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라스틴 했어요”라는 문구와 함께 LG생활건강의 엘라스틴 샴푸를 생각하면 연상되는 인물이 있다. 바로 11년간 엘라스틴 샴푸 모델로 활동한 배우 전지현이다. 전지현은 2001년 출시된 엘라스틴의 첫 번째 모델로 활동했으며, 이 기간 동안 엘라스틴이 국내 샴푸 시장 1위 브랜드로 오르는데 기여했다. 그러나 어떤 브랜드이더라도 이렇게 인기 있는 모델과 영원히 함께하기는 어렵다. 브랜드가 식상하다는 이미지를 주거나 브랜드의 이미지가 노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오래 기간 함께했고 전 국민으로부터 사랑받는 모델을 빠르게 교체한다면 매정하다는 이미지를 피할 수 없다. 이러한 딜레마 속에서 엘라스틴이 생각해낸 방법은 바로 헌정 광고이다.

 

헌정 광고는 무엇인가?

헌정 광고는 그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누군가를 위해 바쳐지는 광고이다. 보통 상대방에 대한 존경과 고마움을 보내는 메시지를 담는다. LG생활건강의 경우, 전지현이 출현한 CF 12편의 장면들을 편집한 헌정 광고를 제작했다. “때로는 매혹적으로, 때로는 청순함으로, 때로는 사랑스러운 모습으로, 우리 모두의 가슴을 뛰게 한 당신, 당신이 있어 큰 사랑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고맙습니다. 언제나 당신을 응원하겠습니다.”라는 문구로 장수 모델에 대한 예우를 갖추며 그야말로 모델과의 아름다운 이별을 전달해 보는 이에게도 감동을 전달했다.

엘라스틴 헌정광고 / 컨슈머타임스
엘라스틴 헌정광고 / 컨슈머타임스

 

헌정 광고의 대상은 무엇인가?

헌정 광고가 꼭 기업의 장수 모델에게만 바쳐지는 것만은 아니다. 2020년 Dove의 ‘Courage is Beautiful’ 광고는 코로나19와 싸우는 의료 영웅들을 위해 만들어진 헌정 광고를 만들었다. 해당 광고는 마스크 자국과 피곤함이 느껴지는 의료진들의 사진을 이용하여 의료진들의 용기에 대한 존경과 고마움을 담아냈다. 복잡한 편집 없이 의료진들의 자연스러운 모습을 보여준 이 광고는 Dove가 오랜 기간 가치로 삼아왔던 자연스러운 아름다움과 일관된 메시 지메 전하며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내는데 성공했다.

Dove의 'Courage is Beautiful' / THE PR TIMES
Dove의 'Courage is Beautiful' / THE PR TIMES

 

2019년에 우아한 형제가 HS애드를 위해 만든 헌정 광고는 광고주가 광고 에이전시를 위해 헌정 광고를 만든 사례를 보여준다. ‘HS애드도 우리 민족이었어’라는 문구를 사용하여 약 5년간 함께한 배달의민족과 HS애드의 돈독한 관계를 보여주었다. 해당 옥외광고는 HS애드 사원들이 볼 수 있도록 HS애드 인근 공덕 역사 안고 택시 승강장에 설치되었다.

우아한 형제들의 HS애드 헌정 광고 / HS Adzine
우아한 형제들의 HS애드 헌정 광고 / HS Adzine

2019년 폭스바겐의 ‘The Last Mile’광고는 자사 브랜드의 단종 모델 ‘비틀’을 위한 헌정 광고이다. 1930년대부터 폭스바겐의 대표작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모델이었던 만큼, 브랜드와 고객이 함께한 추억을 보여주며 아름답게 단종을 알리는 광고이다. 록 밴드 비틀스의 ‘렛 잇비’를 배경음악으로 하고 케빈 베이컨, 앤디 워홀 등 비틀과 함께 했던 유명인들을 카메오로 등장시켜 광고를 보는 이들에게 감동을 주는 광고로 아직까지 기억된다.

헌정 광고는 대중을 대상으로 매출 증진이나 브랜드 이미지 제고를 주된 목표로 만들지 않기 때문에 진정성 있는 것으로 인식될 때가 많다. 특히 브랜드가 강조해오던 가치와 일관된 메시지를 보내는 경우에 대중들에게 더 큰 감동을 안겨준다. 폭스바겐의 비틀 헌정 광고는 이미 단종되어 매출과 무관한 모델임에도 그동안 비틀의 역사를 함께 했던 고객들에게 노스탤지어를 안겨주며 브랜드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를 이끌어내는데 성공했다. 이처럼 헌정 광고는 매출과 직결되지 않아 외면하기 쉽지만, 아름다운 메시지로 고객들의 마음속에 오래 남아있는데 효과적인 방법 중 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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