등을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레이디 가가 콘서트, 팀버튼전을 열었고 올해 8월에 빌리 아일리시의 콘서트를 주최했다. 슈퍼콘서트 시리즈는 현대카드를 사용하는 소비자들에게 혜택을 줌으로써 현대카드라는 브랜드가 홍보되는 효과도 있다. 결과적으로 카드업계의 후발주자였던 현대카드는 업계 2위가 되었다. KT&G는 담배 제조사다. KT&G는 기업 이미지 관리 활동의 일환으로 ‘KT&G 상상마당’을 진행 중이다. KT&G상상마당은 젊은 아티스트에게 상상을 실현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소비자들에게는 새로운 아이디어와 문화예술을 접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 공연, 전시, 축제, 체험, 문화예술 교육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는 복합 문화예술공간이다. 서울 홍대를 시작으로 논산, 춘천, 부산까지 개관했다. 나이키의 ‘WE RUN’도 있다. 나이키는 매년 ‘WE RUN’이라는 마라톤 대회를 개최하고 있다.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마라톤의 특성상 타겟 대상의 범위가 상당히 넓었다. 진입장벽이 낮은 마라톤 대회로 소비자들의 관심과 제품 홍보의 기회를 만들었다.

문화는 우리 삶의 모든 곳에 들어와 있다. 그 방식 중 하나가 문화마케팅인 것이다. 문화는 등급을 나누는 수단이 되기도 한다. 앞서 말한 ‘고도의 정신능력’을 측정해서 어느 정도로 고도한가에 따라 사람들끼리 등급을 나눈다. 그러나 이것은 너무나 자연스럽게 우리 삶과 생각의 방식에 스며들어 있어 잘 인식되지 못한다. 당연하게 여기는 것에 물음표를 던지는 것은 굉장한 용기가 필요한 일이다. 그러나 꼭 필요한 일이다. BTS와 봉준호 감독. 21세기의 한국은 문화를 이끌어가는 선두주자다. 문화 강국에 살고 있는 시민으로서 올바른 문화란 무엇인가 고민해볼 수 있어야 한다. 우리는 당연하게 소비하는 것들에 어떤 의미와 가치가 담겨 있는지 질문할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해진 시대에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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