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바구니 물가상승 이미지 / 핀터레스트 '디자이너 토미'
장바구니 물가상승 이미지 / 핀터레스트 '디자이너 토미'

우리는 과자를 구매하고 미묘한 감정을 느껴봤을거다. 1,500원인 과자가 가격은 유지한 채, 1,000원에도 미치지 못한 내용물로 변했기 때문이다. 소비자는 자신이 먹는 양이 늘었다고 스스로를 의심하며 줄어든 내용물을 탓하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온라인의 발달로 '질소를 샀는데 감자칩이 들었어요.' , '옛날에는 배불렀는데 지금은 아쉬워요.', '옛날 맛이 안나요.' 등 제품의 낮아진 퀄리티를 불만을 표출하는 소비자가 증가하고 있다.

 

높아진 물가에 너도 나도 슈링크 플레이션?

 '슈링크 플레이션'이란 가격은 유지하고 제품의 크기ㆍ 수량을 줄이거나 품질을 낮추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기업들은 왜 슈링크 플레이션을 선택한 것일까?

​서울우유협동조합, 오리온, 농심 공식 홈페이지 캡쳐 / 핀터레이스 KORpngtree 우유, 과자핀터레스트 / Interesting Engineering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 KORpngtree 코로나 바이러스 일러스트
 Interesting Engineering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 KORpngtree 코로나 바이러스 일러스트

바로 전 세계적인 인플레이션 때문이다. 코로나-19와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으로 밀과 화석연료의 가격이 치솟았고 재료의 유통망도 묶이게 되면서 자원공급에 차질이 생겼다. 뿐만 아니라 불안한 국제정세, 식량부족, 자연재해, 기준금리 인상, 등 인플레이션을 초래하는 사건들이 다수 발생하면서 그 피해가 국제적으로 번졌다.

CPI 소비자물가지수 화면 캡쳐
CPI 소비자물가지수 화면 캡쳐

한국도 예외는 아니었다. 대한민국의 2022년 11월 소비자물가지수를 보더라도 물가상승률은 5.0% 상승하고 핵심 소비자물가가 109.1 포인트에 도달하면서 인플레이션을 피할 수 없었다. 때문에 다수의 기업들은 판매량을 유지하고 원재료에 투입되는 비용을 줄이기 위해 슈링크 플레이션을 선택한 것이다.

 

낮아진 퀄리티, 책임전가에 분노하는 소비자들

서울우유협동조합, 오리온, 농심 공식 홈페이지 캡쳐 / 핀터레이스 KORpngtree 우유, 과자
서울우유협동조합, 오리온, 농심 공식 홈페이지 캡쳐 / 핀터레이스 KORpngtree 우유, 과자

현재까지도 다수의 기업들은 제품에 들어가는 원재료의 비율을 조정하기, 내용물 줄이기, 재료의 양 줄이기, 등 나름의 생존전략을 세우고 있다. 서울우유협동조합은 올해 9월 일부 요구르트 제품 용량을 143g에서 138g으로 줄이고 농심과 오리온 등의 제과 브랜드들도 일부 과자 용량을 4~5g 줄였다. 맥도날드는 햄버거에 들어가는 양상추의 양을 줄이고 분야 가릴거 없이 식당에서 무료로 제공되던 반찬들도 줄고 있다. 소비자의 반응은 어떨까? 

서울시립대 경영학부에서 진행한 ' 가격인상과 용량감소에 관한 소비자 관점의 비교연구'에 따르면, 제품의 가격을 유지하고 용량을 줄이는 전략이 제품의 용량을 유지하고 가격을 인상하는 전략보다 소비자로 하여금 둔감한 반응을 유도할 수 있음을 증명하였다. 소비자들이 단위 용량당 가격 정보를 쉽게 간과한다는 점을 이용한 것이다.

free-icon-anger-4712774 분노 아이콘 / Smashic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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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슈링크 플레이션을 자각하는 소비자가 늘면서 소셜미디어를 통해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틱톡과 인스타에 #슈링크 플레이션 해시태그를 걸고 챌린지를 만들거나 동일한 제품의 과거와 현재를 비교하며 제품개선을 선동하며 배신감을 드러내고 있다.

 

기업과 소비자 사이의 외줄타기

소비자는 슈링크 플레이션이 실행되고 한 참의 시간이 지나서야 제품의 내용물이 줄었음을 인지하였다. 소비자가 포장지에 명시된 내용물 정보에 둔감하기 때문이었다. 현재는 슈링크 플레이션을 체감하고 기업에 배신감을 느끼는 소비자가 증가하는 추세이다. 

KORpngtree / 권리 검색 후 화면
KORpngtree / 자부심의 달 이벤트 일러스트

소비자는 자신들의 알 권리를 보장받지 못하였다고 생각하고 소셜 미디어를 통해 자신들의 불만을 토로하기 시작한다. 그 형태가 챌린지로 변모하면서 기업 이미지 타격을 주기까지 한다. 기업 입장에서는 억울할 수 있다. 위법 행위를 저지른 것도 아닐 뿐더러, 그렇다고 악감정으로 기만한 것도 아니다. 단지 변화 전후의 차이를 제대로 설명해주지 않았을 뿐이다. 기업 입장에서는 인플레이션 상황에서 제품생산을 위해 신뢰도의 외줄타기를 하였고 소비자 입장에서는 기업에게 감정 상한 일이 되버렸다.

이러한 딜레마를 타파하기 위해서 기업은 관계회복의 첫 단추로 공감대를 선택하고 있다. 분명 소비자들도 인플레이션을 체감하고 있기 때문에 기업과 소비자를 하나로 이어줄 공감대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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