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족’의 시대다. 생필품을 구매할 수 있는 대형마트의 배달서비스, 식재료를 신선하게 배송해주는 새벽 배송, 심지어 빨래를 세탁해서 다음 날 문 앞까지 배달해주는 서비스까지 등장했다. 침대에 누워 스마트폰 터치 몇 번으로 일상에 필요한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다.

빨래 배달 서비스 '세탁특공대' / 출처: 세탁특공대 홈페이지 캡쳐
빨래 배달 서비스 '세탁특공대' / 출처: 세탁특공대 홈페이지 캡쳐

 

홈코노미?


홈코노미란 홈(home)과 이코노미(economy)를 합성한 단어다. 코로나19가 확산되고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행되며 외부 활동이 제한되자 집에서 경제활동을 하는 사람들이 늘었다. 홈카페, 홈트레이닝 등 집에서 모든 것을 해결하겠다는 문화가 수많은 신조어를 만들어냈다. 홈코노미의 일종인 인테리어 산업이 크게 발전했고, 밀키트의 판매가 늘었으며, 배달의 수요는 말할 것도 없다. 여신금융협회에서 취합한 개인 신용카드 집계에 따르면 지난 3월 개인카드 승인액은 2월보다 4조 원 이상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온라인 승인액은 2조 원 이상 성장했다. 코로나19로 전반적인 소비 심리는 감소했지만 홈코노미는 오히려 활성화됐다는 것이다.

 

포스트코로나와 홈코노미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된 지도 벌써 한 달이 넘었다. 이제는 코로나가 한창 유행할 때처럼 집에만 있지 않아도 된다. 외부 활동에 자율성이 많이 회복됐다. 마스크를 벗고 친구들과 음식을 먹고 놀러 다니면 코로나가 정말로 끝난 것 같은 기분이 든다. 그렇다면 집에만 있는 사람들을 타깃으로 발전한 홈코노미의 미래는 불투명한 것일까?

그렇지 않다. 하재근 문화평론가는 스페셜N의 칼럼에서 “디지털 기술의 발달과 더불어 4차 산업혁명은 이미 우리에게 다가오던 중이었다. 이 흐름은 거대한 역사의 물결이다. 몇몇이 뒤집을 수 있는 작은 파도가 아니란 이야기다. 코로나19가 이를 앞당겼을 뿐이다. 이 변화의 흐름은 역전되기 힘들다. 우리는 기존 일상과는 다른 온택트(Ontact, 온라인을 통한 접촉) 방식이 활성화된 포스트 코로나19 시대의 인류 문화에 적응하면서 살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포스트코로나 시대에서 해야 할 것은 이미 온텍트로 바뀐 산업들을 다시 기존에 접촉이 있었던 문화로 바꾸는 것이 아니라, 바뀐 문화에 적응해야 한다는 것이다.

 

홈코노미의 방향성


코로나19 때문에 생겨난 홈코노미는 이제 우리 삶의 일부분이 되었다. 밖에 나갈 수 있어도 밀키트를 사용해 음식을 해 먹고, 집에서 운동하는 시간을 정해놓은 것처럼 말이다. 이제 우리가 해야 하는 것은 과거의 것이 돌아오기를 기다리기보다 변화한 세상을 소화하는 것이다. 코로나19로 그 변화가 빠르게 진행됐다. 그만큼 아직 이러한 변화에 완벽히 적응하지 못한 사람들도 많을 것이다. 그들을 뒤로하고 계속해서 새로운 발전을 추구하는 것은 결국 약점을 만드는 것이다. 홈코노미 산업에서도 사회적 약자들을 위한 기업이 더 많이 생겨났으면 하는 개인적인 바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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